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혹은 네, your or four. 꿈미래실험공동주택이라는 말 아래 모인 이들. 그 안에서 네 가족이 겪어가는 일들이 건조하고도 현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가족이어야만, 적어도 아이가 하나 이상은 있어야만 입주자격이 주어지는, 곳. 그들 각자의 꿈미래는 공동이라는 단어와 만나면서 예상치 않았던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 안에는 '오래' 라는 것도 들어 있었을 것이다.
네 가족의 이야기는, 이해가 선행되지 못한 배려란 얼마나 이기적이며 폭력적인지를 너무 잘 보여주고 있었다. 거슬리는 시작점, 짜증으로 바뀌는 지점을 딱 그만큼 느낄 수 있게 쓰여 있었다. 저마다의 삶이 있고 생각이 다른데 공동이라는 말 아래 그 모두를 가두고선, 그것이야말로 더없이 꼼꼼한 배려이며 공동체 생활의 기본이라 말하는 모습에 숨이 막혀왔다. 그런 배려 따위, 세상 쓸모없는 것인데.
공동이라는 단어를 휘두르며 부려대는 오지랖도 마찬가지다. 너무 가까이는, 그러니까 각자가 정해놓은 선 안으로는, 마구 들어가지 않는 게 예의가 아닐까. 공동육아라는 말로 이웃의 사생활을 멋대로 말하고, 카풀이라는 친절에 오해가 끼어들만큼의 행동을 하고, 언제 어디서든 답정너 모드를 시전하는 건 호의가 아니라 폭력이다. 나쁜 뜻은 없었어요, 같은 말로 자신의 행동을 둘러대는 모습을 보는 게 면전에서 욕하는 이를 보는 것보다 훨씬 화나고 고통스럽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속했든 아니든, 이들의 이야기는 그것과 상관없이 공감을 많이 꺼내올 수 있을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먼저 있어야 할 것은, 배려가 아니라 이해고, 오지랖이 아니라 마음씀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잣대로 타인을 멋대로 재단하고 폄훼하지 않는 것일 테니까.
[밑줄]
p66
그러면서 문득 솟아오르는 의문, 자신은 과연 저들처럼 어디에나 투명하게 녹아들 준비가 되어 있는 백설탕 같은 사람인지, 어떤 바람 한가운데서도 눈에 띄게 흔들리지 않고 다만 가볍게 무용수의 팔다리처럼 리듬을 갖고 나부끼는 사람인지. 그런 성정이 없이도 능히 지켜 나갈 수 있는 일상으로 채워져 있는지, 현실의 공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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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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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 참 좋아하는 작가에요. 잘보고 갑니다~
팔로우 하고 보팅하고 갈게요~ 자주 소통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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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이해가 선행되지 못한 배려가 이기적이라는 말 정말 공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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