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보통은 관계를 맺는 것에 있어 나와 다른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그런 것 같다. 예를 들면 나에게는 중요한 예의인 부분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그렇다. 그런 사람들은 굳이 만나고 싶지 않다.
우리 학과에 학부 때 알고 있었던 한 후배가 입학을 했다. 어느날 우연히 나에게 근황을 물어보길래 있는 그대로 대답을 해주었는데, 자신도 대학원을 가고 싶다면 안달복달하는 것이 딱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도움도 주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 입시 전까지는 그렇게 나를 귀찮게 하더니 입시가 딱 끝남과 동시에 연락도 끝이 났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얄미웠다. 나는 입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혼자서 알아서 한 부분들, 학과에 대한 정보부터 시작해서 그 모든 부분들을 혼자서 해결한 나의 뒤를 가만 밟고 쫓아왔다는 것도 얄미웠고 그렇게 자신이 필요할 때는 잦았던 연락이 순식간에 사그라진 것도 얄미웠다. 나라면... 나라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나에겐 최소한의 예의인 것들이 그 아이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니 나랑은 다른 스타일의 관계를 맺는 그 아이를 굳이, 정말 굳이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다.
과거의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을 보고 싶지 않은지 잘 알지 못 했다. 모두를 만나고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분명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떨쳐내지 못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나를 좀 더 잘 알게된 이제는 나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만나고 싶지 않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는 사람들을 기꺼이 껴안고 싶지 않다. 우리는 여기까지, 그냥 그 사람이 알아서 잘 지내기를 바라는 정도. 딱 그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그 이상으로 나아가 이 관계를 발전시키기에는 내가 너무 소시민이어서, 그러니 그냥 멀리서 가끔 스쳐지나가는 소식을 듣는 정도로 선을 그어버리는 나를 부디 원망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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