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86일 | 토미가 들려주는 삶

in kr-pet •  6 years ago 

수액을 맞힐 때가 되어서 토미를 동물병원에 맡겼다. 토미가 없는 집은 너무나 조용했다. 내가 좋아하는 뜨개질을 해도, 유투브로 재미있는 영상을 봐도 토미가 없으니 영 재미가 없다. 같이 있던 엄마에게 얘기하니 "그럼~ 한 사람만 없어도 빈 자리가 얼마나 큰데~" 하신다. 6시간 정도 수액을 맞을 동안만 없는건데 참 허전하다.
저녁 6시, 토미를 찾으러 와도 된다는 연락을 받는다. 벌써 반가운 얼굴을 하고서 집 앞 동물병원으로 간다. 동물병원 유리창으로 바들바들 떨고 있는 토미의 뒷모습이 점점 가까이 보인다. 얼른 안아줄거야. 문을 여니 태어난지 얼마 안되어보이는.. 거의 날라다니는 말티즈 두 마리가 내 다리를 핥고 난리다. 하지만 내 시선은 토미에게 고정. 내 냄새를 맡았는지 토미도 몸을 일으킨다. 토미를 넘겨 받는데 생명을 받아든 느낌이다. 밝은 빛 같은 것이 내 품에 들어온다. 삶이다. 삶.
병원 밖을 나가자마자 혀 짧은 소릴 시작한다. "누나 보고 싶어찌이~ 오늘 토미 수액 맞느라 고생해떠어~ 이제 집에 가자~ 집에 가자, 토미~" 남들은 나 때문에 토미가 산다고 하지만 나는 정말로 토미 때문에 삶을 살고 있다. 고마워, 토미야! 우리 더더 사랑하면서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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