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의 피 냄새

in kr-writing •  6 years ago 

싱그럽고 향긋한 풀냄새를 맡았다.

백여 미터 정도 길을 지나가니 ‘공무’라고 쓰인 작은 트럭이 보인다. 사람들이 도로변 언덕에 무성하게 난 풀들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풀냄새 덕분에 머리가 맑아진다.

냄새가 이렇게 멀리까지 번지는 줄 몰랐다.

바닷속 상어는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상어에게는 피비린내가 인간이 맡는 풀냄새처럼 향긋하고 싱그러울지도 모르겠다.

순간 싱그러운 풀냄새가, 잘린 풀이 흘리는 피에서 번져 나오는 피비린내처럼 느껴졌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아~~~ 비유가 너무 멋지네요.

그렇죠? ㅎ

부끄럽습니다~ㅎ;;

아.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