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리포트] 7. 아직도 나오는 질문... 「나는 ~~~가 아닙니다.」

in kr-politics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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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코발트 탄광.
노근리.
고양 금정굴.
거창.
그리고 서울대 병원.

단언컨대 근현대사를 통틀어 이 땅에서 일어난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는 6.25라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땅 곳곳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하루 하루를 살아갔던 많은 민초들은 한번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던 「이데올로기」라는 이상한 원인에 휩쓸려 죽고, 죽였으며, 죽임 당했습니다.

그 와중 그들이 묻는 질문이 있었죠. 누군가는 "너는 빨갱이인가?"고 물었고, 누군가는 "너는 미제 앞잡이 자본가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대답이 어찌되건 관계없었습니다. 살인을 위한 명분에 불과했으니까요. 잔혹한 살인마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천인공노할 학살을 저지른 그들에게 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한국인은 동포가 아니라 언제든 적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적군이었죠. 그 과정에서 국가의 보호는 없었습니다. 군경조차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왜 그들은 죽었어야 했을까요. 머리에 빨간 물이 들었다거나 아니면 자본가의 물이 들었다는 것은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요. 하루 하루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쌀을 줄테니 전향서에 도장을 찍으라 하고, 그 사람들을 모아서 학살한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사람들의 명단을 모아갔고, 어떤 생각으로 총질을 했을까요. 아픈 민간인 환자들을 '원수놈의 앞잡이'라 칭하며 대검으로 찔러 죽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던걸까요?


전범은, 어쩌면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공포였을지도 모릅니다.

문득 그들이 두려워 했던 것은, 어쩌면 3.1 운동같은 민중의 들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민중의 머리속에 죽음이라는 공포를 각인시켜 그들에게 맞서 일어나지 못하게 하려는거죠. 일제 강점기 36년을 거치면서 들불처럼 일어났던 독립운동은 그들은 기억했을 것입니다. 언제 눈을 뜰지 모를 깨어있는 민중의 의식이 폭발하여 부패하고 강압적이며 독재를 획책한 그들을 끌어내리는 것이 무서워, 그리도 잔혹하게 사람들을 억눌렀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빨갱인가 빨갱이가 아닌가 하는 50년대의 질문이 아닙니다. 우리 민족앞에, 그 도도히 흐르는 역사 앞에 서서 떳떳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잘못한 것이 있다면, 역사의 강에 사죄와 책임으로 흘려내리고 아직도 역사의 강을 타고 흘러내리는 핏물을 주워 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 신화의 저승의 강은 다섯 줄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비통의 강 아케론과 시름의 강 코퀴토스, 업화의 강 플레게톤, 망각의 강 레테, 증오의 강 스틱스. 그 중 레테의 강은 생전의 모든 기억을 잊게 한다고 일컬어졌죠. 우리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많은 증언자들과 생존자들은,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가지고 이 땅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승의 강을 건너 그들의 아픔이 아물지 않고 망각되기 전에, 더 이상 늦지 않게 지금이야말로 역사의 흐름 속에 옅어지고 있는 희생자들의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는 규명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그들의 상처를 대의를 위한 희생, 가치 없는 죽음으로 치부하며 어서 그들이 이 땅에서 사라지길 바라겠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의 기억은 그 인간이 사라진다고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물어야 합니다. 당당히 역사 앞에 마주설 수 있는지를, 진실되게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 수 있으며, 그들이 겪어온 한서린 과거를 보듬을 수 있고, 지금도 분단 과정에서 힘겨워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백악관은 중국의 의사를 타진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다시 한반도를 놓고 대리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남과 북. 지난 1월부터 물밑에서부터 숨 가쁘게 달려온 남과 북의 미래는 이제 종장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에게 굽히거나, 혹은 북한이 중국을 업고 다시 한번 판을 깰지의 시나리오만 남았습니다. 어찌되건,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방식 그대로 북한의 위협이라는 문제를 발바닥에 박힌 가시처럼 내버려 둘 수는 없을 것입니다.

흘러간 역사의 강물을 되새기며 이젠 없을 종북을 찾고, 간첩을 만들고, 탈북을 조작하고, 그렇게 해서 더더욱 스스로의 입지를 공고하게 하던 그런 현실은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이젠 정말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길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민족의 미래를 만들어 갈 중요한 미래, 저는 이 미래가 결정되기 전에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아직도 사람에게 색깔을 씌웁니까?'라고요. 부디, 저는 우리의 후손은 이런 퇴행적이고 이분법적인 질문 대신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회에서 살길 바랍니다.

좋은 밤 되세요.

@. 학살을 찬양하고 숭배하는 정말 사람인지 의심되는 생명체랑은 더 이상 대화 못하겠습니다. 웬만해선 mute 해도 다 풀고 하는데 영구 mut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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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잘읽었습니다
또놀러올께요

회담결렬도 아쉽지만, 누가 '갑'인지 대놓고 말하는 서한문을 보니 더 속상하네요.

항상 기숙사 자기전 잘 읽고 있습니다^^

색깔론이 선거에서 보이지 않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얼마전에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 다뤘던 이 문제를 보고 참 슬퍼졌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유없이 빨갱이 라고 낙인찍혀 죽임을 당해야 했던 사람들 .. 그리고 가족들..
가슴이 먹먹해 졌어죠...
잘 읽었읍니다..
지금은 그 시대의 대한민국은 아닐거라는 희망을 꿈꿉니다.

제가 모르고 리스팀을 했는데 결례가 되는지 몰랐읍니다 .
사과드려요! 만약 이 포스팅 리스팀 건에 대해서 제가 해야할 책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리스팀은 문제가 전혀 안되요. 외부 불펌이 문제가 될 뿐입니다.

  ·  7 years ago (edited)

감사합니다 불필요한 논쟁은 안하셔도 읽는 사람 개개인이 판단 할거라 생각합니다
응원합니다!

저는 정말 간절히 통일이 오기를 바랍니다. 정책이 색깔로 평가받고, 대화가 이념문제로 갈라지는 것을 더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과거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을 바랍니다.

회담 결렬을 보면서 중국과 미국의 대리전속에서 우리나라가 대처를 과연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풍랑에 휩슬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기를 기대해봅니다. ^^ 스팀 가입이 여러번 안되다가 드뎌 가입되어 댓글을 남깁니다. 녹티스님 늘 감사합니다.

"본 게시물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는 어떠한 경우에도 금지됩니다."
이 말에 누르려던 리스팀 클릭을 주춤했네요 ㅎㅎ

세상은 느리지만 조금씩 앞으로 갑니다.
때론 직선이 아니고 옆길로 새서 더 느릴때도 있지만
결국은 앞으로 갑니다.

내가 비록 그 좋은 세상 볼수 없을지 몰라도
내 아이는 그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해주려
오늘도 작은 힘을 보탭니다.

리스팀은 가능합니다... 동의없이 외부로 퍼나르는게 금지될 뿐입니다.

ㅎㅎ 농담입니다. 이미 리스팀 했습니다.^^

태극기를 보면 빨강과 파랑이 한데 어울려 있습니다. 빨강이도 파랑이도 결국 하나라는 의미가 아닌지...
더이상 나누지말고 나뉘지 말았음 좋겠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어느나라이든 학살은 많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학살이 참 많았던거 같습니다~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앞날을 위한 희망찬 설계는 늘 매력적인 것입니다만 과거는 과거대로 당사자들이 그시점에서 최선을 다 했다고 봅니다. 지금의 잣대로 일방적으로 퇴행적 운운은 다소 무리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남과 북의 문제에 있어, 앞으로 예상되는 통일(또는 연방)이 불러올 미스매칭 즉, 우리의 법체계와 북의 그것은 계속해서 갑과 을의 관계를 강요할것 같아 그것이 늘 걱정입니다. 우리는 사소한 부분부분에 대한 정의를 주장하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같습니다..북의 한사람에 의한 일관된 주장에 대한 우리의 여러 정의는 결국 우리가 모든 일에서 양보해야만 이루어 질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현실이 아닐런지요.
이루어질 번영의 모든 것들이 결국 그들의 입맛에 맞춰지게 되는게 아니런지.. 그러니지금 우리가 해야 할일은 서로를 탓히지 말고 대국적 견해가 뭔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과거를 비방하는 일은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다가올 미지를 대처하는 일은 너무 어렵습니다.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때입니다.
스팀잇에 들어와 처음으로 길게 써보네요.
스팀잇 너무 좋습니다^^

마지막에 후손들에 대한 바램이 인상 깊습니다.
이제 이런 논쟁은 제 대에서 끝나길 기원합니다

  ·  7 years ago (edited)

저의 관심사 밖이지만 참 잘읽었습니다.
제 글에도 오셔서 보팅해주시고 리스팀해주시고
너무 힘이납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좋은글입니다.

이런의견을 글로 표현할수 있는 능력이 부럽기만 합니다

정작 두려웠던 것은 이데올로기와 사상의 차이가 아니라, 민중의 집단적인 본기와 저항이 가장 두려웠던 것이다. 일리 있는 설명이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 아픈 과거에 대한 님의 역사 인식과 미래 방향성에 200% 공감합니다.

누군가를 악의 집단으로 소속시켜 매도하는게 편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일이죠. 일베충으로 몰거나 종북으로 몰거나 기타 등등....

좋은 글에 댓글로 개 짖는 소리보다 못한 글이 보이는군요.
그렇게 나라를 생각한다면 스팀잇에서 셀봇콤보로 지랄말고 좀 더 큰 무대로 나갔으면 싶군요.
잘 뮤트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