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 화사의 먹방 덕에 곱창은 품귀가 생길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나는 구워먹는 곱창 보다 잠시 엑스트라처럼 스쳐지나갔던 곱창 전골 쪽을 좋아한다. 특히 후쿠오카의 명물인 모츠나베는 기력이 떨어질 때쯤 한 번씩 스쳐지나가는 음식이다. 살 손질되어 잘게 썬 소의 소장 옆으로, 부추, 양배추, 마늘을 듬뿍 넣어 육수에 팔팔 끓인 전골요리다. 간장을 기본으로 소금, 미소(일본식 된장), 닭 등 육수에는 다양한 변주가 있다.
일본인은 식용 소나 돼지 등의 내장을 호르몬(ホルモン) 또는 모츠(もつ) 라고 부른다. 호르몬의 어원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내가 아는 가장 그럴듯한 어원은 (호루: 버리는, 몬: 물건, 나베: 전골) 즉, 버리는 물건으로 만든 전골이란 뜻이다. 모츠나베는 태평양 전쟁이 끝난 직후, 식량난의 시대에 식용이 아니었던 곱창을 알루미늄 냄비에 끓여 간장으로 맛을 내 먹었던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는 내장은 질기다는 인식이 있어 내장 위주의 우리나라에 비해 지방을 좀 더 풍부하게 같이 낸다. 덕택에 국물엔 뽀얗게 우러나온 기름기가 둥둥 떠다닌다. 나무 국자로 한 술 뜬다. 한껏 내는 농밀한 향을 맡노라면 먹기 전 부터 힘이난다. 내장에 붙은 기름은 고소함을 더하고, 부드러운 식감은 따라온다. 옆에 있는 양배추와 부추는 이 흥건한 기름기를 잡아주고, 소화 흡수를 돕는다.
건더기를 다 먹고, 끈적한 입술을 느끼면서도 우동면을 한움큼 넣고 남은 육수를 즐기고, 그것도 부족하니 밥과 계란을 볶아 남김없이 먹는다. 그러곤 한껏 부른 배를 두들기며 잠시 늘어진다. 뱃속부터 올라오는 열기를 느끼며 힘을 낸다. 또 그렇게 하루를 지낼 기력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