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연재/영화계 블랙리스트 취재기] 챕터4. 접근 또 접근

in kr-nonfiction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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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 모태펀드 블랙리스트를 취재하며 기록했던 수첩들)

11월3일 목요일 오후. K는 블랙리스트 실행 정황이 있는 S(챕터3에서 XXX로 표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꽤 길게 이어졌지만 S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예상대로였다. K는 S에게 곧바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영화 전문 기자 K입니다. 모태펀드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여쭐 게 있습니다. 통화 가능하실 때 연락부탁드립니다’라는 간단한 메모였다. 하지만 K는 그날 밤이 되도록 그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그를 움직이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K는 자기 전에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렸지만 마땅한 묘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11월6일 일요일 오후. K는 월요일을 앞두고 A가 문득 떠올라 문자를 한 번 더 보냈다. ‘며칠 전에 연락을 드렸던 K입니다. 모태펀드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여쭐 게 있습니다. 당신이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영화들을 걸러내왔다는 의혹이 있는데,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바로 쓸 수 있지만 확인부터 하고 싶습니다. 정말 궁금한 게 있는데 통화가 어려울까요?’ 역시나 A로부터 아무런 답장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럼 그렇지, 쉽게 풀리는 게 이상하지.

확인되지 않은 소문 말고는 A와 관련한 정보가 거의 없는 까닭에 K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거의 없었다. A가 근무하는 한국벤처투자 건물 앞에 가서 ‘뻗치기’를 하다가 A가 보이면 무작정 돌진해 물어보는 방법 뿐이었다. 설령 만난다고 해도 A가 제대로 된 대답을 할 리가 없었다. 또 다른 방법은 최근 A를 만나거나 A를 잘 아는 사람을 찾아 무슨 정보라도 얻어야 한다. K는 이런저런 시나리오를 구상했지만 손에 쥔 카드가 한장도 없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A를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지난 연재 다시보기

챕터 3. 실타래를 어떻게 풀까(https://steemit.com/kr/@pepsi81/yehmp-3)
챕터 2. 취재 시작(https://steemit.com/kr/@pepsi81/2)
챕터 1. 흉흉한 소문을 접하다(https://steemit.com/kr/@pepsi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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