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의 에너지

in kr-writing •  6 years ago 

‘주로 이 세상에서 겪은 싫은 일들에 관해 글을 쓰게 된다.’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되는 글을 쓰다가 잠시 멈췄다.

‘이 세상에서 겪은 싫은 일’보다 ‘이 세상에 대한 분노’라고 쓰는 것이 멋지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분노’보다는 ‘싫은 일’이라고 쓰는 것이 더 멋져 보일 것 같다.

이 표현이 더 담담한 느낌이라서 ‘쿨’ 하니 멋지게 보일 것이다.

‘멋지게 보인다.’는 짧은 문장을 다시 보니 글을 쓰는 속마음이 보인다. ‘멋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멋지게 보이게 싶은 것’이었다.

스스로 만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한 것을 눈치채는 순간, 인간은(나는) 참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뭐 그러면 어때, 그것이 인간, 신도 아니고.라고 생각하며 마저 글을 써 내려간다. 허세, 허영, 그리고 남의 평가를 갈구하는 수동적(혹은 피동적) 태도는 인간의 문화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덧. 노파심.
당연히, 역설적(반어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끔(자주) 문장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이 계셔서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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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내 자신 내면의 자신감을 가져야 할거 같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아. 네.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