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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무슨 말을 하고 싶기에
늦은 밤 이리 창문을
두드리는 것이냐
연약한 몸 산산이 깨트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어제만 해도 백의(白衣)모습으로
살며시 창틀에 내려온 너 아니더냐
소리없이 세상을 덮어주지 않았더냐
그러나 오늘 령(鈴)의 모습으로 타닥타닥
곤두박질 치는 이유가 무엇이냐
파산(破散)된 형체로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
창문 위로 방울방울 널부러진
너의 모습에 가슴 아파
창문을 여니
가벼운 봄바람
방 안 깊숙이 들어 온다
아 봄이구나
아 봄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