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맨의 PCT#94_ 이미 늦었다… 참 바보같다…

in kr-series •  7 years ago 

#PCT DAY#94 20150718
WACS1422(2288.43) to CS1448(2329.57) : 41.14km

  1.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는 건 처음인 것 같아…
    나처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

후배들 앞에서 강연하는 느낌은 어떨까??

4.

걸으면서 ‘정말 내가 상상만 하고 있던 PCT를 정말로 걷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피식하며 웃곤 합니다.^^ ‘아, 이런 도전은 김희남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하며 내가 하고 있는 무언가만 봐도 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저처럼 무언가 항상 도전적인 일을 찾아 하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자신의 색을 찾았으면 합니다. 내가 진정으로 무얼 좋아하고 잘하는지 자신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5. 아… 두 번째 급수 실수…

확실하지 않은 선택으로 인해 후회할 결과를 만들었다…
마지막 워터사이트로 빠지는 얼터네이트 루트에서 많은 하이커들을 만날 수 있었고, 나는 그들 중 한 명에게 물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분명 어디 있다고 말해 주는데 제대로 알아 듣지 못 했고, 트레일로 돌아가서 가다보면 있다는 얘기인 줄로… 하지만 물통만 들고 트레일로 돌아가 보았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결국 나는 그대로 다시 돌아와 물통을 배낭에 꽂고 다시 600m 쯤 뒤에 있는 정말 마지막 워터 포인트로 향했다. 별 문제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그곳에 도착해 보니 물을 찾을 수 없는… 아마도 말라버린 포인트인 듯 했다.
살짝 멘붕… ‘다시 돌아갈까??’했지만 내 다리는 이미 계속 전진만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물을 받지 못 했고, 수낭에 남은 물을 계산햇다. 낮에 쉴 때 900ml 급수했고, 지금까지 그리 많이 마시진 않았으니 700ml 쯤 남아 있겠지??
밥하는데 130, 프로틴 먹는데 400 정도??
이런 식으로 계산하며 걸었다.
‘사이트까지 얼마 걸리지 않으니 배낭만 놔두고 다시 받으러 갈까?’ 이 생각도…
하지만 이마저도 원래 희종이형과 약속한 사이트에서 형을 만나지 못 해 나는 그곳을 지나쳐 다시 또 2km이상 떨어진 또 따른 사이트까지 운행을 하면서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도착해서 알고보니 내가 약속한 사이트를 다른 곳으로 잘 못 알고 있었다 ㅠ)
나는 형이 그 사이트를 지나쳐 지나간 것을 알고 ‘혹시 나처럼 물을 받지 못 해서 10km이상 떨어진 다음 워터포인트까지 갔나?’ 하는 생각을 하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미 43km 이상 운행한 상태라 약간 피곤하기는 했으나, 오늘 워낙 컨디션과 트레일 상태가 좋아서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었다.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다음에 나오는 캠프사이트에서 잠깐만 쉬고 더 운행하자고 마음을 먹고 걷는데…희종이 형 스틱이 트레일 옆에 꽂혀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트에 텐트가…
순간 나는 운행을 마친 기쁨보다는 물 생각이… ㅠㅠ
수낭을 꺼내 남은 물을 확인해 봤다…
500ml가 안 된다. ㅠ 큰 고민에 부딪힌다.
‘희종이 형한테 물을 달라고 할까… 말까…’
하지만 밥물만 쓰며 밥을 먹고, 지금까지 달라고 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오늘 마시려 사놓은 마게리타 칵테일 캔 하나만 믿고 있다…(술로 수분 보충을 해야 한다니…;;)
하지만 저번에 처음 물이 없었을 때도 그렇고, 나는 잘 버텨왔다. 그리고 나는 정말 죽을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면 물과 식량을 형에게 달라고 할 생각이 없다.
내게 소중한 거라면 그에게도 소중한 물과 식량이다. 그걸 함부로 달라할 수는 없다.
‘참자 희남아!! 넌 할 수 있어!! 다행이 내일 8km만 가면 물이 있어!! 한 시간 반만 가면 돼~ 가서 시원하게 프로틴 한 잔 하자구!!^^’

6. 그래도… ‘처음에 그냥 확실히 워터포인트를 물어봐서 받았더라면…’ 하는 후회를 하지만, 이미 늦었다… 참 바보같다… 고쳐야 할 버릇이다. ㅠ

by 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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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Man's PCT Day#94

He-Man's PCT Diary#94 (자막을 꼭 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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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읽는것 만으로 갈증나서 물 한잔ㅡ
고생하셨어요~~ㅎ

고맙습니다! 물의 소중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