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강사, 필요악인가? 퇴출인가?

영어를 교육함에 있어서 원어민강사가 꼭 필요할까요? 원어민강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원어민강사가 무척이나 많았는데, 지금은 교육청 단위로 원어민강사를 많이 줄이는 상황에 있습니다. 영어말하기와 쓰기 강화 등의 트렌드를 보면 원어민강사가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반대방향으로 정책이 흘러간다는 것이죠.

실제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학부모의 반 이상이 원어민강사를 학교에 배치하는 것이 영어교육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인 영어교사들도 영어발음, 영어듣기, 영어말하기, 영어권 문화에 대한 이해 등에 있어서 원어민강사가 영어수업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을 합니다.

그러나, 실제 수업에 있어서 가장 영어수업에 도움이 되는 선생님은 영어회화실력이 뛰어나고 수업을 잘하는 한국선생님이라는 학생들의 답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이런 답변이 나올까요? 이런 답변이 나온 이유는 원어민강사와 학생들 사이에 영어를 통한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어민강사가 구사하는 영어를 학생들이 이해하는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교 영어교육은 영어능력이 뛰어난 한국인 영어교사에 의해서 행해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원어민강사를 장기적으로 퇴출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원어민강사의 퇴출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를 몇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다른 학교 교직원과 교사들과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영어에 능통하지 못한 교직원 등은 그들과 거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함께 어울어져야 할 공동체의 일원이 소외된다는 것이죠.

둘째는 원어민강사의 자질 문제입니다. 전과자 출신의 원어민강사, 마약과 대마초와 관련된 원어민강사 등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과거에 어떠한 검증도 없이 한국에 선생으로 온다는 사실입니다.

셋째, 원어민강사는 수업준비를 별로 안합니다. 한국 영어교사와는 달리 원어민강사는 수업준비도 엉성하고, 학생들과의 교감에 대해서도 고민이 없으며, 그냥 시간때우기식 강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담 따먹기에 학생들도 동조를 하고 영어수업이 본래의 원어민강사를 채용한 목적을 상실하는 것이죠. 수업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넷째, 문화적 차이가 너무 큽니다. 계약서 상의 내용과 조금만 차이나면 안색이 바뀌고, 조금만 아파도 결근을 합니다. 이는 조직보다 내가 훨씬 중요하다는 개인주의에서 비롯되는 습관입니다. 어떤 원어민강사는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연락도 없이 자기나라로 날아가버렸다고 합니다. 문화적 차이도 너무 크고,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문제가 많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원어민강사에 대한 비용이 너무 큽니다. 월급을 250만원 이상 주고, 항공권 비용, 원룸 임대료 등 너무 많은 외화가 유출이 됩니다. 특별하게 A급 인재를 데려오는 것도 아닌데, 돈만큼 경제적, 교육적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생들이 체감하는 효과도 부정적이고, 수업도 부실하다면 밖으로 새는 외화가 너무 아깝다는 것입니다.

물론, 실력도 있고 정성을 다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원어민강사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시 교육청을 중심으로 각 교육청이 원어민강사의 퇴출을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어민강사, 꼭 필요하다...그렇지 않다..견해가 갈릴 수가 있습니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영어공교육 정상화와 관련해서 원어민강사 퇴출 문제가 어떻게 전개가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