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밀덕밀덕] 독도함, 그리고 K-11 차기복합소총

in kr-politics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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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급 강습상륙함LPH, Landing Platform Helicopter의 3번함인 백령도함에 F-35B 탑재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 2020 프로젝트에 속한 대양해군 구축 개념에 항모는 어찌보면 핵심 역할을 하기에, 노무현 정부의 계승자인 현 정부가 경항모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라고는 생각을 했습니다.

타자는 지난 2017년 9월경 합의된 한미간 원잠 보유 합의 역시 큰 그림에서는 항모전단을 생각하고 진행된 정치적 포석이라고 판단했기에,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경항모 도입 혹은 LPH에 함재기를 다는 최악의 선택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는 일이 없더군요.

사실 10년간의 두 민자당계 정부에서는 늘 그랬던 것 처럼 당장 북한과의 대립구도와 함께 그림을 만들기 가장 좋은 육군쪽에 대해 푸시를 많이 해 줬습니다. 인사 TO를 적극 활용해가면서 말이죠. 그런 육군 입장에선 육군 편제를 대폭 날려버리는 국방개혁 2020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거고, 군과 정치가 야합하는데 최고의 조건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아직까지 육군 감축을 놓고 말이 많습니다...

그 전후 육군측의 대대적 언론플레이가 있었다는 점이나, 국방개혁 2020이 실제 2020년 필요한 작전개념보다 훨씬 미래의 개념을 담고 있고 이루기 힘든 목표였다는 점 등을 모두 걷어내고 본다면, 해군과 공군은 육군과 기무사를 걷어내는데 도움을 주는 대신 현 정부에 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 개인의 생각 또한 군 병력의 질적 증강에 투자하는 데에 매우 긍정적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F-35B였어야 하는지는 과연 의문입니다. KD-1에 과도한 무기체계를 얹다보니 상부갑판의 무게중심 문제가 나온게 엊그제 같은데, LPH에 과연 내열갑판을 얹을 수 있을까요? 실제 미군에서 운용하는 F-35B 역시 리프트팬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엔진 배기가스로 인해 갑판에 강력한 바람(압력)과 열이 가해진다는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 역시 계속 장비를 고치면서 교범을 손대고 아일랜드를 점점 축소하는 편입니다.

가뜩이나 단층구조 격납고를 채택하고 있는지라 전고를 쭉 늘려버린 비정상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어서 무게중심을 아슬아슬하게 맞추고 있는 독도급 강습상륙함에 상부갑판에 내열갑판이 얹어진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진수식 직후 선회 한번에 우루루 자빠질걸 걱정해야 할걸요.


아메리카급입니다. 대놓고 이건 항모로 설계한거죠.

아메리카급과 독도급은 만재배수량은 2배(4.5만t VS 1.9만t) 차이나는데 전장x전폭은 257.3m x 32m Vs 200m v 31m입니다. 이게 무슨소리냐면 몸무게는 절반인데 덩치는 비슷하단 소리죠. 차라리 독도급이 훨씬 더 큰 만재배수량을 가지고 완전히 PIPPerformance Improve Plan, 성능개선사업를 거친 후 새로 태어난 함이라면 F-35B를 운용해도 되겠습니다만... 지금 시점에선 너무 위험한 도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박의 항행이라는 기본적인 성능을 깡그리 무시한 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만 내려는 군 특유의 썩은 근성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군 조직은 해군이건 공군이건 육군이건 싸그리 한번 갈아엎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럴땐 YS가 살짝 그리워지기도 하는군요.

육군에서 강하게 푸시하고 있는 K-11 차기복합소총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심각합니다. 여기엔 보여주기 위한 사업이라는 문제점에다 잘못된 사업체 선정까지 겹쳤습니다. 육군이야 워낙에 까일 일이 많으니 여기서 또 뭘 더 까겠냐 싶지만, 할 말은 해야죠.

스펙상으로는 20mm 유탄을 무려 '스마트하게' 공중 폭발식으로 터트려서 지금까지 보병분대가 갖지 못한 화력투사의 고도화를 불러옵니다만... 실제 실험시에 폭발이 꽤 많이 일어났죠. K-11의 20mm와 5.56mm간 사격시 모드 변경 문제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스마트한 설계가 이루어졌습니다. 아니 비꼬는게 아니라 진짜에요. 문제는 20mm 탄을 발사할 때, 무려 RFID를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총구 끝에 있는 RFID 인식장치를 통해 탄에 FCS사격통제장치, Fire Control System가 주는 정보를 담고 안전장치를 푸는 식이죠. 네. 분명 RFID 인식속도가 빠르고 트랜잭션 처리도 우수합니다. 그런데 총구속도는 아무리 느려터진 유탄이라 해도 80m/s정도인데... 그 사이에 FCS 정보를 모두 처리한다는게... 어 음... -_-;;;

조달청에서 국책사업 평가를 할 때, 실제 관련자가 아닌 외부 평가단이 들어오게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들이 다양한 전문적 의견을 제시해주어야 합니다만, 자칫 그 당시에 가장 핫한 기술의 네임밸류에 넘어가서 실제 시스템(여기선 무기체계)이 달성해야 할 목표를 놓치고 기술 자체에 매몰되는 순간 프로젝트는 산으로 가게 되는거죠.


이래저래 고생하는건 사병들 뿐입니다... 모병제 전환을 하긴 해야 할텐데요.

3군+국방부 간의 알력 싸움부터 각 무기체계 도입 역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군대는 갈 길도 멀고 까일 일도 많습니다. 뭐 그렇다고 이런 말도안되는 헛소리에 넘어가서 "우리가 지금 당장 베트남처럼 적화통일 될거야"라던가, "북한의 핵 한방이면 우리나라 군대는 없어져"라고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습니다. 그럴 확률을 기대하느니 롯데 자이안쓰의 통합 우승을 원숭이가 키보드를 막 두들겨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완성할 확률이 훨씬 높을거니까요.

다만 현 정부에서도 너무 높게 잡힌 목표와, 그 사이에서 어떻게든 이윤을 남기려는 브로커들, 기술 자체에 매몰되어 진짜 요구조건이나 필요사항이 무엇인지 모르는 평가단들이 암세포처럼 군 시스템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당장 블락체인에 대해 오락가락한 대목에서 (물론 중국 환치기 우려를 한 것도 있긴 합니다만...)도 잘 알 수 있지요.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 꾸준한 국민의 감시밖에 더 있겠습니까. 늘 눈을 부릅뜨고, 정치인들을 조지면서 그들이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국가를 경영하도록 갈구고 줘패야죠. 그의 정치철학에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 한마디를 남기며 포스팅을 끝내려 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그리고 지선 투표, 꼭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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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항모+F35B 조합은 기술적 문제도 있지만 달성하려는 전략적 목표가 애매하다는 이유로 많이 까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북한 상대로는 가성비가 매우 떨어지고, 중국 상대로는 지상발진 항공기가 엄호해주지 못하는 구역에서 생존하기 힘든데 어따 써먹느냐는 논리였죠.
말라카 해협의 석유 운송로 보호 얘기까지 나왔었는데, 역시 중국 상대로는 어림도 없고 우리가 해외에 무력투사할 이유나 능력 모두 없으니...
현실은 이미 있는 이지스함과 잠수함에 숙련된 인력을 편제대로 채우기도 힘들어 하는데다, 독도함에는 몇년째 헬기도 못올리고 있지요.

그죠. 독도함에 당장 대잠헬기 채우는거부터 어케 좀 해야... 무엇보다 대잠초계기도 오버 소티 소화하다보니 노후화가 심각하죠

저는 이지스함이나 추가적으로 건조했으면 좋겠네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나 중국 등 동북아 힘의 균형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필수적이고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해군항공대 개편 및 대잠초계기 / 헬기 확충, SOSUS라인과 애스록 발사기를 비롯한 대잠전력 확충등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갈길이 매우 멀어보이긴 합니다.

국방쪽은 그렇게 보고 시스템이 열심히 만들어져있는데 어쩜 그렇게 구멍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없던 보고도 만들어내다보니 그렇게 된걸까요...?

이런말도 있죠 .나라에 예산이 없는게 아니라 도둑놈들이 많다고...국방은 아주 기가막히죠..usb하나에 몇십배 뻥튀기 ..국방개혁만 잘해도 대한민국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지않을까 합니다.

네~ 투표의 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고보면 K-11를 처음 봤을때 지금쯤에는 완성되겠지 싶었는데 아직 기간이 조금 남았군요. 2020년엔 완성할수있을지....

이번 선거는 기대반 우려반 이네요
그래도 주변을 보면 조금 더 눈을 뜬 사람이 많아졌더라구요 ;D

헤헤 벌써.... 투표일이 다가온에ㅛ.
정치 사회 갤러리 관리자인데 가서 일 좀해야겠군요

학교다닐때 버스타고 지나가며 H중공업에서 독도함 건조중인걸 봤던 기억이 있네요...형 그런데 거기서 롯데가 왜나와..ㅠㅠ

  ·  7 years ago (edited)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야 하죠. 쉽지만 지키기 어려운 다짐.

잘보고 갑니다.

녹티스크님의 글과 예전 저의 군대 선임의 글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진정 기쁜 맘으로 풀봇을 날려봅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감시를 해야죠...
근데 이런 정보를 어찌 아시는 것인지...
혀를 내두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