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더 늦기전에 여행을 떠나자

올해 떠난 제주여행은 작년에 다녀온 가족여행의 처가댁 버젘이었다.

큰어머니, 사촌형 내외, 사촌동생,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우리 네가족(동생 내외는 일이 있어서 참석을 못했다) 인원만 11명의 3박4일 여행의 계기가 된건 큰아버지의 급작스런 사고로 인해서였다.
한참을 울고 슬퍼했던 시간이 지나고
사촌형이 먼저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 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더 늦기전에 다같이 여행 한번 다녀오자

형은 평소 답지 않게 진지했고 언제한번 가야지 했던 나도 얼씨구나 하고 오케이를 했다
둘째를 낳고 얼마 안된데다 전세도 재계약이라 돈이 정말로 없었지만 돈은 없으면 벌면 되지만 추억은 사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는 생각.
그렇게 떠난 여행은 태풍이 지나간 뒤라 휑하고 비도오고 했지만 어른들도 아이들도 모두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자주 여행다니는 사촌형의 주도아래 면밀히 짠 여행코스는 모두 몸이 불편한 큰어머니에 맞춰져 있었고 그 덕에 여유와 수다가 넘치는 여행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일하시느라 여행도 못가보신 어머니는 너무너무 좋아하셨다. 하나 하나가 어머니께는 신기하고 재미있으셨던 모양이다.

아버지: 이사람 참 그게 뭐 신기하다 그래~
어머니:아이 당신이야 나 빼놓고 놀러 다녔으니 안 신기하지요. 난 처음 보는 구만
나: 아빠!(아직도 아빠라고 합니다;) 이젠 엄마랑 같이좀 놀러다니고 그러슈. 여행가는것도 다 힘이 있어야 가잖우.
아버지:아 그랴. 그렇잖아도 느그 엄마랑 이제 여행 자주 다닐란다.

(엊그제 전화 드려보니 대천으로 두분이서 놀러 가셨단다. 조금 늦었지만 약속은 지키셨네요.)

여행을 간다는거... 핑계를 대다 보면 못가는 이유만 쌓이고 가려고만 하면 다른 이유들은 다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좀더 늦기전에 다들 가족과 여행을 떠나보는건 어떨까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기 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