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의 소녀가 쓰던 원고를 불 지른 것 처럼
가슴께가 꽤나 답답했다.
그녀는 화를 가라 앉히는 법을 알지 못했다.
분노조절장애, 그녀의 병명이었다.
알면서도 되풀이된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나왔다. 뭐 따지고 보면 나도 마찬가지
아니었나.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 대해
토를 달 입장이기나 할까. 왠지 모를 답답함에
가슴을 주먹으로 때려보다 가만히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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