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각의 마음들

in kr-pet •  7 years ago  (edited)

어버이날을 앞두고 몇 개의 꽃작업을 했다. 

남자친구 어머님께 드리는 플라워박스, 시어머님께 드리는 센터피스,

부모님께 보내는 꽃바구니 등등. 제각각의 사연들로 주인을 만날 준비를 

하는 꽃들을 만들게 된다. 그 중에서도 대체로 비슷한 재료들을 사용했지만

제각각 다른 느낌들의 작업물들이 있다. 참 신기하다. 

어떤 형태의 컨테이너에 담느냐에 따라 어떤 의도를 

품고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제각각 달라지는 꽃들.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질리지 않고 또 앞으로도 

자신있게 질리지 않고 꽃작업을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리라.  

그러면서도 처음 꽃을 준비하는 마음의 본질에 들어가보면 다 닮아 있다. 

나는 사실 주문제작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최소 3일전에 

주문 받았을 경우에만 꽃을 만들고 있다. 그 때 그 때 사정에 따라 

급하게 꽃을 찾는 분들도 많지만  상시적으로 꽃을 사입해두는 샵이 

아니라서 찾아주는 분들께 죄송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수고롭게 언젠가는 시들어버릴 꽃일지라도 의미있는 날을 

준비해 미리 나에게 연락해 비용을 지불하고 

색감, 연령대, 원하는 스타일 등을 상담해 선물을 준비한다. 

나 역시 그 정성이 어떠한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꽃 작품을 만들고 있다. 

정작 감사해야 할 사람은 나인데 늘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는다. 

이 어여쁜 분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항상 온 마음을 다해야지. 고마워요. 

내일이면 새벽 일찍부터 울산을 내려간다. 비용, 시간 모두 아깝다고 여겨져

울적하고 짜증났었는데. 일단 별 수 없으니 즐겁게 보내고 와야겠다. 

오늘은 어린이 날을 기념해서 아가들과 함께 풍납토성에 들렀다. 

연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한적한 이  곳에서 날뛰는 아가들에게 

끌려다니다가 왔다. 영락없는 개엄마. 

여기 극성 개 아빠도 한 분 추가한다. 참 행복하다. 

사실 지난 오랜 시간동안 내가 최고의 보호자였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다가올 순간에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요즘의 나는 순간순간을 조금 더 긍정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최근에 좋았던 점은 이맘 때 피는 으름덩굴 꽃을 만났던 것. 

종종 소재로 으름덩굴 잎은 사용했었는데 꽃은 실제로 처음봤다. 

하늘하늘 사랑스러운 나비를 닮기도 하고 독특한 매력이 있다. 

또 좋아하는 미스김라일락도 향기가 아주 좋다. 

타래붓꽃도 앙증맞게 귀엽다. 인파로 가득했던 올림픽공원에서 인적

드문 곳을 찾다가 들어선 야생화 학습장에서  많은 꽃들을 발견했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아가들도 긴장감을 덜고 신나게 뛰놀았다. 

하나씩, 조금씩 그렇게 같이 행복한 기억들 더해가자 우리. 

참 좋다. 요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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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박스 너무 좋아요. ㅎㅎ

감사합니다 :) (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