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물건이 운명했다. 나는 내 것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 여태껏 무언가를 잃어버린 적이 없다라고 말 하고 싶지만, 졸작 때 정말 딱 한번 내 첫...아이폰을 잃어버린 거, 아니...옆으로 샐 것 같으니 줄이고 단 한번 빼고, 단 한번도...아 또 떠오르네ㅠㅠ큰 맘 먹고 세벳돈 털어 샀나, 엄마가 사줬나, 이랜드도 아닌 THE!헌트에서 산 코트를 잃어버린 적도 있구나. 나의 생각만큼 글도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지금 빨리 고쳐야겠다. 의식의 흐름처럼, 나만 실시간으로 쓰고 나만 받아들이는 것 처럼.
어떻게 줄이고 늘리지? 늘이고 줄일거지?
의식의 흐름이라지만 의식이 살아있을 때 살려야 한다.
술은 묻었고, 결국 의식의 흐름이다.
돈만 있으면 되내. 신발같은 돈만
작으면 죄어오고 크면 흘러내리는
돈만 있으면 되내. 신발같은 돈만
작으면 죄어오고 크면 흘러내리는
돈만 있으면 되내. 돈만 있으면 되내.
<퓨어킴, 여>
몇 년 전부터 계를 디밀어 넣던 친구들의 모임에 도착할 때즈음 기가막히게도 흘러나온 목소리였다.
'소 한마리 사주세요...돈만 있으면 돼내. 신발같은 돈만...'
내 딴에는 친구들이 나한테 총무 감투 다 씌어 놓고, 왜 소냐 그랬다. 돼지는 안 되냐. 그래서 그 날 술을 먹고 이 노래가 다시 떠올랐는지도 모르겠다.
소 한마리는 못 먹고 갈비는 좀 뜯다가 돼지로 갈아탔다.
사진 못 찍었다.
삼각지 <몽탄> 인정.
ㅅㅂ 뼈가 반이잖아, 맛있으니까 봐줬다. 분위기도 굿.
내가 사진 찍고 뭐하기에는, 정말 뭐 같아서 안 찍었는지 못 찍었는지 그랬다.
그날이었나.
내 물건, 전자담배의 일부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전부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기서 이야기가 새면 날 샌다. 암튼, 그랬다. 몹시도 가벼운 것을 잃었는데, 몹시도 무거운 것을 잃은 것 같아 몹시도 힘들었다. 그 마음은 지금도 표현이 안 된다.
며칠 동안 나와 함께 했던 꼬리뼈의 딱지도 모를 것이다. 그 때 아파트 화단에서 엉덩방아 찧으며 위의 파란색으로 바뀐 그 일부를 잃어버렸었나보다.
한심했지. 그 때 떠올린 사람에게 보낸 연락도 다음 날 열어보니 한심했다.
다음 날, 내 주정에 답이 없던 대답을 받았는데도 답장조차 못 했었다.
그저 새벽에 잠에 깨서 답장을 읽고, 슬쩍 웃고 잤나보다.
지금도 나의 물건, 차이코스는 no를 외친며 주인을 외면한다. 그날 잃어버렸던 일부를 색깔도 이쁘게 다시 사서 끼운 게 보름밖에 안 되었는데.
일년만에 운명하고 남기고 간 글자. 3640까치. 숫자를 보니 궁금했다. 넌 얼마를 먹어치웠을까. 182갑을 나에게 옮겼구나. 팔십여만원을... 태우는 담배까지 하면 백만원을 앗아갔구나, 담배가. 근데, 아까웠다. 위의 사진처럼 반갑이나 남았어, 피고 남은 건 옆에다 옮겼었는데...냄새가 없어서 좋았는데...
숫자를 계산하니, 십여년을 함께 한 담배를 끊을까도 생각했다. 2100원이 2500원이 되고, 4500원이 됐을 때 끊을 걸. 그랬으면 네 발 달린 바퀴가 내 앞에 있을텐데. 그 생각도 잠시였다. 그렇게 친구를 떠나보내기에는 너무 그렇잖아...
일부를 최근에 샀으니, 몸통을 다시 살까.
PPL타임! 이라고 하려다가, 길게 쓰다 ㅅㅂ같에서 지운다. 권련형 전자담배 태우시는 분들. 차이코스도 괜찮아요. 담배를 끊을 생각은 아직은 없나보다.
내 바다 속에는 깊은 슬픔과 헛된 고민들 회오리치네
그 바다 위에선 불어 닥치는 세상의 추위 나를 얼게 해
때로 홀로 울기도 지칠 때 두 눈 감고 짐짓 잠이 들면
나의 바다 그 고요한 곳에 무겁게 내려다 나를 바라보네
난 이리 어리석은가 한 치도 자라지 않았나
그 어린 날의 웃음을 잃어만 갔던가
초라한 나의 세상에 폐허로 남은 추억들도
나 버릴 수는 없었던 내 삶의 일부인가
어릴적에는,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에 이 노래가 있었는데.
지금은 테이프가 늘어지게 들었던, 이 노래가 감흥이 없다.
너는 그때의 나도 사랑하지 않았으면서, 지금의 나를 탓하고 그것도 모자라 옆에서 핑계를 찾고, 또 나와 과거의 옆을 탓하는구나.
Load short.
아직도 나의 물음에 차이코스의 대답은 같다.
꺼져, 라고 들리는 것 같다.
똑같이 주어진 상황에서, 다른 해석을 놓을 수도 있는데, 왜 이럴까.
꿈에 화장실이 많이 나온다.
근데, 정말 드럽다.
꽃과 같이 행복하다, 똥을 보면 더 그렇다.
근데, 정말 누고 싶을 때 그런 장면이 나온다.
덩어리면 그런대로 피하면서 처리를 할텐데
퍼진다...ㅅㅂ같다.
그럴 때 깬다.
정말 드럽고 거시기하다.
그런게 몇년이 됐다.
높은 곳을 좋다고 기어올라갔다가,
아래를 내려보고는 벌벌 떨며 깨기도 한다.
정말 무섭고 거시기하다.
그런 것도 몇년이 됐다.
예전에는 뭐든 타고 날아다니는 꿈도 많이 꿨는데,
아바타 보지는 못했지만, 꿈 속에서는 내가 스필버그였었는데.
카메론 영화구나.
나는 힘들까.
그런대로 살고 있으니, 힘들 자격이나 될까.
넌 힘든 것도 아니야라고 나를 무시했을까.
스스로에게 무얼 더 숨기고 있을까.
왜 스스로를 깍아내리고 있을까.
잘 할 수 있잖아.
그러니까 아직도, 살아서 숨 쉬고 있잖아.
방구석에 작년에 산 대가리가 고꾸라진 선풍기에, 일부를 잃어버린 차이코스에 나의 모든 것에 감정을 이입할 필요가 없다.
병원 정말 싫어하잖아.
그저 이렇게 떠드는게, 누군가 의지가 될 것 같은 이에게 떠드는게
조금은 치유가 돼서 떠드는 것 같다.
같이 옆에 가까이 지내온 이들보다,
세월의 공백이 넓지만,
그 무엇을, 그 무엇이 조금이지만 많게 느껴지니.
깊은 밤을 날았던, 오늘의 마지막 꿈은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짐같은 거 안 할랜다.
당장 내 발등을 긁게 하는 모기만 잡고 잘랜다.
담배는 참아본다고 소소한 다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