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in kr-writing •  7 years ago 

[영웅]



아마 다섯 살 즈음이었나
지붕에서 놀다 발을 헛디뎌



스르륵 미끄러졌는데
하나도 안 아픈 거야



눈을 살포시 떠보니
벌러덩 바닥에 누워



나를 받친 채
씨익 웃는데



후두둑 아랫니가
바닥으로 우수수



그 때 생긴 가짜 이빨
매일 아침 소중하게



오늘은 잘 있나
거울로 확인하고



괜히 미안해져서
가만히 쳐다보니



내가 이빨은 가짜일지 몰라도
너를 사랑하는 맘은 진짜라고



누구 얘기냐고?
반백 살 울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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