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에 대하여] 구름 위 무중력 해변에서

in kr-writin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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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8년 7월 7일 18:38
Wolf star-2 우주 정거장 외벽


“일단 안전줄을 정거장 외벽 이동 파이프에 붙이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여기서는 정거장의 외벽이 눈에 좀 거슬리는데 좀더 멀리 떠있고 싶군.”
“위험해요. 안전이 우선이죠”

1시간 전 우주 밖으로 따라나가고 싶다고 할 때부터 조금은 불안했다. 하지만 오늘 은퇴하는 사람의 부탁을 그것도 선장의 부탁을 매정하게 쳐내기는 힘들었다. 축하 준비를 위해서 시간을 벌어야 하는 것도 잇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선장님은 못내 아쉬운 듯 하다. 이게 그에게는 두 눈으로 보는 우주의 마지막으로 보게 될 풍경이니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찰나

“흠… 뭐가 되었건 네 말데로 안전이 우선이지.”

그는 정거장의 외벽에서 안전줄을 풀어 내 허리춤에 다시 연결하고는 우주 공간으로 천천히 몸을 밀었다.

“어…. 서… 선장님?!”

순간 내 우주복 안의 공기가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아닌 선장님의 공기가 사라졌다. 헬멧의 전면부가 분리되어 우주에 떠 있다. 당황하는 나를 보며 묘한 웃음을 짓더니 허리춤에서 뭔가를 꺼냈다.

담배다.

그는 열선으로 동작하는 라이터를 켜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앞에 떠있는 헬멧의 전면부를 다시 장착했다. 기분상 몇 분은 지난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10수초가 지났을 것이다. 전면부 패널이 붙자 마자 귓가로 함장님의 통신이 들어왔다.

“이 맛이지!. 자 태양이 질 때까지 5분 정도면 되겠지? 이렇게 꿈을 또 하나 이루게 되는 군.”
“……”

분노와 황당함에 아무 말도 못하고 쳐다 만 보고 있자 다시 귓가에 통신이 날아들었다.

“처음 우주유영을 하며 지는 태양을 봤던 15년 전부터 이걸 해보고 싶어서 꾹 참았다. 뭐 어쩌겠어? 내가 이 한 개피 밀반입 하는데 얼마나 고생했는데… 너한테 가는 피해는 없을꺼니까 걱정하지 마라.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말도 잘 안 나오는 나는 안중에도 없는지 그는 나를 처다 보지도 않고 몸을 돌려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에서 마치 해변가에서 한잔 하고 비치 의자에 몸을 뉘여 바다 속으로 지는 태양을 바라보는 듯한 자세로 지구 너머로 사라지는 태양을 그 밀반입한 담배 한 개피를 음미하며 바라보기 시작했다.

“…… 그거 담배연기 때문에 앞 안보이지 않습니까?”

약간의 심술이 배어나왔다. 아직도 당황한 심장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말에 심술을 불어 넣은것 같았다. 그러자 그는 아무 말도 안하고 헬멧에 부착된 강제 이산화탄소 배출기를 가동시켰다. 마치 수염처럼 담배연기가 나오는 그 모습에 내 심술도 좀 쓸려갔다.

“담뱃재 위험하지 않나요?”

아직 남은 심술이다. 오마르 선장님은 뒷짐을 진 상태로 손을 약간 움직여 문제없다는 수신호를 보냈다. 남은 심술도 쓸려갔다.

선장님 너머로 지구와 맞닿은 태양이 보였다. 그 순간 해가 질 때까지 지금 이곳은 그만의 시간, 그만의 공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별 수 없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안전하게 선장님의 안전줄을 잡고서는 뒤에서 조용히 같이 지는 태양을 바라본다.

잠시 후 지구에서 봤던 것처럼 태양은 지평선 너머로 소리없이 사라졌다. 오마르 선장님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헬멧 안이 연기로 가득차서 선장님의 얼굴이 안보인다. 내쪽으로 오기 위해 안전줄을 잡아 당기면서 이산화탄소 배출키를 켰다. 그러자 또 긴 수염이 만들어졌다.

“…풉”

담배연기 너머로 무심코 튀어나온 웃음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는 듯한 선장님의 장난기 가득한 처음 보는 형태의 웃는 얼굴이 보인다. 이 것이 그가 이 우주에서 즐기고 싶었던 로망이었던 것 같다.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그는 이 우주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이룬 것 이라고.

“너는 이런 거 따라하지 마라”

오마르 선장님이 나를 쳐다보며 뭔가 뿌듯한 표정과 너는 이런 거 모르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저 담배 안피는데요?”
“……”

아까 꺼진 심술에 다시 살짝 불이 붙은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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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거의 써본적이 없어서 뭔가 두서 없어 보이네요.
단순하게 남자의 로망하면 연상되는 "똥폼"이라는 생각에 중점을 두고 써봤습니다.
워드로 작성하면서 800자 정도 되길래 짧은가 했는데 네이버 가서 넣었더니 5천자 가까이 나와서 앞뒤로 엄청 줄었습니다. 천천이 읽어보니 진짜 부분만 잘라낸것 처럼 편집되었네요. 흑흑 짧게 원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어렵네요.

@garden.park님의 [낭만에 대하여]글쓰기 공모작 참가용 글 입니다.
: https://steemit.com/kr/@garden.park/3srq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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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진한 글이네요. 낭만이라는 이야기를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데 감탄하고 갑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

이런 낭만.... 누릴 수 있는 때가 곧 온다면 저는 담배라도 끊고 1분이라도 더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간다고 하는데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될 겁니다 ㅎㅎ

해서는 안 될 것들을 해보는 낭만이 있죠. ㅎㅎㅎ
요새는 그런 것들을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공원에서 돗자리 깔고 고기 구워먹고 그런 것...남들 다 하면 그때부터는 낭만이 아니잖아요. 우주에서의 담배 한 모금처럼.

감사합니다.
남들이 못하는 것을 혼자 즐겨보는 재미에 중점을 둬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