求道의 길 Part 2 : "부처로 가는 길" 法의 인연 NO.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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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육정참회(大乘六情懺悔)

원효(元曉) 지음


[해설 및 원문]

若依法界 始遊行者 於四威儀 無一唐遊
약의법계 시유행자 어사위의 무일당유
​만약 법계에서 소요하려고 하는 자는 네 가지 위의(威儀)를 조금도 황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

念諸佛不思議德 常思實相 朽銷業障
염제불불사의덕 상사실상 후소업장
모든 부처님의 부사의한 덕(德)을 생각하고, 항상 실상을 생각하며 업장(業障)을 녹여야 한다.

普爲六道 無邊衆生 歸命十方 無量諸佛
보위육도 무변중생 귀명십방 무량제불
널리 육도(六道)의 가없는 중생을 위하여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부처님께 귀명(歸命)해야 할 것이다.

諸佛不異 而亦非一 一卽一切 一切卽一
제불불이 이역비일 일즉일체 일체즉일
모든 부처님은 서로 다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하나도 아니다. 하나가 곧 모두이며, 전체가 곧 하나이다.

雖無所住 而無不住 雖無所爲 而無不爲 一一相好 一一毛孔 遍無邊界
수무소주 이무부주 수무소위 이무불위 일일상호 일일모공 편무변계
盡未來際 無障無礙 無有差別 敎化衆生 無有休息
진미래제 무장무애 무유차별 교화중생 무유휴식
비록 머무른 바가 없으나 머루르지 않은 바도 없고 비록 하는 바도 없을지라도 그렇다고 하지 않는 것도 없으니, 낱낱 상호(相好)와 낱낱 모공(毛孔)이 끝없는 세계와 한없는 미래세에 두루하며, 구애됨도 없고 장애됨도 없으며, 아무런 차별도 없이 쉬지 않으신다.

所以者何 十方三世 一塵一念 生死涅槃 無二無別 大悲般若 不取不捨
소이자하 십방삼세 일진일념 생사열반 무이무별 대비반야 불취불사
以得不共 法相應故
이득불공 법상응고
왜냐하면 시방 삼세의 한 티끌과 한 생각과 생사와 열반이 둘이 아니며 차별됨도 없고, 대자대비의 반야는 취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이 불공법(不共法)과 상응하기 때문이다.

今於此處 蓮花藏界 盧舍那佛 坐蓮花臺 放無邊光 集無量衆生 轉無所轉
금어차처 연화장계 로사나불 좌연화대 방무변광 집무량중생 전무소전
大乘法輪 菩薩大衆 遍滿虛空 受無所受 大乘法樂
대승법륜 보살대중 편만허공 수무소수 대승법락
​이제 이 연화장(蓮華藏) 세계에서 비로자나 부처님이 연화대에 앉아 끝없는 광명을 비치니 한없는 중생이 모여, 굴릴 것도 없는 대승의 수레를 굴리며, 보살대중들은 허공에 가득히 모여 받을 것도 없는 대승의 법락(法樂)을 받는다.

而今我等 同在於此 一實三寶 無過之處 不見不聞 如聾如盲 無有佛性
이금아등 동재어차 일실삼보 무과지처 불견불문 여농여맹 무유불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들은 이 한결같은 실다운 삼보의 허물 없는 장소에 같이 있으면서 보지도 듣지도 못하여, 귀머거리 같고 장님 같으니, 불성(佛性)이 없는 것인가,

何爲如是 하위여시
어째서 이와 같은가.

無明顚倒 妄作外塵 執我我所 造種種業 自以覆弊 不得見聞
무명전도 망작외진 집아아소 조종종업 자이복폐 부득견문
무명(無明)의 뒤바뀜으로 망녕되이 바깥 경계를 일으키고, <나>와 <나의 것>이라 집착하여 가지가지의 업을 지어 스스로 덮고 가리워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이다.

猶如餓鬼 臨河見火 유여아귀 임하견화
마치 아귀가 물을 불이라고 보는 것과도 같다.

故今佛前 深生慚愧 發菩提心 誠心懺悔
고금불전 심생참괴 발보제심 성심참회
​그러므로 이제 부처님 앞에서 깊이 부끄러워 하며 보리심을 발하여 정성된 마음으로 참회하여야 한다.

我及衆生 無始以來 無明所醉 作罪無量 五逆十惡 無所不造 自作敎他 見作隨喜
아급중생 무시이래 무명소취 작죄무량 오역십악 무소불조 자작교타 견작수희
나와 모든 중생이 오랜 옛부터 무명에 취하여 지은 죄가 한이 없으니 오역(五逆)과 십악(十惡)도 짓지 않음이 없으며 스스로 지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도 짓도록 가르쳐 주었으며, 또 짓는 것을 보고 따라서 기뻐하였다.

如是衆罪 不可稱數 諸佛賢聖之所證知
如是衆罪 不可稱數 諸佛賢聖之所證知
이와 같이 죄가 가히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으니 모든 부처님과 성현이 아시는 바이다.

已作之罪 深生慚愧 所未作者 更不敢作
이작지죄 심생참괴 소미작자 갱불감작
이미 지은 죄는 깊이 참회하고 짓지 말 것이다.

如此諸罪 實無所有 衆緣和合 假名爲業
여차제죄 실무소유 중연화합 가명위업
이와 같은 모든 죄는 실지로 있는 것이 아니며, 여러가지 인연이 화합하여 거짓 이름으로 업이라고 한다.

卽緣無業 離緣亦無 즉연무업 리연역무
연(緣)에는 업이 없고, 연을 여의면 또한 업은 없는 것이다.

非內非外 不在中間 비내비외 부재중간
안도 없고 바깥도 없으면, 또한 중간도 있지 않다.

過去已滅 未來未生 現在無住
과거이멸 미래미생 현재무주
과거는 이미 없어졌으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현재는 머무름이 없다.

故所作以 其無住故亦無生 고소작이 기무주고역무생
그러므로 죄 지은 바가 머무름이 없고, 머무름이 없으므로 생함도 없다.

先有非生 先無誰生 선유비생 선무수생
먼저 생하지 않았으니, 누가 생했다고 하는 것도 없다.

若言本無 及與今有 二義和合 名爲生者 當本無時 卽無今有 當今有時 非有本無
약언본무 급여금유 이의화합 명위생자 당본무시 즉무금유 당금유시 비유본무
만일 말하자면 본래 없다는 것과, 이제 있다고 함이 서로 더불어 이 두 가지 뜻이 화합하여 생한다고 하나 본래 없을 때는 이제 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 있는 것은 본래 없는 것은 아니다.

先後不及 有無不合 二義無合 何處有生
선후불급 유무불합 이의무합 하처유생
앞과 뒤가 미치지 않으니 있고 없는 것이 합치지 않으며, 두 뜻이 합치하지 않으니 어느 곳에 생겨남[生]이 있겠는가.

合義旣壞 散亦不成 합의기괴 산역불성
합친다는 뜻이 이미 무너지니, 흩어짐도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

不合不散 非有非無 불합불산 비유비무
합치지도 않고 흩어지지도 않으니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다.

無時無有 對何爲無 有時無無 待誰爲有
무시무유 대하위무 유시무무 대수위유
없는 때에도 있는 것이 없으니 무엇을 대하여 없다고 할 것이며, 있는 때에는 없는 것이 없으니 누구를 기다려 있다고 할 것인가.

先後有無 皆不得成 當知業性 本來無生
선후유무 개부득성 당지업성 본래무생
앞과 뒤, 있음과 없음, 이 모두가 성립되지 않으니, 마땅히 알라. 업의 성품은 본래 나는 것이 아니다.

從本以來 不得有生 當於何處得有無生
종본이래 부득유생 당어하처득유무생
​본래부터 남[生]이 있지 않으니, 마땅히 어느 곳에 나지 않음[無生]이 있겠는가.

有生無生 俱不可得 言不可得 亦不可得 業性如是諸佛亦爾
유생무생 구불가득 언불가득 역불가득 업성여시제불역이
남[生]과 나지 않음[無生]이 다같이 있지 않는 것이나 어찌할 수 없어서 말 하는 것이다.

如經說言 譬如衆生 造作諸業 若善若惡 非內非外 如是業性 非有非無 亦復如是
여경설언 비여중생 조작제업 약선약악 비내비외 여시업성 비유비무 역부여시
‘비유하면 어떤 중생이 모든 선악의 업(業)을 지었으나 안에는 있지 않고 밖에도 있지 않다’은 것과 같이 업의 성품도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님이 또 그와 같다.

本無今有 非無因生 無作無受 時節和合 故得果報
본무금유 비무인생 무작무수 시절화합 고득과보
본래 없다가 이제 있으니, 원인 없이 생긴 것도 아니며, 지음도 없고 받음도 없으나 때[時節]가 되면 과보(果報)를 받는다.

行者若能 數數思惟 如是實相 而懺悔者 四重五逆 無所能爲
행자약능 수수사유 여시실상 이참회자 사중오역 무소능위
수행하는 사람이 만약 능히 자주자주 이와 같은 실상(實相)을 생각하여 참회하면 네 가지 무거운 죄와 오역도 능히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猶如虛空 不爲火燒 유여허공 불위화소
마치 허공이 불타지 않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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