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회차 상담후기] 진로 고민,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제일 중요

in kr-psychology •  6 years ago  (edited)

384155_272060386178755_897713548_n.jpg

45회차 상담에서는 진로 고민을 털어놓았다. 진로 고민이라... 진로 고민은 흔히 상담에서 자주 등장하면서도 어려운 주제인데... 이 주제로 상담을 했으면 해봤지 상담을 받아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진로 고민이란 마음의 여유가 있고, 마음의 생채기가 씻겨 나가고, 어느 정도 자신을 돌아볼 힘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 아니었던가. 내가 그만큼 나 자신을 돌아볼 힘이 생겼다는 것에 뿌듯하면서도 진로에 대한 혼란스러움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인 요즘이다.

사실 진로 상담은 흔히 적성이나 흥미를 통해서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특히, 진로 흥미 검사 같은 진로 검사를 통해서 자신의 흥미를 찾는다. 하지만, 검사를 통한 상담을 하고 나서 내담자의 반응은 뜨듯미지근하다. 검사에서 나오는 직업군이 오래되었기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답을 아마 해주지 않아서 일 것이다. 그래서 진로 흥미 검사에서 나오는 단 몇 가지의 단순한 성향으로 사람의 진로를 파악한다는 것이 사실 억지스럽기도 하다. 대학생 진로 검사와 해석상담은 시간과 비용이 한정적이어서 어쩔 수 없지만, 조금 여유가 있다면 장기적인 상담을 통해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면서 미래를 의논하는 것이 제일 좋은 진로 상담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진로 상담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장기간의 상담을 통해 상담 선생님께서 나의 성향을 매우 잘 파악하고 있으시기 때문에 진로를 고민할 때도 나의 성격적인 부분을 위주로 진로 고민을 들어주신 것 같다. 내 성향은 틀에 맞춰진 것을 좋아하고, 애매모호한 것을 싫어하며,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관계지향적이고 모호하고 깊이 있는 B 전공보다는 A 전공이 더 잘 맞으실 것 같다고 하셨다. 현재 대학원까지 B 전공으로 졸업한 상태인데 갑자기 A 전공으로 전향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니... 물론, A 전공과 B 전공을 선생님의 말씀대로 단순화시킬 수는 없지만 나의 성향에 비춰본다면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씀 같다.

2년 반 동안의 대학원 생활을 통해서 얻은 것도 많고, 많이 성장을 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내 성향에 맞는 전공을 찾아본다면 A 전공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B 전공은 해본 길이기 때문에 후회가 없지만, A 전공은 해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후회가 남을 것 같다. Decision making이라는 것이 상당히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면 지금 끌리는 대로, 지금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나의 Decision making 방식이다. 왜냐면, 현재는 알 수 있지만 미래는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에 기반한 의사결정 과정은 항상 불안정하고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내가 즐겨보는 유튜버 Sarang이라는 유튜버가 있다. 치위생과에서 생물학과로 편입하고, 치대에 입학해서 치과의사를 준비하고 있는 분인데, 멋있다. 어떤 사람이 진로 고민으로 Q & A를 남겼었다. "A라는 길은 하고 싶은 길인데 어렵고 힘들 것 같아요. B는 쉬운 길인데 A 보다 하고 싶지는 않아요." Sarang은 "힘들다고 안 할 건가요? 자꾸 힘들다고 쉬운 길로만 가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해요." 이 말이 정말 나에게 충격적이었다. 나한테 정말 필요한 말이다. 항상, 조금 더 편하고 조금 더 쉬운 길로 갔었다. 대학교도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었는데 치열한 경쟁을 피하고 싶었다. 대학원 전공도 그렇게 결정했다. 그래서 다들 "너 정도면 더 좋은 학교로 갈 수 있고, 점수도 되는 데 왜 안 가? 너 정도면 대학원 A 전공도 할 수 있는데 왜 안가?"라고 했었다. 그때는 내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열심히 공부할 마음이 크게 없었다. 단지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 쓰기, 리포트 쓰기에만 몰입해서 운 좋게도 성적은 잘 나올 수 있었지만 기말고사 같은 암기과목은 거의 공부하지 않아서 밤샘 작업으로 writing에서 얻은 점수를 다 깎아먹어버렸다.

이번 진로는 조금 힘들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길로 가고 싶다. 선생님도 마지막에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일 중요한 건 지수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다". 하기 싫은 건 억지로 하지 말자. 끌려다니지 말자. 나는 충분히 지금까지 끌려 다녀왔다. 열심히 해서 내가 처음에 하고 싶었던 내 모습을 한 번 실현해보고 싶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