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휴, 지겨워... 또, 술인가 부네...
부인은 벽시계를 보며 한숨을 쉰다. 시계는 오후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부인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다. 웃음기라고는 아예 없다.
"그놈의 술..."
언제 들어올 거며, 들어와선 잠들 때까지 얼마나 떠들까? 이웃사람들 잠 못 잔다고 아우성이고, 딸내미 하나 있는 것도 학교 가서 졸기만 한다니. 이 노릇 어찌한다냐?
"학교 선생이란 자가?!"
참다못해 경찰을 대동하고 온 옆집 남자가 남편을 흘겨보며 내뱉은 말이다.
"아이고 경찰 아저씨 밤늦게 수고하십니다. 아이고~아이고~ 옆집 사장님 잘 오셨습니다. 이왕 오셨으니 한잔하십시다. 여보 당신 뭐 해 술상 차리지 않고?"
경찰과 옆집 남자는 서로 얼굴 마주 보며 실소한다.
"선생님 제발 이웃 좀 생각해 주십시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게 뭡니까? 계속 이러시면 선생님댁이 이 동네 쓰시던지 우리가 떠야지 살 수가 없어요. 네~에?" 경찰도 한 마디 한다.
"학교 선생님이시라니 오늘은 그냥 갑니다. 한 번만 더 이런 신고 들어오면 조치 할 겁니다. 벌금 내셔야 해요. 벌금~" 경찰과 옆집 남자를 대문 밖까지 배웅하고 돌아온 부인은 남편을 향하여 두 손 모으는 척하며, "여보 제발... 제발요..."
그러곤 방으로 들어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자리에 쓰러지듯 눕는다. 남편이야 자거나 말거나 상종하지 말아야지 괜히 대거리했다간 내일 아침까지 간다. 억지로 잠을 청해 보지만 잠이 올 리 없다. 머릿골이 욱신 댄다.
며 칠 후, 경찰을 데려왔던 옆집 남자의 부인이 찾아왔다. 부인은 지레 걱정이 된다.
"어머나, 어서 오세요.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뭐가요?>
"우리 집 남자 밤마다 떠들어서...!"
부인은 깔깔대고 웃는다.
<뭐 어때요? 남자가 술 먹으면 그럴 수도 있지...>
"어머, 그럼... 그럼 댁에 바깥 사장님은 지긋 지긋하다던데 아줌마는 괜찮으세요?"
<아유, 지긋 지긋 한건 우리 집 그 인간이에요. 무슨 남자가 술 한잔 입에 댈 줄도 모르고 시계불알처럼 땡! 하면 집에 들어와 설랑, 이것 간섭하고 저것 간섭하고 어디 나만 잡나요?>
<애새끼들까지 잡아요. 웬 놈의 의처증은 있어가지고 마트 배달도 못 비켜요. 배달하는 젊은이들이 키도 큼직큼직하니 잘생겼잖아요? 뭐, 물건 수량 확인하느라 말 몇 마디 섞으면 언제부터 그놈하고 그래 친해졌느냐? 따지는데... 아이~ 지긋 지긋해...>
옆집 부인을 보내고 부인은 하늘을 쳐다봤다.
"이놈의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드냐?"
우리들은 그루구들 살아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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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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