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화: 파리넬리] # 편견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천사의 목소리

오늘의 영화는 1994년 개봉작인 '파리넬리'입니다.
개봉당시에 여러가지로 관심을 끌었던 작품입니다.
주연배우의 강렬한 눈빛과 멋진 연기에 칭찬이 쏟아졌지요.
당시에 회사 동료들이 볼만한 영화라고 추천해줬지만 극장에 가는것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볼 기회가 없었네요.

꽤나 강렬한 눈빛을 보여줍니다. 오래전 영화라 화질이나 음질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단점을 커버해 주는것이 오페라를 중심으로한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가족이 함께보기에는 좀 야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하셔야 겠구요.

영화의 배경은18세기 유럽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태리와 영국입니다.
파리넬리[Farinelli]는 실존인물로 오페라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중의 한 사람으로 불린다네요.
그의 본명은 '카를로 브로스키'라고 합니다.
그가 일반 오페라 가수오 다른점이 한가지 있다면 그가 '카스트라토'였다는 사실입니다.

'카스트라토'?
기독교로부터 비롯된 편견과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합작품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해석한 당대의 종교지도자들의 결론을 따르자면

"여자는 교회나 공개장소에서 큰 소리로 노래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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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 라고 문제를 삼으시겠지만 그랬다는 것입니다.
어쩌겠습니까? 그런 가르침이 수백년간 이어졌는데요.

여성이 공개된 장소에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안된다.
그러나 유럽문명의 근간인 기독교의 찬송에서는 여성의 고음이 필요하다.
그 난제를 풀기위해 동원된 방법이 바로 '카스트라토'였습니다.
알려진 내용에 의하면,
미성을 가진 남자아이를 골라 훈련을 시키고 변성기가 되기전에
거세를 해서 그 목소리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카스트라토'라는 이름도 'castrare[거세하다]'라는 단어에서 온것이라고 합니다.
과정은 극도로 고통스러운 것이었지만, 성공하면 엄청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가난한 집안에서 재능이 있어보이는 아이들에게 그런 몹쓸짓을 했다고 합니다.
거세를 했다고 해도 여전히 남성적인 특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카스트라토'는 남성처럼 강하고 여성처럼 높은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오페라역시 남녀 오페라가수의 음성을 컴퓨터로 합성한것이라고 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누군지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수를 찾아보고 싶더군요.

사실 이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성가대가 노래를 부르는 성당의 위층에서 누군가 주인공을 향해
"노래하지마~"라고 외치며 투신하는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어린 주인공은 충격을 받지요.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음악적 재능이 별로 없는 형과
타고난 목소리의 소유자인 '파리넬리'를 한 세트로 묶어서 살아가게 합니다.

웬일인지 주인공은 항상 마약에 쩔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그 이유는 나중에 밝혀집니다.
오페라와 주연배우의 강렬한 연기가 전부인 영화의 줄거리를 여기에 적으면
너무 심한 스포가 되기에 자세한 내용은 피하겠습니다.

귀족들로부터 절대적인 찬사를 받으며 노래하는 '파리넬리'지만 그의 본질적인 고뇌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영화를 마무리하는 곡이면서 많은 내용을 담고있는 이 영화의 OST는 바로
헨델의 '울게하소서(Lascia Ch'io Pianga) '입니다.

"Lascia, ch'io pianga la crude sorte
E che sospiri la liberta.."
"잃어버린 자유에 대해 한숨짓게 하소서.."라는 대목에서 주인공의 눈빛은 그야말로
상대를 압도하는 것입니다.

영화시청은 어둠의 경로가 아닌 '왓차플레이'를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