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고백

in kr-pen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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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해 질 무렵 밖을 보는 것은 큰 고통이다. 세상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면, 나는 마치 놀이공원에서 엄마 손을 놓친 어린아이처럼 하염없는 상실감과 공허함에 마음이 불안해지고 서글퍼진다. 기억하기로는 고등학생 때 야자를 빼먹고 집에 갈 때 처음 이런 기분을 느꼈었는데,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다. 누구 말마따나 전생에 해질 무렵에 죽었다거나 혹은 누구와 이별을 한 모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생에서는

네가

해가 질 무렵에 혼자 밖에서 서글퍼하고 있는 나를 본다면,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온 엄마처럼 내 손 꼭 잡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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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글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해요^^

저도 해가 질 무렵이면 늘 서글픈 감정이 피어나곤 하네요.
석양이 그저아름답게만 느껴질 날이 오려나 모르겠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팔로우도 하고 갈게요~^^

  ·  7 years ago (edited)

저도 가끔 느끼던 서글픈 그 감정을 저 대신 말로 잘 풀어주셨네요. 벙어리가 못하던 말을 옆에서 대신 해 준 느낌. 좋아하는 석양 사진도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