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비닐과 스티로폼 재활용 분리수거를 중단하겠단 발표가 나왔습니다. 재활용품을 수거해가는 업체에서 더이상 수익이 나지 않아 수거하지 않겠다 한 것이죠.

당장 환경부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이에 대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인 수집 업체의 채산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

지금까지 우리는 분리수거를 하면서, 분리배출을 하면 되는 것이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배출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은 수거한 업체에서 이를 제3국에 판매하다보니, 부담이 덜했죠. 더러우면 더러운대로 수출하면 되니까요. 이런 폐자재들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가 중국입니다.

오늘은 중국과 쓰레기의 상관 관계에 대해 알아보고, 쓰레기 문제가 지금껏 대두 되었던 부분보다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간 되면 좋겠습니다.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금지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더러운 쓰레기와 심지어는 위험한 쓰레기가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쓰레기에 뒤섞여 들어오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환경이 심하게 오염됐다. 더 이상 재활용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

중국이 지난 1월 1일부터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일부 금지하며, 전 세계가 비상이 걸렸습니다. 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 이상을 수입해 처리하는 중국이 WTO에 서한을 보내 수입 쓰레기 제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죠.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은 새로운 시장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입니다. 영국의 한 쓰레기 처리장은 이미 폐플라스틱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아일랜드, 독일, 캐나다 등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시작한지 불과 수개월만에 벌어지는 문제들 입니다.

영국의 한 쓰레기 처리업체에서는 “중국의 쓰레기 반입 금지 조치가 영국 전역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 이야기 합니다.

전 세계는 이로 인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들어갔고, EU는 비닐봉지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하죠. 한국의 재활용 분리수거 문제 역시 중국의 쓰레기 수입 금지가 벌써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세계의 쓰레기통

(출처 : AFP연합뉴스)

‘세계의 쓰레기통’이 닫히기 시작하며, 전 세계가 비상에 걸렸습니다. 위에서 간단히 설명한 바로는 그 문제의 심각성을 정확히 볼 수가 없죠. 수치를 바탕으로 쓰레기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에 대해 조금 더 들어가보죠.

(출처 : 서울경제신문)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2012년 한해 발생한 고체 쓰레기는 13억톤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인구가 매일 1.2kg의 쓰레기를 배출해야 가능한 엄청난 양입니다. 산술적으로 2025년이면 22억톤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모든 쓰레기가 다 재활용 가능 쓰레기는 아니지만, 실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배출 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상당량이 중국에서 처리됩니다. 중국이 ‘세계의 쓰레기통’ 역할을 하면서, 쓰레기 생산이 선진국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던 것이죠.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미국은 2016년 재활용 가능 폐지의 78%를 중국으로 수출 했습니다. 폐지의 4분의3 분량이 중국으로 향했단 이야기이죠. 엄청난 수치입니다.

지금은 중국에서 불과 24종의 수입을 막았을 뿐이지만 전 세계의 쓰레기들이 갈 곳을 잃고 있습니다. 이것이 확대된다면,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이 자명합니다.

쓰레기 전쟁의 서막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면 한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수입 할 국가가 중국밖에는 없느냐? 아프리카 같은 광활한 땅을 지닌 국가들이 있지 않느냐?

아프리카에는 중국만큼의 재활용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중국은 쓰레기를 수입해 매립하거나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을 하는 자원 재생산국이었던 셈이죠. 중국의 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바야흐로 쓰레기의 역습이라 부를만 합니다. 넘쳐나는 쓰레기는 전 세계의 애물단지가 되어 우리에게 무기가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이죠. 쓰레기 전쟁의 서막이 시작되었단 사례 몇 가지만 보겠습니다.

“보라카이는 휴양지가 아닌, 시궁창이 되어 버렸다.” - 두테르테 대통령

필리핀의 보라카이섬은 임시 폐쇄했습니다. 관광수입 손실에도 불구하고, 쓰레기와 하수시설이 자정능력을 초과해버렸단 판단이죠. 실제 보라카이만큼 자정능력을 상실한 개도국의 관광지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2015년 중국 선전에서는 쓰레기 더미가 붕괴돼 6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고, 에티오피아에서는 같은 문제로 최소 115명이 사망했습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는 145개 가옥이 쓰레기 더미에 매몰되기도 했죠.

선진국은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가 되고,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쓰레기는 개도국과 후진국들의 피해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고, 전 세계적인 쓰레기 문제가 이미 우리 사회와 삶 속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에필로그 : 중국을 비난 할 수 있는가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은 왜 그동안 쓰레기를 수입했던 것일까요.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중국은 1980년대 자원부족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재활용을 강조했고, 경제 발전과 함께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며 엄청난 양의 원자재를 필요로 하게 되었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가 중국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죠. 지금은 그 상황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제는 중국이 우리처럼 환경을 생각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보는 편이 옳을 겁니다.

그러면 그런 중국을 우리는 비난 할 수 있을까요. 사막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처럼 그들의 악행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준다 말할 수 있는 걸까요.

만약 중국이 쓰레기를 앞으로도 수입할 수 있었다면, 어디까지가 그들이 수용 할 수 있는 적정량이었을까요.

오히려 지금까지 중국에서 그러한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수입한 것은 우리에게 축복이 아니었다 생각이 듭니다. 제대로 문제를 보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양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셈입니다.

지금이라도 다행입니다. 하루 빨리 전 세계가 문제에 봉착하고, 인식할 수 있다면, 오히려 문제에 대해 시급하게 답을 내 놓을 것이고, 논의가 활발해 질 것입니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야 할 시기입니다. 국가들은 그들대로, 학계에서도 그들 나름대로, 기업들도 그들 나름대로 대책을 세울 시간입니다.

P.S 첫 번째 글에서 플라스틱의 문제를 다루다보니 이야기가 다소 지협적으로 흘러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쓰레기 전체에 대한 문제점과 플라스틱만의 문제점을 균형있게 보는 것이 이야기를 꺼낸 김에 옳겠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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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과의 전쟁 (1) 축복에서 재앙으로

자료 참고

http://mnews.joins.com/article/22496397

http://mnews.joins.com/article/22535262#home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11&aid=0003289187&sid1=001

http://mnews.joins.com/article/22252697#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