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예술 사이에서, 스프링 플레어(SPRING FLARE)

in kr-writing •  7 years ago 



오늘은 반나절의 로동임시휴업을 가졌다.

프리랜서 일이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1차를 넘기고 피드백을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오랜만에 잠시라도 어디를 나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찼기 시작했다. 돌아다니면서 얻게 되는 새로운 생각들에 배가 고프던 참이었다. 전시를 보러갈까, 서점을갈까 한참을 고민하다 우연히 찾은 연남동 서점에 가기로 결정했다. 지난 달에 새로 생긴 따끈한 신상서점이었는데, 큐레이션 주제가 마음에 들어 가보기로 했다.





홍대입구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서점 '스프링 플레어(SPRING FLARE)'.

부동산 등 상가건물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다른 연남동 서점들에 비해 좀 모던하고 심플한 분위기를 풍기는 듯 했다.





깔끔한 내부. 독립서점치고는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이었다.





그렇다. 이곳은 일상예술서점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일상예술이라니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큐레이션 된 책들을 하나씩 살펴보다보면, 이 서점이 위치하고자 하는 지점이 어딘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전문적인 예술서적을 다루는 서점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상적인 것만 다루는 서점도 아니다. 두 영역에 모두 다리를 걸치고 경계선에 있는 책들이 이 서점에서 발견된다. 에세이도 있고, 일러스트도 있고, 사진도 있고, 소설도 있지만, 모아놓고 보면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왔다갔다하는 주제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슨 책을 살까. 한참을 고민했다.






내가 고른 책은 '예술의 사생활 : 비참과 우아'.

공연예술정보지 기자였던 저자는 예술가들의 예술 뒤에 가려진 삶과 일상의 전혀 다른 모습들을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게 이 모순적인 공존에 대해 관심을 갖고 탐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모순적인 요소들은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나누지 않고, 예술을 완성하는 과정에 예술가에게 존재했던 비참하고 우아했던 모든 사생활을 이야기 한다. 미켈란젤로, 단테 부터 고갱, 고흐까지.

이 책이 가지는 예술과 일상의 균형점이 이 서점과 무척 닮아있다고 느꼈고, 내가 하고자 하는 앞으로의 일의 방향과도 매우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그런 이끌림에 이 책을 골랐나보다.




그렇게 반나절의 로동임시휴업을 끝내고, 다시 로동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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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왠지 이 글은 북한뉴스 앵커 톤으로 읽어야할 것 같아요. 서점이 정말 예쁘네요. 고으신 책은 제가 거의 손 댄적 없는 예술서적에군요... 언젠가는 저도 예술 쪽에 흥미를 가지는 날이 오겠지요? 책을 읽다보니 계속 호기심이 확장되다라구요^*^ 즐독하세요

로동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로동이라서 ㅋㅋㅋ 사실 저도 예술을 잘 알지 못합니다. 다행이 제가 산 책은 예술을 깊이있게 알지못하는 제가 읽어도 쉽게 읽히는 책이에요. 에피소드별로 서술하는 형태라서요 :)

어떻게 큐레이션 했는지가 궁금하네요. 언제 한 번 들러 봐야겠어요.

한번 들러보세요. @hawaiiirules 님의 리뷰도 궁금하네요. 연남동 독립서점들은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큐레이션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휴식이 필요한 순간 그 곳에 무엇이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일상과 예술의 콜라보가 감성님의 휴식을 완벽히 메꿔준 것 같네요^-^
오늘도 눈으로 만족!

ㅎㅎ맞아요. 잠깐이지만 정말 좋은 쉼이었어요. 특별한 것보다 소소한 일상이 더 큰 쉼을 가져다주는 것 같네요 :)

제목만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예술가들의 비참한 생활은 확대대어 비춰졌던 감이 있지만 우아한 면이 궁금해요:)

아직 몇 챕터만 읽긴 했지만, 뭔가 우아하면서도 동시에 비참한 그런 부분들인 것 같아요. 얼른 읽고 리뷰해보겠습니다. ㅎㅎ

서점을 함께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것 같아요.
한국 들어오니까 왜이렇게 바쁜지 ㅜㅜ

애나님!!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다시 자주뵈요 :)

로동 화이팅! ㅎㅎㅎㅎ 재밌어욬

모든 로동자들에게 화이팅을 외쳐봅네다!ㅎㅎㅎ

네이버에서 스팀잇 검색했다가 링크 타고 이웃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뛰어난 예술성에 비해 '이런 삶을 살았단 말이야?'싶은 사생활이 있는 예술가들이 왕왕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고갱이 그랬습니다 ㅎㅎ
그런 면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네요.

반갑습니다. 이 책에서 고갱과 고흐의 일화를 '막장드라마로 끝난 동시대천재들의 동거'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직 안읽어본 챕터이지만 호기심이 마구 생겨서 샀습니다 :)

제목을 엄청 잘 뽑았는데요?
제대로 막장이었죠 ㅋㅋ

  ·  7 years ago (edited)

@amukae88
@emotionalp
아니, 두분...
심쓰님 닉네임 쉬즈미스로 대동단결 하시던분들 아닙니까?

여기서 처음 맘나는 분들처럼 인사하시다니 이 짤을 소환할 수밖에 없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 그랬네요! 필통님 기억력도 좋으셔...심쓰님글까지 다시 가서 보고왔어요!ㅋㅋㅋ

ㅋㅋㅋㅋ 다시 반갑습니다 p님

ㅋㅋㅋㅋㄱㅋ 몰랐어요
필통님 매의 눈

요즘 저는 잘 노는게 진짜 '일'처럼 느껴지는데. 도대체 이런 좋은곳은 어떻게 찾아서 다니시는고야요!!! 끄억!

폭풍검색로동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