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9일 | 토미가 들려주는 삶

in kr-pet •  6 years ago  (edited)

사고가 났다.

주말 내내 토미와 시간을 보내고 '토미야, 누나도 누나 할 일 좀 해도 되지?'하고는 요가원으로 향했다. 나의 부재를 예상한 토미는 현관문이 닫히자 안에서 왕왕! 짖는다. '미안해'
요가원에서 몸과 마음을 풀고 검암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과 저녁을 해 먹고 요가도 복습하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했다. 밤 10시께인가 언니와 엄마가 있는 카톡방에 카톡을 확인했다. 카톡 알람을 안 해 놓아서 1시간 뒤에 확인한 카톡 내용. '토미 사고 났어'
내 침대 맡에 걸어둔 가방 줄에 토미 다리가 껴서 하루 종일 있었다고 했다. 근처 오줌이 말라 있는 것으로 봐서 다리가 낀 것은 꽤 오래된 것 같다고. 영상으로 전해 본 토미는 헥헥 거리며 자기 다리를 핥고 있었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토미의 아빠, 제리는 말년에 이런 일로 기력을 다 해서 예상보다 일찍 세상을 떴다. 문고리에 걸어둔 브라끈에 토미 팔이 낀 것을 발견한 날도 있었다. 브라끈은 토미가 이로 끊으려고 시도한 자국으로 가득했다. 그 모습을 발견한 날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또 화장실에 갇혀서 몇 시간 있던 날도 있었다.
운이 나쁜건지 이런 장면을 우리 언니가 가장 많이 봤다. 어떤 짓을 해서라도 시간을 돌리고 싶지만 이미 벌어진 일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나를 힘 빠지게 한다. 삶은 매정하게 돌아서버린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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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네요 ㅠㅠ
저도 그런일이 종종 있어서 어떤 마음인지 이해합니다...
그만큼 더 잘해주시면됩니다 힘내세요 ^^

ㅎㅎ 힘내라는 말씀 고맙습니다. 저도 제 삶 안에서 최선을 다 하려고요.. 후회없이 ^^ 고맙습니다!

에구구 ㅜㅜ 마음 아프네요
전 cctv 설치 해놓은 뒤로는 그나마 조금 안심되더라고요

cctv를 달게 되면 공간을 한정 지어야 하나요...? 그걸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닌데.. 지금은 토미가 집에 있을 때 집 전체를 다니게 해둔터라.. cctv를 설치하게 되면 한곳에 해야하는지 어떤지 잘 몰라서요.... 어떤 방법이 토미와 돌보는 사람에게 가장 좋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보통 거실에 설치해두고 ㅜ 거실에서 자유롭게 놀게하는 것이 보편적인듯 해요 거실 높은곳에 설치하면 거실전체가 보이거든용 ㅎㅎ

꾸욱.들렸다가요

댓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