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붓에서 다녀온 쿠킹 스쿨 이야기 해볼게요.
오늘 비가 오락가락 하는데, 제가 오늘 올리는 우붓의 날씨도 딱 이랬어요. 아침에 날씨가 맑고 더워서 몽키 포레스트 갔다가 더위를 피해 카페에 들어가 있기까지 했는데요. 쿠킹스쿨에 도착해서 식재료를 준비하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어요. 다행히 쿠킹 스쿨에서 픽업도 해주고 요리를 하는 공간에는 비가 들어오지 않아서 빗속에서 시원하게 요리를 할 수 있었지요.
제가 갔던 곳은 시내에 있는 곳이 아닌 우붓에서 차를 타고 40분 이상 떨어진 우붓 북쪽에 위치한 쿠킹 스쿨이었어요. 제가 이곳을 선택했던 이유는 오가닉 팜을 운영하고 있어서 요리를 할 때 쓰는 재료를 직접 밭에서 따온다는 것과 대부분의 재료손질을 제가 직접 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방콕에 갔을 때에도 쿠킹스쿨을 들었는데 음식도 맛있고 조리할 때를 제외하고는 실내에 있어서 시원하고 좋았지만 하나 아쉬웠던게 식재료 구입이나 손질은 이미 헬퍼 분들이 다 해주고 저는 팬에 재료를 볶거나 냄비에 끓이기만 해서 요리하는 느낌이 전혀 안났었거든요.
오전에 이탈리안 커플이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저에게 좋은 시간 보내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오후 클래스를 들었는데 저 혼자였어요. 사실 좀 어리둥절했어요. 보통 이러면 제게 연락해서 오전으로 바꿀 수 없는지, 다른 날짜는 어떤지 물어볼 수도 있는데, 처음에 예약했던 그대로 진행을 해줘서 그 점이 참 고마웠어요. 방명록을 작성해달라고 하길래 쓰는데 한국인은 거의 없었더라구요. 과연 수업은 어떨지 반신반의 하면서 들었어요.
수업을 들으면 앞치마와 레시피를 주거든요. 요리할 때도 쓰고 나중에 제가 가져갈 수 있어요. 플레이트 위에 체크무늬천이 냅킨이 아니고 앞치마에요~
딱 도착했는데 하늘이 심상치 않아서 얼른 재료 부터 수확해오기로 해요. 클래스는 다 영어로 진행되고 쌤이 엄청 친절해서 물어보면 다 알려주고 사진도 찍어주더라구요. 처음엔 혼자여서 오히려 좀 어색했는데 나중에는 요리하면서 짧은 영어로 수다도 떨었어요.
이건 패션후르츠인데요. 제가 이거 진짜 좋아한다고, 동남아 여행오면 꼭 이 주스 마신다고 하니깐 잘 익은 패션후르츠 따서 주더라구요. 바로 반으로 잘라서 먹는데 딱 패션후르츠 주스 먹는 맛이었어요.
탠저린 나무도 있어서 그것도 따서 먹었어요. 요리 시작도 전에 에피타이저로 과일만 2개 먹었어요.ㅎㅎ
정작 요리를 할 때는 쌤과 저 딱 둘 뿐이라 사진을 찍으면서 하기가 애매하더라구요. 그래서 거의 요리만 했구요. 재료를 다듬고 다지고 볶고 끓이고 모든 과정을 제가 직접 다 해야해서 시간이 꽤 오래 걸렸어요. 요리는 총 7가지 정도 했고 시간은 2시간 반~ 3시간 정도 걸렸답니다. 3가지 하고 맛보고 4가지 하고 맛보고 해서 쉬는 시간은 있었는데 계속 서서 조리를 해야해서 약간 피곤 하더라구요. 다행히 비가 엄청나게 와서 덥지 않아 다행이었어요.
제가 농장에서 직접 딴 채소들이에요.
물론 직접 딴 채소 뿐만 아니라 필요한 재료가 아주 많구요.
이건 Tempe라고 두부 같은데 질감이 딱딱해서 되게 특이했어요. 맛도 꽤 좋았어요.
발리에서는 팜슈가가를 썰어서 사용하더라구요. 설탕은 늘 곱고 마른 가루의 형태만 보다가 설탕을 칼로 다져서 쓰는게 신기하더라구요.
채소볶음과 Tempe 요리! 첫 번째 요리들이 완성되면 따뜻한 밥을 같이 줘서 먹으면 되요. 저는 두 번째 섹션에서 만들 요리가 더 기대되서 이 두 가지는 간단하게 먹었어요. 남은 요리는 다 포장해주더라구요.
두 번째 섹션의 첫 요리는 사테였어요. 제가 사테를 참 좋아하는데, 조리법이 간단한데 생각보다 모양을 잡는게 어렵더라구요. 모양이 가지런하게 이쁜건 쌤이 한거고 모양이 균일하지 못한 건 제가 한거에요. 하지만 맛은 있었어요!
각종 향신료를 다 잘게 다져서 푹 끓이면 발리 스타일 카레가 완성됩니다. 제가 만든 요리 중에서 가장 맛있었어요. 진짜 싹싹 다 먹었던 요리에요.
사테와 직접 만든 삼발 소스를 같이 플레이팅도 하구요.
두 번째 섹션도 끝이 났어요. 잘게 다지고 굽고 끓이는 요리를 순서대로 해서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맛은 진짜 최고였어요.
이렇게만 먹고도 이미 배가 불렀는데 디저트가 남았대요. 그래서 또 만들었습니다. 바나나에 밀가루를 살짝 묻혀서 튀기지 않고 끊는 물에 익힌 후, 코코넛 가루와 팜슈가를 뿌린 건데요. 제 입에는 별로였어요. 넘 건강식 요리 느낌. 마지막까지 자극적인 튀김 요리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디저트에요. 튀기거나 팬케이크였으면 참 맛있었겠다 싶었어요.
길고 긴 쿠킹 클래스가 끝났어요. 이 곳은 제가 생각했던 컨셉의 쿠킹 클래스라서 아주 만족스러웠구요.픽업 샌딩을 모두 해주는 점도 맘에 들었어요. 음식도 다 맛있었고 제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미고랭이나 나시고랭 같은 요리가 아닌 발리 사람들이 집에서 먹는 음식을 만든 기분이랄까요? 만드는 방법은 이제 레시피를 보면 되는데 발리의 향신료를 구할 수 없어서 한국에 돌아와서는 다시 해보기는 어렵다는 점이 아쉽네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포스팅이 너무 정성스러워요!! 저는 태국에서 쿠킹클래스 들었었는데 재밌더라구요!! 잘보고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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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감사합니다 :) 자도 방콕이랑 발리에서 해봤는데 재밌어서 베트남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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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여행떠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항상 마음은 있었지만 실행을 못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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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법이든 여행을 가는 것 자체가 사랑입니다. 동행이 함께하는 여행은 추억을 나눌 수 있어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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