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의 '올바른' 이야기 : <위대한 쇼맨>
쇼 비즈니스 맨? 희대의 사기꾼?
<위대한 쇼맨>은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P.T. 바넘)이라는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입니다.
줄거리 먼저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주인공 바넘은 벌이는 일마다 매번 망하기 일쑤인 사업가입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박물관을 인수했는데 이마저도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던 와중 "박물관에 있는 것들은 다 죽어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인기가 없으니 실제로 살아있는 것들을 전시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되고, 급기야 인종이 다르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모아 만든 서커스단으로 대박을 치게 됩니다.
바넘은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간파하는데 특출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대중들은 자신들이 속임을 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즐거워한다"는 자신의 말처럼 장애인을 돌연변이로, 키가 큰 사람을 거인으로 둔갑시키며 서커스 흥행을 이어갑니다. 외국에서는 이를 프릭 쇼(Freak Show)라고 부르는데 사실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는 않습니다. 인종이나 장애에 대한 차별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상품화했기 때문입니다.
(필립을 연기한 젝 에프론. 동업자(겸 돈 많은 호구)로 바넘한테 포섭당한다.)
1800년대 남북전쟁 시대 인물인 바넘에 대한 평가는 현재까지도 엇갈립니다. 좋게 평가하면 천재적인 마케팅 감각을 갖고 있는 쇼 비즈니스 맨이지만 반대로 희대의 사기꾼이나 언플의 귀재 정도로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바넘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미지처럼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도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바넘이라는 인물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비판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서커스 단원들에 대한 그의 태도가 실제로는 그렇게 선한 의도는 아니었다는 거죠.
여기서는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내리지 않으려 합니다. 미화하려는 측면이 있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영화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어쩔 수 없는 장치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실존 인물이나 역사적으로 실제 일어났던 상황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에 대해 현실성과 픽션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둘 것인지는 언제나 뜨거운 이슈입니다. 가깝게는 영화 <1987>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겠죠.
판단은 여러분이 직접 영화를 보고 각자 내려보는 걸 권해 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이슈에 대한 주체적인 해석 자체도 영화를 대하는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어지간한 영화보다 더 인간적이었던 슈퍼 히어로 영화 <로건>)
울버린을 죽여야 했던 배우 휴 잭맨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제가 주목한 건 바넘보다 휴 잭맨이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이니 당연할 수도 있지만 역할을 떠나서 그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엑스맨 울버린의 마지막 영화였던 <로건> 이후 그의 작품 활동에 대한 궁금증이 컸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당시 제 생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대체 어떤 연기 변신을 하고 싶길래 울버린이라는 레거시 있는 캐릭터를 죽여야 했을까?"였습니다.
아무튼 휴 잭맨은 바넘을 연기하며 성공적으로 엑스맨 이미지에서 벗어난 듯 보입니다. <위대한 쇼맨>의 바넘은 울버린은 물론 같은 뮤지컬 영화인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과도 사뭇 다른 분위기의 캐릭터입니다.
(이쯤되면 털의 유무로 연기 변신을 하는 건 아닐까. 영화 <레 미제라블>)
일단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 톤부터 가볍습니다. 장발장 같은 묵직한 캐릭터를 예상한 분들이라면 완전히 다른 휴 잭맨의 모습에 처음에는 어색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연인 채러티(미셸 윌리엄스)에게 사랑을 구애하거나 칼라일(젝 에프론)에게 동업자가 되길 설득하는 등 열정적이고 희망찬 가사를 주로 읊습니다. 안무 역시 울버린이나 장발장의 몸짓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오죽하면 근육질의 휴 잭맨이 중간중간 깨발랄하다고 느껴졌을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단순한 연기 변신 수준으로만 느껴지진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에 들인 휴 잭맨의 공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바넘을 다룬 책만 30권 이상 읽으며 캐릭터를 분석했다고 하고, 영화 제작에도 참여를 했다고 합니다.
배우로서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이 커보이기도 합니다. 울버린으로서의 휴 잭맨만 기억하는 분이라면 그 몸매에 댄스라니 안 어울린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휴 잭맨이 뮤지컬 영화에 참여한 것만 (래리킨스, 해피 피트, 레 미제라블에 이어) 이번이 벌써 네 번째입니다. 다음 작품 역시 뮤지컬 영화 <브로드웨이 4D>이고요. (참고로 올해 개봉 예정인 <브로드웨이 4D>에는 엑스맨 3부작을 연출한 브라이언 싱어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묘한 인연이 아닐 수 없네요.ㅎㅎ)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휴 잭맨을 울버린으로 부르긴 어렵게 됐습니다. 다른 배우들보다 먼저 슈퍼 히어로 대열에서 탈출해 변신을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롤 모델로서 인정 받을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벤져스3:인피니티 워> 이후 MCU 하차설이 맴도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 맨)나 크리스 에반스(캡틴 아메리카)에게도 아쉽지만 응원의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에서는 멋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었던 프릭 쇼 Freak Show)
"This is me" 남들과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
휴 잭맨은 왜 울버린 이후 첫 영화로 <위대한 쇼맨>을 골랐을까요? 성급하게 추측할 순 없지만 <엑스맨>과 <위대한 쇼맨>의 공통점을 바탕으로 상상해 볼 수 있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름’이라는 키워드입니다.
두 영화 모두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을 다룹니다. <엑스맨>에서는 뮤턴트(돌연변이), <위대한 쇼맨>에선 흑인과 장애인과 기형인들이 등장해 남들과 다르다는 차이 때문에 차별 속에 살게 되죠.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영화에서 제시한 해결책은 '먼저 나 스스로에게 당당해지기'입니다. 보통은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서 그치기 쉬운데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남들이 나에게 들이대는 잣대보다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인식이 더 중요하다는 걸 강조합니다. <위대한 쇼맨>의 OST 타이틀곡 제목이 'This Is Me'인 것도 우연은 아닙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식의 해법일까요? 영화의 메시지가 단지 장애로 차별받는 사람들에게만 통용되는 내용이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신 분들 중 대다수는 어쩌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겠다는 마음보다 먼저 나는 나 자신에게 당당했나 뒤돌아보게 될 지도 모릅니다.
ps1.
차별에 더 당당히 맞서 싸웠던 인물은 바넘이 아니라 필립 칼라일(젝 에프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노예제도가 폐지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흑인 여성과 사랑에 빠졌고 바넘이 서커스단을 버렸을 때도 자리를 지켰던 인물이니까요.
ps2.
바넘 말고도 곡예사인 앤 휠러 역을 맡은 젠다야 콜맨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나옵니다. 극중 공중그네 장면을 대역이 아니라 실제 본인이 마스터해서 연기했다고 합니다. <스파이더맨:홈커밍>의 엠제이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서 자칫하면 못 알아볼 뻔 했네요. ㅎㅎ
(그나저나 엠제이가 그 엠제이가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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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팁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티밋을 처음 사용해보는 거라 몰랐네요. 잘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팔로우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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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즐거운 스팀잇 되세요 ~ 소통을 많이 하셔야 더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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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스팀해주세요.
저도 앞으로는 #ocd-resteem 태그를 자주 사용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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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휴잭맨의 필모와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에 대한 의견 잘 봤습니다. 10년 전에 호주에서 워킹할 때 이삿짐 알바를 했었는데.. 휴 잭맨의 별장 이사를 한 적이 있다는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그랜드피아노 옮기다 죽을 뻔 했다는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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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배우 휴잭맨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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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이 영화 너무 화려하고 뭔가 설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
근데 혹시 이것도 님의다른 개인 겁니까?
https://brunch.co.kr/@riw/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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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원래 브런치에 쓴 글이었는데, 스티밋을 이용해보고 싶어서 같은 내용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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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다.^^
블로그를 이미 하시는 분이라서인지 첫 글인데 편집도 좋네요.
휴잭맨은 레미제라블, 로건으로 저는 더 기억이 많아요.
뮤지컬 영화 좋아해서 놓쳤지만 쇼맨도 꼭 보려고 해요.
제가 리스팀에 대해 쓴 과거 글에 보트를 해주셔서 님을 알게 되었는데요?
7일이상 지나서 보상이 완료된 글은 안타깝지만 보트를 해주셔도 보상이 올라가지 않거든요. 그런 글에는 댓글로 잘봤다 남기시고, 그 저자의 다른 최신글에 보트를 하시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즐거운 스팀잇 생활하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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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라 잘 몰랐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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