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출처: The Spandrels of San Marco Revisited (by The Evolution Institute)
생물학적 진화와 인류의 문화적 진화에 관한 인터뷰가 있는데, 내 전공이 아닌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이 섞여 있는지라 꽤 어렵다. 다음은 "단속평형설"로 유명했던 고 스티브 제이 굴드와의 “산 마르코 성당의 스팬드럴" 논문의 공저자였던 리처드 르원틴을 역시 진화생물학자인 데이빗 윌슨이 방문하여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르원틴에 따르면 굴드는 진화학자 사이에서 스타가 되고 싶었기에 임팩트를 주기 위하여 과장과 단순화를 이용하였다고 한다. 즉, 단속평형에 의한 진화의 정도를 그래프로 그린다고 한다면, 원래는 점진적 기울기의 변화와 급격한 기울기의 변화가 교차되는 것인데, 굴드는 학술 발표에서 명확한 인상을 심기 위해 진화가 완전히 멈추었다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그래프를 그린 것이다.
그리고 르원틴은 에드워드 O. 윌슨의 "사회생물학"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는데, 예를 들어 인간의 "공격성"에 대해 이야기할 경우, 소위 "윌슨 학파"의 사회생물학 (또는 진화심리학)에서는 이를 인간의 "본성"의 하나라고 본다. 하지만 반대의 예로써 군대에 가지 않음을 고집함으로써 평생 감옥에 갇히는 경우를 어떻게 보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그것도 그 사람이 자신의 신념을 고집함으로써 나름의 공격성을 표출한 것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공격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한 대조가 불가능한 소위 "just so story"라는 것. 좀 심하게 말하자면 아무데나 갖다 붙일 수 있는 말 만들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I think the worst thing we can do in science is to create concepts where what is included or not included within the concept is not delimited to begin with. It allows us to claim anything. That’s my problem with Sociobiology. It’s too loose."
"내 생각에 과학을 하는 데 있어 최악은, 애시당초 무엇이 포함되고 포함되지 않는지를 한정짓지 않은 개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면 (말로는) 뭐든 주장할 수 있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사회생물학'의 문제다. 너무 느슨하다는 것."
또한 인터뷰어인 데이빗 윌슨은 생물학과 인류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진화생물학자인데, 그와 관련하여 르원틴에게 "인류문화의 진화"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인류문화의 진화라 함은, 문화는 기본적으로 집단적 유전의 형식으로써 후대에 전달이 되는데, 또한 환경에 의해 적응을 하게 되고, 필연적으로 전통과 변화된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르원틴은 이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는데, 굳이 진화에 비유하여 인류 문화의 "진화"라고 할 것 없이 그냥 인류 문화의 "역사"라 하면 안되냐고 반문한다.
요약하자면 "인류 문화의 진화"는 문화의 "역사"를 생물학적 "진화"에 공통점을 끼워맞춘 잘못된 유비추리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 이외의 동식물의 경우는 종의 변화와 더불어 환경의 변화를 함께 겪는 "공진화"를 하는 반면, 인간의 경우는 인간 자체의 원인에 의한 변화가 주도적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두뇌의 발달로 인하여 동물들의 틀에 박힌 의사소통 방법이 아닌 언어에 의한 이성적-논리적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독특함으로 인해 "문화"라는 것이 생겼는데, 그 문화 자체의 생성과 변화 또한 진화의 결과로서 나타났기에 굳이 "문화"라는 것까지 이중적으로 진화적 시각에서 보기보다는 하나의 역사로서 인식하는 것이 더 옳다는 이야기.
"Organisms are always creating their own hole in the world, their own niche(local environment)."
"생명체들은 언제나 세상 속에 자신들만의 구덩이, 즉 자기 자신만의 주변 환경을 만들어낸다."
윌슨은 그래도 문화적 "역사"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개념이라고 생각하기에, 르원틴의 발언 중 "생물체는 언제나 자신(들)만의 환경(niche)을 만들어 낸다는 말에 착안하여, 공진화와 niche construction 의 발로에서 문화적 "적응"이 나타난다면, 이는 단순한 "역사" 이상의 좀더 specific 한 부분이 될 듯 하다며 훈훈한 마무리.
르원틴 역시도 환경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공진화의 결과로서 생물들에 의해 변화를 함께 겪는다는 이야기를 생물학자들에게 하면 다들 놀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다는 코멘트와 함께, 모두들 화이팅을 외치며 훈훈하게 마무리.
어렵네요. ㅎㅎ
생물과 환경의 상호작용(공진화 co-evolution?)이라고 하니 어렸을 때 읽은 GAIA이론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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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진지하시네요... 잘 읽고 갑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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