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내가 공감해야 나라가 산다

‘한강의 기적’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대표하는 단어다. 우리나라는 50년대 전국토가 황폐화되는 전쟁을 겪었다. 하지만 불과 40여년 만에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루어내며 1인당 GDP를 1만달러까지 끌어올렸다. 그야말로 ‘압축성장’을 한 셈이다.

압축성장은 축복이면서 세대갈등이라는 이름의 저주였다. 너무 빠르게 성장하면서 모든 세대가 살아온 삶의 모습이 달라졌고, 공감대가 없어 서로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게 됐다. 전쟁을 겪은 세대, 전쟁을 복구하는 세대, 경제성장을 이룩한 세대, 올림픽세대, 베이비붐 세대 등의 세대는 함께 살고 있지만 모두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그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갈등을 일으키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고령화사회에 대한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고령화사회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는 모든 세대가 겪을 문제면서, 전 국민이 합심하여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유엔은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이 되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 되면 고령사회로 분류한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일본은 24년, 미국은 73년이 걸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17년 만에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다른 나라는 노인인구가 천천히 증가하며 고령사회에 대비한 준비를 할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압축성장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며 이에 대한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했다.

고령화사회의 문제는 다양하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니 자연히 근로세대가 감소하고, 근로세대가 감소하면서 부양부담이 증가한다. 또한 복지지출이 증가한다. 국민연금의 수혜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국민연금을 구성하기 위한 조세부담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빈곤해지기도 한다. 국민연금이 만들어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혜택이 미비하고 심각한 양극화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는 노인들은 빈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이렇다 할 해결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사회가 세대갈등으로 가득 차있어 통일된 움직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결을 위한 노력도 정책적 노력만 우선되고 있다. 전 세대적, 사회적 공감대가 수반되지 않는 정책은 효율적인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임하며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했지만, 재원대책에 대한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또한 외국의 경우 재정절감과 효율적 활용을 위해 생활운동의 확산과 치매환자가 집에서 지낼 수 있게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치매국가책임제는 주로 시설을 통해 치매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정책이다. 좋은 정책임에 틀림없지만 문제의 핵심을 관통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문제를 나열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세대갈등을 극복하고 전 세대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강의 기적 같이 ‘기적적인 통합’이 일어나야한다. 언제나 통합의 첫걸음은 ‘소통’이다. 지금이라도 모든 세대가 모여 소통하며 통합을 논해야 한다. 그래야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듯, 기적적인 통합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