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울이 많지 않은 아이들 키우기

in kr-writing •  6 years ago  (edited)

나는 지금 여섯살, 네살, 두살의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한국 나이로는 뱃속에 품고 있었던 달까지 포함되니 정확히 말하면 생후 57개월, 37개월, 16개월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아들, 딸, 아들, 일부러 그렇게 계산하고 낳은 것도 아닌데 터울이 20개월씩이다. 첫째가 남자애다 보니 성장이 여자아이들보다 조금 느리고, 둘째 딸아이는 평균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 가끔씩 우리집 두아이를 보는 사람들은 쌍둥이냐고 물을 때가 있다.

계획적으로 아이들을 낳은 건 아니지만 요즘 우리 두 아이가 크는 것을 보면 아이들을 터울없이 낳아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우리집처럼 엄마, 아빠가 맞벌이인 경우에는 둘이 성별은 다르지만 누구보다 좋은 친구이자 오누이가 된다. 가끔 첫째가 하는 얘기를 둘째가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둘은 둘도 없는 친구이다.

사실 나야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어찌 어찌하다 보니 혼기를 놓쳤고 평생 혼자 사는 거 아닌가 싶을 때 지금의 신랑이 구제(?)해 줘서 서른 일곱의 나이에 첫째를 낳았다. 그리고 신랑도 나도 둘째는 낳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첫째가 돌즈음에 바로 둘째가 생겼다.

나같은 경우도 있겠지만 임신과 육아는 현실이기 때문에 첫째 아이를 낳고 둘째를 가질 시기를 놓고도 고민하는 부모들도 주변에 많이 보았다. 심한 입덧에 아이를 낳는 과정이 쉽지 않은 경우, 아이가 까탈스러운 경우, 독박육아일 경우 등은 굳이 이유를 더 설명하지 않더라도 둘째를 갖는 시기가 늦쳐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더욱이 그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은근히 또는 노골적으로 둘째를 낳으라고 독촉하시는 시부모님이라도 볼라치면 반항심이 생기기 쉽상이다. 우리 아가씨도 육아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신랑 때문에 둘째 낳는 것을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하루가 일년이 되고, 일년이 삼년이상 넘어갔다. 그리고 결국에 첫째 아이가 다섯살이 넘어가니 다시 신생아를 낳아 육아전쟁을 경험할 생각을 하니 도저히 못할 짓이다 싶어 자신의 인생을 살기로 결정했단다.

모르긴 몰라도 아이들간의 터울이 벌어지면 우리 아가씨처럼 자의적으로 둘째 낳기를 포기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또 의학적, 신체적으로는 첫째와 둘째의 터울이 길어지면서 난소의 기능이 약화되는 경우가 있단다. 그런 이유로 첫째는 어렵지 않게 생겼어도 둘째를 어렵게 가지는 사람도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되는 것 같다.

두살터울로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사실 힘든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지금 이 나이에 내가 그렇게 안 나았으면 이렇게 예쁜 새끼들이 있었을까 싶다.

앞으로 아이들이 어떻게 자랄지, 그래서 지금 나의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 터울이 많지 않은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터울없이 아이를 키우는 것도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든다.

부모 입장에서 터울 있는 아이를 키우면 여러모로 좀 더 편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같이 자라는 것이 훨씬 좋다. 그러니 아이를 하나만 낳아 키울 생각이 아니라면 이왕하는 고생 강하고 굵게 하는 것을 선택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은 신나게 놀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어 또 혼자 생각을 정제없이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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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우다~
저희누님은 아들 아들 딸인데 ㅎ
화목해 보여요 힘든점도 있겠지만
든든하겠어요

자전거가 첫째 둘째 셋째 세상에 태어난 순서를 나타내주는것 같아 너무 엄마미소 지어져유~^^ 세아이 서로서로 아끼고 의지하며 예쁘게 잘 자라길바래요!!
저도 첫찌 두찌 터울이 4살인데 때론 더 일찍 낳을껄..하고 아쉽기도 하고 때론 터울차이가 나니 잘 돌봐 주는게 괜찮은것 같기도 하네요^^ 무엇보다 형제를 만들어준게 제일 뿌듯하네요!!

세 아이... 대단하세요. 저는 둘로도 감당이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아요.^^

저희는 22개월차이가 나는데 좀 더 커봐야 좋은걸 느낄듯.합니다ㅜ아직 아이들이 4살 2살이라...ㅋ
아이셋이 나란히 자전거타는 모습이 보기좋네요.ㅋ

대단한 애국자이십니다. 국가에서 무료로 대학까지 보내주어야 할것 같습니다.

3명의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대단하시네요. 애국자이십니다.

저는 첫째도 안낳았지만 둘째도 생각은 하고 있어요 ㅋㅋ 한명 낳아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지만요..^^;

세아이가 다정하게 자전거 타는 모습이 보기
참좋네요^^ 저희집도 곧 이런 뿌뜻한 광경을
볼수있게 되었네요 ㅎ 다둥이맘 화이팅~^-^

연년생도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해피워킹맘님 ㅜ
힘들거같지만 그래도 읽어보니 그게 좋을거 같다고 긍정의 파워가 오는거 같아요ㅎ
마지만 아이들 모습보니 너무 좋은거 같아요 미소가 꽃이 피는거 같습니다 해피워킹맘님 ^^

한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 말을 들어보니... 4살과 7살이 힘드시다고 하시던데..... 대단하시네요^^ 마지막 사진에 막내가 뒤돌아 보는데 너무너무 귀여워요 !!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행복하고 즐거운 한달 보내시길 바래요~

둘째아이가 제 아들이랑 개월수가 똑같네요 :)
저는 아이가 혼자 놀때, 놀이터에서 또래 아이들이나 형, 누나들이랑 놀고싶어할 때 둘째생각이 나긴 하지만... 남편과 서로 다른 가족관을 가지고 있어서 결국 남편의견을 존중해줬어요. 저도 나중에 나이 더 먹으면 둘째생각은 포기할 것 같아요...

터울이 있는데도 아이들이 성장속도가 다르면, 얼핏 쌍둥이처럼 보이는 수도 있더라구요.

저도 아이들이 비슷한 나이에 크는게 좋은 것 같아요.
친구들 중에 터울이 많이 나는 분은 이미 태어났을 때 누나가 시집을 가고 없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누나가 가족으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저도 3살 터울의 아이들이 아주 맘에 들어요~^^
그리고 2명이 동성인 것도 참 다행이라 생각이 듭니다.
점점 둘이서 놀다보니 아내와 저의 시간도 점점 많아지고 서로 잘 노는 것도 보기가 좋거든요.
그런 면에서 워킹맘님의 글이 더더욱 공감이 가네요^^

터울이 별로 안나는 아이들은 친구처럼 잘 지낼수 있고, 차이가 좀 나는 아이들은 또 서로를 배려해주며 잘 지낼수 있겠죠 :) 셋이 저렇게 나란히 가니까 너무 이뻐요. 항상 행복하게 자라길 😊

위로 누나둘과 저 이렇게 셋은 연년생이에요 ㅎㅎ

어릴 때 큰누나 작은누나 저 키순이었는데 지금은 꺼꾸로에요 ^^

셋다 지금은 결혼하고 친구처럼 지내다보니 배우자들까지 자연스레 어울려 다니게 됐어요 +_+

워킹맘님 아이들도 나중에 친구처럼 서로 아끼고 지내겠지요?^^

대단하십니다 일도 육아도 병행하시는모습보면..

진짜 아이를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터울없이 낳는게 좋은것 같아요. 너무 공감되는 얘기인게 저도 이런저런 이유로 결심도 안서고 미루다 보니 벌써5살이 되었고 이제 다시 시작하는건 생각하기 힘들고. 아이도 터울이.. 여러모로 시간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ㅠ

세남매의 뒷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ㅎㅎ
행복의 오오라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육아는 힘든 점도 많지만 아이들이 이쁘게 커나가는 모습을 보면 그 보람에 다 이겨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중간에 딸이 있다는게 정말 좋은거죠
형님네보면... 남자 셋... 좀.. 삭막해요ㅋㅋ

아이가 아이를 키운다는 말이 있더군요
부모는 거들뿐...
워킹맘님도 저처럼 늦게 아이를 가지셨군요
워킹맘님 보면 저도 세째 아이를 고려하게 된답니다
세째 아이는 과연 어떤 아이일까?
정말 궁금해요 ㅎㅎ

같이 큰다고 하잖아요.터울없이 같이 뒹글고
커서도 더 끈끈함이 생길것 같아요^^

나중에서로에게더없이든든한사이가될듯합니다 사진보는제가다흐뭇한데해피워킹맘님은어떠실지... 편안한밤되세요^^

대단합니다
정말 육아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어찌 키웠나 싶을 만큼 어려운 문제에요

그렇게 년년생으로 키우는 분들 보면 존경 스럽습니다
왜 자꾸 아린이가 줄어드는지 실감하지만
어찌 할수 없는게 현실이니 ...

이담에는 행복을 위한 투자가 되는 것인대
지금 당장 어려움 땜에 못하고들 있지요..^^*
축하드림니다...^^*

아이궁! ㅎㅎㅎ 보기만 해도 이쁘네요!! 아이셋이 서로 의지도 많이 되고 재미있게 지낼거예요. 체력적으로 육아가 힘드실텐데 일과 육아를 하시는 모습이 늘 존경스럽기만 하네요. 화이팅입니다!
(저도 제가 한일중에 애둘 낳은게 제일 잘한것 같아요.)

크허 .. 귀여운 애들이 셋씩이나~!
복 받으셨군요 ㅎㅎㅎ
저는 결혼은 안했지만 애기 길러봤어요 ㅋㅋ
동생이 한참 어리거든요 ㅎㅎ 어릴때 거희 반은 제가 키웠죠.. 그런데 잠잘때 힘드시겠어요 ㅠ 진짜 재우기 힘든데ㅜ

오늘은 어버이날 세아이 이쁘게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이 사진 너무 귀여워요~~~ 자전거 삼인방~~~~ 공주님을 호위하는 두아이~~~
저희도 37에 첫째.. 남아.. 두살터울로 8월에 공주님이 나오는데. 비슷해서 너무 신기해요~~~ 세명까지 낳고싶지만 아내가 힘들어해서요ㅜ 해피워킹맘님 포스팅을 보니까.. 노력해보고싶어요!!!

아가들이 다 이쁘게 자라길 바랍니다. ㅎㅎ

신랑의 구제로 인하여
얻은 아이인 만큼 더할 나위 없이 귀하디
귀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아이들의 등을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잘 보고 가요

많이 싸우긴해도 긍정적인 부분도 많을거 같아요

아이들이 컸을때 넘 뿌듯하실겁니다..
그런 용기가 없어 좀 부럽네요^^

👍👍👍👍👍👍👍👍

사랑스런 아이들이 셋이셨군요~ 저도 저의 천사님과 38살에 만나서 39에 결혼하고, 40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둘째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아들 하나 잘 키우려고 노력하는 중이네요~ 한켠에 부럽고, 한켠에 많이 힘드시겠다 공감중입니다. 터울없이 친구처럼 서로 기대이며 자라게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

나는 전체 텍스트를 번역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사진을 매우 좋아한다. 무슨 달콤한 소년!
불가사의. 축하해.

자전거 탄 세아이들 뒷모습을 보니
든든하고 흐믓하네요

아이들은 행복입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좋은 하루하루 보내세요~!

만 서른여덟, 그러나 한국나이로 냉정하게 마흔이 된 올해, 셋째를 낳았어요. 나이 때문에, 운동 부족 때문에, 아이낳고 두달만에 다시 시작한 일 때문에... 어찌됐건간에 예쁜 아이 얼굴을 두고도 힘들다 소리가 입에 붙었네요. 셋째 키우는 것도 돌 지나고, 두돌 지나고.... 그러면 다시 육아도 수월해지는 날이 오겠지요? 워킹맘님 글 보며 위로받고 있습니다.

뵐때마다 대단하십니다. 전 1호와 2호만으로도 힘든데요. ^^;;

@happyworkingmom 님 안녕하세요. 포스팅을 둘러보다가 이 포스팅이 꽂혀서 댓글을 답니다. 일단 세 아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요즘 안그래도 저출산이 문제인데 애국자시네요 ㅜㅜ 저는 2000년생이고 동생이 2001년생으로 연년생입니다. 정말 터울없이 자랐고 서로 의지하면서 자란지 벌써 제가 고3 동생이 고2네요. 저와 달리 동생은 공부를 그닥 못했지만 손재주가 좋은 동생은 본인의 특기를 찾아서 가고있습니다. 나쁜 길에 빠지지 않게 도와주는게 형의 역할이겠죠. 동생과 어렸을 때부터 함께했던 추억이 아직까지 아른거리네요. 그냥 새벽 야밤중에 터울없던 동생과의 추억이 아른거려 댓글 써봅니다. 세 아이 모두 나중에 잘될겁니다ㅎ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