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in kr-newbie •  8 years ago 

한 목사님이 계셨다. 머리끝이 희끗희끗하신 60을 바라보는 연세였고.

언제나 다정다감하셨다. 교회 신도들 앞에서는 올바른 모습을 보였고 한치 흐트러짐이 없는 그런 분이 셨다. 어느 날, 그 훌륭하신 목사님이 변을 당하셨다. 몇 사람의 여신도 들과 함께 새벽에 예배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난입 한 청년이 목사님의 등판에 칼을 꽂았다.

목사님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고 청년은 잡혔다. 청년은 중, 고등학교 때부터 정신 질환자였다 한다.

청년은 과거 몇 차례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나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청년의 부모는 종교의 힘으로 나을 것이라 생각했고 예수님의 능력에 의지하고자 했다. 목사님도 이를 쾌히 승낙하고 하나님께 매달리라고 조언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예배에 참석하라고 권했다.

이후 청년의 부모는 귀찮을 정도로 교회 참석을 종용했다 한다. 새벽이면 잠자는 아들을 깨워 교회에 내보냈다. 청년은 잠이 덜 깨어 꺼덕 꺼덕 졸면서 교회 쪽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생각했다, "내가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나? 교회만 안 가도 살겠네, 교회 안 갈 방법이 없을까? 그렇지! 목사만 죽여버리면 되겠네!"

이래서 교회 안의 참극이 벌어졌다.

폐 일언하고... 목사 사모님은 남편 장사를 지내고 집에 돌아와 잠을 자는데 잠이 잘 왔다.

이게 웬일인가? 신체적 변화가 생긴 것이다. 사모님은 원래부터 불면증이 있었다. 가슴에서 뜨거운 기가 올라와 뜨거운 물을 못 마셨다.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냉수만 마셨단다. 따뜻 한 방에서는 열이 올라 냉골 방에서 만 잤단다. 그런데 체질이 바뀐 것이다. 이제는 찬물도 못 먹고 냉방에서는 추워 못 잔다.

남편(목사)이 죽은 지 3일 만에 지독한 불면증과 몸속의 화기가 사라진 것이다.

이 현상을 가리켜 신도들은 목사님이 하늘나라에 가셔서 사모님의 고질 병을 고쳐주셨다고 이구동성으로 목사님을 칭송했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사모님도 그렇다고 수긍했다.

그러면서 혼자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불면증과 화 의 근원이 사라지니까..."

남편이 죽으니까, 즉 화의 근원이 사라지니까 고질병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목사 부인으로써 얼마나 참고 살아야 할 일이 많았으면 불면증과 화병이 생겼겠는가?

또 친구에게 큰 돈을 떼었다가 그 돈을 다시 받게 되니 화병이 없어지더란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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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