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일기 20181007 - 태풍이 지나간 날의 기록

in kr-pen •  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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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ichellbarry




어제 새벽에는 눈을 뜨니 비바람이 치고 있었다. 우리는 어둑한 침실에서 거센 바람소리를 들었다. 갑자기 그저께 읽었던 일의 기쁨과 슬픔이 생각나서 미쉘양에게 읽어주었다. 이 소설은 창비 신인상 당선 소설로 앱 개발을 하는 벤처회사의 막내가 겪은 헤프닝을 풀어놓았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태풍을 잊은채 다이아나가 깜짝 놀랄 정도로 웃게 만들었다.


오전 내내 태풍이 통과하고 있느니 창문을 닫고 외출을 삼가라는 아파트 관리실 방송이 나왔다. 다이아나는 바람의 압력을 느끼기라도 한듯 꼬리를 다리 사이에 넣고 우리곁을 떠나지 않았다. 오후 2시가 되자 거짓말처럼 하늘이 파랗게 개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이아나를 데리고 광안리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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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michellbarry


태풍이 완전히 물러간 것은 아니었다. 파도는 평소와 다르게 높고 거칠고 빨랐다. 해변에 있는 사람들은 UFO를 보기라도 한 듯 저마다 폰을 꺼내 태풍이 머물렀던 이상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찍기 시작했다. 구름은 붓으로 칠한 그림처럼 포개어져 있고 바다 표면이 황금빛으로 반짝거렸다. 희미한 해무에 둘러싸인 금빛 마천루가 거대한 우주선처럼 느껴졌다는 것은 내가 요즘 외계인 관련 책을 읽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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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일 있다 보니
제주도 태풍 소식이 눈에 선합니다
항상 태풍이 지나가면 씁쓸한 피해의 잔재 많이 남아있죠

떠내려온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보면서 참 씁쓸하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풍경앞에선 한없이 감탄하게 되더군요.

보얀님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비슷한 키워드를 발견할때마다 놀라곤 합니다. 저도 어제 만난 친구와 '일의 기쁨과 슬픔' 이야기를 나눴었거든요!!

ㅎㅎ 신기해요! 이 소설 읽으면서 경아님 생각을 잠깐 했지요 ^^

뭐죠? 두 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ㅎ

그러게요ㅋㅋ 제가 요새 웹소설 써보고 싶다고 했더니 친구가 강추했던 책이었어요! IT업계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ㅎ

이번 태풍은 아주 쿨~했던 거 같아요. 지나가니까 바로 햇살이 쫙!ㅎ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서 다행이었어요:)

태풍이 지나간 바다의 풍경은 아름답네요 :)

태풍이 상쾌한 공기와 구름을 끌어다 모아놓고 갔지요 ^^

이번에는 태풍이 치고 빠지기(?)를 잘 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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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온통 태풍이야기더라구요
느낌있는 사진도 좋네요. 팔로우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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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네요. 요즘 태풍 피해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얘들은 여기까지 저를 따라왔어요. 보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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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귀여워요 뭔가 이유가 있을텐데 텔레파시로 말을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