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in kr-writing •  7 years ago 

[초]



불 켜지 마
그냥 놔둬



오늘은 왠지 모르게
어둠에만 있고 싶어



슬픔에 빠진 얼굴은
못나기 그지없어서



이 깜깜한 밤 속에
숨어서 조금만 울래



너는 미소가 잘 어울리니
이런 슬픈 표정은 배우지마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소리 없이 흐느끼는데



불쑥 느껴진
따스한 온기



천천히 고개를 들자
초를 들고 나를 본다



넌 그 고운 미소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냥, 혼자가 아니란 걸
알게 해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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