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과 프라이버시

in kr-newbie •  7 years ago 

개발자들 중에는 별로 유명한 사람도 아니면서 프라이버시 관련 강박이나 편집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아마도 정보 수집이 얼마나 쉬운지, 그 개인정보들이 악용되었을때 어떤 일을 당할 수 있는지 더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개발자 치고는 좀 낮은 편이지만 일반인들보다는 조금 높은 정도의 프라이버시 강박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이트마다 몇가지 다른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쓰고 쓸데없이 공개된 쇼핑몰 페이지에 리뷰를 달지 않는 정도입니다.

최소한 누군가 제 아이디 하나가지고 구글링 했을때 단 한번의 쉬운 검색으로

  • 제가 어디사는 무엇을 하는 누구이고,
  • 모 쇼핑몰에서 언제 어떤물건을 샀었고,
  • 네이버 모모 카페에 가입해서 활동중이며
  • 스팀잇에서는 이런 글들을 쓰고 있다

정도의 정보가 노출되는건 기분이 좋은 일은 아니니까요 ㅎ

제 생각에 프라이버시 강박증의 수위는
노트북 웹 캠 부분에 스티커가 붙어있는 정도면 중상정도,
페이스북, 카카오톡 안쓰고 텔레그램만 쓰는 정도면 거의 최상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위 개발자들 중에도 몇몇 있습니다 ㅎㅎ)
그 이상이면 조금 병적인 수준이겠죠 ㅋㅋㅋ

물론 이 강박이 심한 사람들이 오프라인 상에서도 은둔형 삶을 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온라인상 활동이 적다보니 오프라인에서는 더 활발한 소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아무튼 저는 그래서 스팀잇에는 특히나 개인적인 신상이 노출되는 일이 부담스럽습니다.
이유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크게 두가지인데요,

  1. 1주일 지나면 글을 지울 수도 없고, 그 전에 지운다고 해도 블락체인 상에는 수정 기록이 영원히 남는다.
  2. "친구만 보기" 등의 프라이버시 설정이 없어서 모든글이 전체 공개이고 구글 검색에 최적화되어 검색도 잘된다.

뭐 저는 연예인이나 유명한 사람은 아니기때문에 제가 온라인에 남긴 글들로 문제가 될 일은 없겠지만, 지극히 평범한 개인일지라도 문제가 될만한 상황은 꽤 있습니다.

예를 들면,

  • 전여친 / 구남친과 1박 2일 여행갔던 사진들
  • 사춘기 쿵짝쿵짝 시절의 오글오글 다이어리
  • 술김에 싸질렀던 직장 상사 욕
  • 이벤트 참여 선물 받는다고 댓글로 남겨놨던 집주소, 전화번호 등

스팀잇에 한번 올린 자료는 몇천만원을 주고 디지털 장례식 업체를 찾아가도 지울 수 없습니다.
블락체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데이터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니까요.

온라인상의 "잊혀질 권리" 나 개인정보 보호법은 우리나라, 미국, 유럽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적으로 의무화 되어있기 때문에 스팀잇이 나중에 더 커지게 되면 분명히 이슈가 될 만한 내용입니다.

요즘 스팀잇에 신규 유져분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스팀잇을 소셜 네트워크나 친목등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은것 같은데요, 물론 그런게 잘못되었는건 아니지만 혹시나 모르고 하고 계셨다면 한번쯤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포스팅합니다.

다들 좋은 한주 되세요!

p.s. 싸이월드에 전체공개로 해외여행 사진 올렸다가 부모님이 보이스피싱 당했던건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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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가입해서 무슨 글을 쓸까 행복한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프라이버시 문제를 잘 생각해 봐야겠네요! 덜덜덜... 제 정보를 온 세상에 활짝 내보이기 전에 생각할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스팀잇은 아니지만 예전에 LBRY(동영상, 음악 등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측에 불법적인 컨텐츠가 업로드 될 경우 삭제가 가능하냐고 문의를 한 적이 있는데, "프로토콜 레이어에서는 검열 저항(Censorship resistant)이지만, 우리가 하는 서비스와 앱상에서는 내릴 수 있다."는 답변을 주더군요. 이 말은 결국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차단할 수 있다는 얘기일까요? 스팀잇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더 묻지 않았지만 사실 저 답변도 이해가 잘 안 됐습니다.

  ·  7 years ago (edited)

서비스상에서만 내릴 수 있는건 스팀잇도 동일한 방식입니다.
블락체인상에는 수정, 삭제 기록이 “추가”만 되지 실제로 수정이나 삭제가 되는것이 아니고요,
스팀잇 웹사이트 상에서는 수정 및 숨김 상태로 표시되는 방식입니다.

스팀 블락체인을 직접 모니터링 하시거나, https://phist.steemdata.com 등의 툴로 히스토리를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

@홍보해

저는 중상정도군요!
스팀잇은 역시 개인적인 얘기는 쓰지 말아야겠어요

저 역시 잊혀질 권리에 대한 것은 스팀잇이 성장하면 필연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그에 대해 개발진이 수정안을 개발하고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아니라면... ㅈㅈ)

스팀잇 프론트앤드 앱상에서의 "팔로워만 보기" 등 보이지만 않게 하는 프라이버시 기능은 쉽게 추가 할 수 있을것 같은데요,
데이터의 삭제나 수정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기때문에..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할지가 궁금하네요.

저도 충분히 이슈화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영구히 남는 기록은 분명 언젠가 문제가 될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잊혀질 권리가 없는 블록체인 시스템의 스팀잇...분명 양날의 검입니다.

처음엔 페이스북처럼 공개되지 않은 곳이라 이것저것 제 얘기를 많이 할 수 있겠다고 좋아했는데 수정 불가 삭제 불가...! 자체 검열이 필요한 공간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베타버젼 끝나면 잊혀질 권리에 관한 기능이 추가됐으면 좋겠어요.

@tabris 님의 말씀처럼, 개인정보 뿐 아니라 프라이버시 노출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100번 말씀하셔도~ 부족한것 같습니다~!!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스팀잇에 기록한 내용들은 흑역사가 될 수 도 있겠군요 ㅎㅎㅎ
포스팅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겠습니다 ㅎㅎ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이런것도 시대 변화의 물결이겠죠?

저랑 비슷하네요.
지워질 권리가 전혀 없다는게 장점이자 단점이라, 그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tabris님 안녕하세요. 깜지 입니다. @eversloth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정말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특히 아이 신싱과 얼굴이 함께 노출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팀잇도 이부분은 보완 돼야 할것 같습니다.

블럭체인 SNS..
약이 될지 독이될지
저희들이 먼저 시험대에 오른 교보재인 것이군요
스팀달러는 작가료가 아니라
일종의 실험참가비라는 생각이 드니 좀 무섭네요

글 잘 봤습니다.
격하게 동의합니다. ^^;

  1.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안합니다. 만약 필요로 한다면 해당 용도에 맞는 이메일을 만들어 그 용도로만 사용할겁니다.
  2. 노트북 웹캠과 마이크에 검정 테이프 붙여놓고 사용합니다.
  3. 인터넷에 제 얼굴이 들어간 사진 올라간 것이 없고 지인들 중 누군가가 올린다면 정중하게 내려달라고 부탁합니다.
  4. 메신저는 텔레그램을 주로 사용하며 카카오톡 사용하지 않다고 한국에서 생활하려면 또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데 민감한 정치 이야기나 기타 개인정보와 밀접한 내용이 될만한 것은 최대한 배제합니다.
  5. 사이트마다 비밀번호 다 다르며 보통 20~30자 영어, 대소문자, 특수문자, 숫자 섞어서 사용하고 있으며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중(서버 통해서 관리되지 않는 오프라인 로컬에서 관리되는)입니다.
  6. 신뢰할 수 없는 환경에서 온라인 접속시 유료 VPN 프로그램을 통해서 온라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기타 등등... 아마 저는 최고 수준일 것 같네요. ㅎㅎㅎ
나중에 저도 관련된 글 하나 올려야겠네요~

네, 매우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편리함과 보안은 반비례하기 때문에요. ^^

동감입니다!
우리의 개인 정보는 소중하니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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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입문한지 얼마 안 된 뉴비입니다.

"잊혀질 권리" 라는 대목에서 잠시 생각에 잠기는 글이네요.
어느정도 선에서 글을 써야할지도 덩달아 고민되고요.

뭐, 하나 둘씩 경험하다보면 알게 되겠죠.
저도, 우리도, 그리고 스팀잇 운영자들도 말이죠.

그럼 팔로우 하고 갑니다. 괜찮으시면 맞팔 부탁드려요~
(뉴비라 친구들 구하고 있습니다. ^_^)

방갑습니다! 팔로우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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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abris

다시한번 글을 쓸때 신중을 가해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