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도로 위 희귀차 모음

안녕하세요. 쿄무사마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정확히는 가입인사 이후로 첫 포스팅이니 오랜만도 아닌...

지난 가입인사에서 말씀드린 대로 자동차 관련 콘텐츠 제작 일을 하려면 전문가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차에 관심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재무, 회계, 예산 수립 등엔 관심이 1도 없던 제가 지원그룹 막내로 들어갔다가 첫 직장을 1년 만에 관둔 것처럼 말이죠. ㅜㅜ

자동차는 예외였습니다.

(갓난 애기 시절 아버지가 모시던 현대 엑셀)

일찍이 탐미주의에 물들었던 건지 예쁘고 잘 빠진 차만 보면 목이 135도로 돌아갈 때까지 뒤돌아보고 길 위를 달리는 차 이름을 재빨리 읊는 건 어릴 적 즐기던 변태적(?) 취미 중 하나였죠.

운전을 하는 요즘은 길 가다 예쁜 차를 봐도 마냥 눈에만 담을 수 없기에 재빨리 휴대폰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그렇게 최근에 찍은 도로 위 몇몇 아름다운 씬들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 마침 휴대폰 저장 공간의 압박도 생긴 터라...

먼저 머스탱입니다.

바로 며칠 전 찍은 따끈한 사진이죠. 머스탱이 희귀한 차는 절대 아니지만 마침 그저께 포드코리아가 머스탱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인 만큼 시의성이 있다는 생각에 올려봅니다. 외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뒷모습 중에는 아래 보이는 디퓨저와 테일램프가 살짝 달라진 정도. 대신 신형 머스탱은 무소음시동이 가능한 콰이엇-스타트(Quiet-Start) 기능이 들어간 게 눈에 띄더군요. 아무리 멋진 배기음도 아파트단지 안에서 하면 좀 그러니까요.

다음은 제가 최애하는 디자인의 사브 나인 쓰리(SAAB 9-3).

사브의 소형 세단 라인업인 9-3는 군더더기 없는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의 디자인을 그대로 담고 있어요. 제가 BMW 4세대 3시리즈인 E46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컴팩트 세단이기도 하죠.

(BMW E46)

디자인만 좋아라 했지 사실 회사 사정엔 별 관심 없어서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나중에 중고로 사야지 눈누난나~ 하는 정도였죠. 그런데 사브는 지난해 말, 9-3를 전기차로 다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앞모습이 9-3를 닮긴 했지만 앞구멍을 막아버린 '무늬만' 라디에이터 그릴인 9-3는, 아직 저한텐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 보이는... 중국에서 올해 6월부터 출시된다고 하니 그때 다시 한번 다시 제대로 봐야겠습니다.

위 사진은 푸조 307 왜건과 구형 308.

푸조 둘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찍어봤습니다. 제가 모는 차가 신형 308이어서 그런지 길에서 푸조를 보면 그냥 아주 그냥 막 그냥 반갑더라고요. 가끔은 약 올리려고 스포츠 모드로 바꿔서 추월하곤 합니다만... 그렇다고 제가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그런 밉상 캐릭터는 아닙니다.

이 사진은 왜 때문에 올린 거지? 싶으시겠지만, 잘 보면 추억의 레터링이 있습니다.

Studie가 바로 그 주인공.

스터디는 렉서스가 우리나라에서 "역시 차는 일본이지!" 하는 극찬을 들어가며 ES를 신나게 팔아 제끼던 시절, 그 시절 강남에서 잘 나가던 튜닝샵이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 중학생이었던 제가 무려 튜닝을 해서 알고 있던 건 아니구요, 정기구독하던 자동차 잡지 속에서 광고를 보기도 하고 실제로 버스 타고 역삼동 지나다가 몇 번 보기도 해서 알게 된 샵입니다. 자동차 디자인만 볼 줄 알았지 속에 뭐가 어떻게 들어 찼는지 관심없던 제가 "나중에 애프터샵이나 차려볼까"하는 망상을 갖게 한 샵이었더랬죠.

누가 무식하게 Study를 저렇게 써놨냐고 하시면... 안됩니다ㅜㅜ

(아..앙대!)

BMW 4세대 7시리즈 735i, 740Li

뒤태가 아름답지 않나요?

더군다나 구형 7시리즈가 앞뒤로 떡하고 붙어 있으니... 이때가 봉은사쪽 상습 정체구간이라 눈은 옆차선을 응시하고 주행 차로는 곁눈질로 봐가면서 운전했던 거 같네요. 여자가 짧치 입고 지나가도 이렇겐 안 봤는데... 여러분은 그러지 마세요... 오래 사셔야 합니다.

크리스 뱅글이 수석 디자이너를 맡던 시절에 나온 차들은 죄다 별로인데 유독 7시리즈는 눈길이 갑니다. 저의 구형 BMW 사랑은 딱 요기까지. 욕도 많이 먹었는데 또 그만큼 팔리기도 엄청 팔려서(욕하면서 사는 차?) 길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7시리즈 얘기가 나왔으니...

지난 달 탔던 7시리즈 끝판왕, M760Li의 모습입니다. BMW의 마지막 12기통 모델이기도 한 M760Li는 로또를 한번도 안 사던 사람을 10만원 어치 게임을 하게 만들고 하락장의 비트코인에 눈을 돌리게 하는 마성의 차더라구요. 한 방만 노리는 중입니다 :-)

로터스가 마이크로 스포츠카를 만들었나 싶은 디자인의 이 차는 벤츠 산하의 스마트(SMART)가 만든 로드스터. 앞모습은...

이렇게 생겼죠. (언뜻 페라리가 보인다는)

이 정도 급의 스포츠카를 탈 일이 사실 많지 않은데 3년 전에 운 좋게 다이하츠의 경량 로드스터, 코펜 로브를 타볼 일이 있었습니다. 운전석에 앉아 지붕을 여니 25톤 덤프 트럭의 바퀴 한가운데가 제 눈높이와 딱 맞더라는... 요즘 들어 운전이 따분하고 지루하다는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배기량은 모닝보다 작은 660cc에 최대 출력은 60마력 정도예요. 그래도 워낙에 작고 가벼운 차여서 저 정도 출력에도 펀 드라이빙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일본 경량 로드스터의 최대 장점이죠.

그런데 저 차를 본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구형 다이하츠 코펜을 보게 됩니다!

(나니?)

(나니!)

저런 일본 경차들은 아직까지 국내에 정식 수입이 안 되기 때문에 병행수입 업체를 통해 구매해야 하는데요, 예전에 저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JUC오토를 통해서 탔더랬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갔었는데 그때 사장님이 일찍 문 닫고 직원들이랑 삼겹살 파티 해야 한다고 얼른 가라고 했던 기억이... 장사는 잘 되니 홍보 따위 필요 없다던 쿨내나는 사장님이셨죠. 지금도 영업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최근에 찍은 사진들은 이 정도가 다입니다. 이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2년 전 사진까지 최소 10회 연재도 가능 각.

쓰기 전엔 재밌겠다! 싶었는데 역시 재밌는 글을 쓰는 건 항상 어려운 듯 합니다 ㅜㅜ 그래도 꾸준히 여러 주제로 포스팅할테니 응원 부탁드려요!

by 쿄무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