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in kr-writing •  8 years ago 

[정]



이름 모를 할아버지
오늘 점심 메뉴는



컵라면 한 그릇
열어보려 애쓰다



젊은이 이거 좀 해줘
받아서 뜯고 있는데



멋쩍은 웃음 지으며
늙은이라 미안하구만



순간 이유 모를 울컥함에
애써 태연한 척 웃으면서



이게 좀 어렵죠
뜯어서 드리니



주섬주섬 받아 들면서도
미안해요 늙어서 잘 몰라



뭐가 그리 미안한지
연신 사과만 하신다



이만 가보겠다 인사하는데
발걸음이 왜 이리 무거운지



쓸쓸한 뒷모습에
몰래 눈물을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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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며 울컥했습니다.. 저는 얼마 전 버스정류장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거든요. 이리 저리 검색해서 알려드리고는 제가 기다리던 버스가 먼저 와서 타는데 발걸음이 얼마나 무겁던지요. 할머니가 잘 타고 가셨나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