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재진입

in kr •  7 years ago  (edited)

몇 달 전 쓴 걸 바탕으로 다시 쓴 글입니다. 당시 최종 34%의 수익률을 얻었습니다. 지난 주 천연가스를 재진입하며 다시 한 번 제가 쓴 글을 복기해보는 차원에서 여기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코인투자는 잠깐 쉬고 천연가스에 도전해보자

그때와 상황은 좀 달라졌습니다만 폭등하던 천연가스가 다시 헤지펀드들의 가격 누르기로 폭락해서 오히려 가격대는 더 매력적입니다. 한파라는 계절적 요인은 사라졌지만 곧 드라이빙 시즌이 오며, 또한 재고는 몇 달전보다도 더 줄었습니다.

아마 스팀잇 같은 투자 고수 분들이 많은 공간이라면 원자재 투자를 해보신 분도 많으실 겁니다. 아시는 것처럼 가격 변동성이 코인 못지 않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더 위험하기도 하죠. 꼭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니라 매 하루의 스릴을 위해 코인 투자를 하셨던 분께는 적극 추천 드립니다.

물론 저 역시도 그런 자극을 즐기기는 합니다만 한강을 가기에는 날이 여전히 춥기 때문에 극히 소액만을 투자할 생각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천연가스를 좀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천연가스 재고



제목 없음1.png

미국 천연가스 재고입니다. 5년 평균은 물론이고, 작년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습니다. 미국 헤지펀드사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 LLC )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달에만 미국 천연가스 재고의 4분의 1 가량이 소진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5년 평균 수준을 훨씬 웃돌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작년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KakaoTalk_20180405_111246315.jpg

작년 이쯤에 비해 재고는 30% 이상 줄었지만, 가격은 오히려 15%이상 더 낮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 스프레드



천연가스 가격의 추이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의 스프레드를 보겠습니다.

444.png

석유의 대세 상승장이었던 2010년 초반기는 굳이 비교 대상은 아닌 것 같고요, 좁혀지던 가격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네요. 이것만으로는 방향성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북미 천연가스 시추구 숫자



북미 천연가스 시추구의 숫자입니다. 작년보다 증가하긴 했지만 크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닙니다.

55.png

다음은 트럼프의 정책을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의 정책



아시다시피 트럼프는 지구 온난화를 믿지 않습니다. 청정 연료를 죽이고 석탄 발전소를 키우겠다는 트럼프다운 공약을 제시한 바 있죠. 하지만 무산됐습니다.

트럼프 정책

다음은 산유국들의 동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와 OPEC의 동향



원유 감산 연장 합의

일단은 러시아와 OPEC의 감산 합의는 견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천연가스가 상승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원자재 가격을 결정하는 주체, 헤지펀드의 입장



원자재 가격을 움직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이 아니라, '보이는 손'인 헤지펀드입니다. 원자재 투자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월가의 큰 손들이 장난질을 하기 때문에 가격이 제멋대로 결정됩니다.

지금까지 천연가스의 상승 동력에 대해 언급했습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원자재 시장에서 '팩트'란 가격을 움직이는 명분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즉 우리가 뉴스에서 접할 수 있는 원자재 관련 정보들은, 자본을 움직여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주체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거나 떨어뜨릴 때, '이래서 가격이 오른다.' '가격이 폭락할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하는 들러리 역할 밖에 하지 못합니다. 즉 전술한 긍정적 요소들은 천연가스 선물 가격 상승과 직접적인 인간관계가 없다고 말해도 아주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헤지펀드들은 천연가스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체결된 5월물의 가격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이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무슨 돈 지랄이 나올지 모르는 법입니다. 방송에 나와서 천연가스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공급 감소가 지나가면 상황이 금세 정상화될 거라고 떠들어대는 애널리스트들이 눈에 띄는군요....... 개인적으로 분석이 아니라, '우리와 맞서 싸우지 말아라.'라는 경고 메시지로 읽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천연가스를 투자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몇달 전 미국 앨버타 주 천연가스 가격은 2.5달러에서 4.3달러로 72% 가량 폭등했고, 보스턴의 천연가스 가격은 25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선물 가격의 8배가 넘는 수준이었죠.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천연가스 선물가가 폭등했습니다.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에 트럼프가 일시적으로나마 약달러 스탠스를 취하고 재고 감소와 드라이빙 시즌의 수요가 결합된다면 천연가스는 다시 우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특히 벌써 재고가 -34% 정도 감소했는데 이 추세로 -50% 가까이 줄어든다면 제 아무리 헤지펀드라고 해도 가격을 통제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화끈한 숏커버링이 나와 가격을 폭등시킬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리스크는 있습니다만, 처음부터 분할매수와, 분할매도 가격을 정해놓고 들어간다면, 해볼 수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연가스에 투자하는 법



직접 천연가스 선물을 구매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니면 안정적으로 천연가스 생산 기업에 투자할 수도 있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액에 한해서, 코인처럼 짜릿한 자극을 느껴보고 싶은 저는 모든 천연가스 투자 수단 중에서도 가격 변동률이 가장 큰 UGAZ를 선택하겠습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 및 하락에 3X를 한 ETN입니다.

투자 경험이 적으시다면 이런 종목은 있다는 걸 아예 모르시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3X나 2X는 얼핏 보면 수익이 더 높아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가격이 왔다갔다하면 최종적으로 가격 상승이 있다고 해도, 오히려 1X보다 수익률이 낮거나 또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간략히 아래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나비효과님의 포스팅을 아래 인용합니다.
http://cafe.naver.com/etf4u/5524
http://cafe.naver.com/etf4u/7147

일방적으로 우상향이 아닌 이상에야 기간이 길어지면 어찌되었든 손해를 본다는 내용입니다. 게다가 월마다 선물 교체 비용이 몇 프로씩 빠집니다. 즉 가격이 일정 근방에서 왔다갔다 한다면 앉아서 별다른 가격 하락 없이도 한 달에 10%의 손해를 보실 수도 있습니다.

투자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입니다. 이건 공부하고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개미 투자자 입장에서 '언제' 가격이 오를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싼지 비싼지 뿐만이 아니라, '언제 오를지'까지 맞추어야 하는 2X나 3X ETF는 사실 달콤한 독입니다. 아래 이제 제가 투자하겠다는 천연가스 3X 즉 UGAZ의 장기 그래프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유가즈1.png

네...... 보시는대로입니다......

이번에는 천연가스 하락에 베팅하는 3X ETN인 DGAZ입니다.

디가즈1.png

상승에 베팅하든 하락에 베팅하든 오래 들고 있으면 무조건 사이 좋게 거지가 됩니다.이

UGAZ와 DGAZ 상품 설명서를 보면 하루 이상 들고 있지 말라고 분명 경고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저 가격 변동성을 이용해 두 개를 동시에 산 뒤 물타기 하는 방법을 연구해본 적이 있는데, 역시 위험합니다.

다만 현재 가격대를 대단히 매력적으로 보고 있고 셰일 오일 고사를 위한 치킨 게임을 펼치던 시점의 가격인 2달러 초반이나 1달러 후반까지 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판단하기에 가격 하락 시 분할 매수를 할 계획입니다.

현재 저는 1,000만원을 투자한 상황이며 만약 2.5불로 떨어지면 다시 1,000만원, 2불대 초반이나 1불대 후반으로 떨어지면 다시 2,000만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원금 회복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단 최악의 상황이 찾아온다면 2,000만원 이상의 손실을 볼 것입니다.


예상가능한 시나리오 및 기대수익률



현재 천연가스 가격은 2.7불로 매력적인 것으로 파악합니다. 만약 올해 초에 그랬던 것처럼 천연가스 가격이 한 달 안에 3.5불까지 폭등한다면 수익률은 대략 120% 이상입니다. 한달 수익률이 코인 못지 않습니다. 이 가능성은 25% 정도로 봅니다.

44444.png

단 재고 감소가 적정 수준에서 끝나고 수요가 완만하게 증가되어 가격이 3.불 정도에 안착할 경우의 수익률은 30%입니다.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이 가능성을 50% 정도로 봅니다.

반면 현 가격을 유지하거나 근소하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수익률은 대략 -20%입니다. 저는 이 가능성을 20%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낮은 가능성입니다만 유가 치킨 게임이 벌어지던 그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수익률은 -50% 이상이며, 들고 있으면 그래도 언젠가 우상향한다는 믿음이라도 가질 수 있는 코인과 달리, UGAZ에서 투자한 돈은 그대로 쇄절기에 분쇄됩니다. 이 가능성을 5% 정도로 봅니다.

결과는 몇달 후 공유하겠습니다.

많은 격려와 꾸짖음을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저는 아직 파생상품을 공부 중이라, 사실 ETN이 아니라 더 매력적인 투자 방법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연구 중에 있습니다. 고견 부탁드립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  7 years ago (edited)

NG 현업종사자로서 반가운 글이네요.
말레이시아 빈툴루 가스전 고갈과 더불어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의 적은 가스전 역시 고갈이 눈앞에 있는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오만 카라트와 카타르 라스라판의 중동 베이스였던 전세계 NG시장도 미국 사빈패스 등 쎄일 NG로 판이 다시 짜이고있어서 어수선하죠. 한국 일본의 NG수입은 전세계 과반수를 넘기는만큼 최대 수요기인 겨울이 지나 이제 여름이 다가오는만큼 동아시아의 수요량이 가격결정에 거시적으로 큰 영향이 되겠지요.
미국 쎄일업체들은 현재 내수보단 해외수출에 더 주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네더랜드 휴스턴의 엔터프라이즈사 등이 한국 일본에 대표적으로 쎄일 LNG 수출을 주력하고 있는데 관련 동향을 파악하시면 STOCK 파악에 더 용이하실겁니다.
KOGAS는 전통적으로 5ㅡ8월까지 LNG수입량을 국가적으로 통제하고 LNG CARRIER 선대들은 그 시기엔 모두 장기 앵커링에 도입합니다. 투자 아이디어에 참조하세요.

와우 제가 쓴 글보다 훨씬 수준이 높네요 ㅎㅎ 동아시아 국가에서 천연가스 수입을 통제하고 장기앵커링에 돌입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부정적인 의미로 봐야겠죠?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ㅎ 한국의 경우 도시 수도가스 혹은 난방가스를 LNG로 사용하니까 날이 더워져 수요가 급락하니 수입량 또한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ㅎㅎ
NG를 장거리 운송시키기 위하여 LNG로 냉각시키지만, 이 LNG는 장기간 화물보유가 그 온도와 압력때문에 불가합니다. 때문에 수요예측과 수입량의 정확한 계산이 필수적입니다.
반대로 여름이 끝나면 다시 수요가 늘어나므로 수입량 또한 크게 늘립니다.
국내 KOGAS의 경우 한 달 앞서서 STOCK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참조하세요.

그렇다면 계절적으로 여름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이 통상 진행된다고 보아야겠군요 ㅎㅎ 동아시아가 최대 수입처라면

실례지만 그렇다면 현재 여름 수요에 대한 분석은 진행이 된 상황일까요?

미국 천연가스 재고가 작년보다 30퍼센트 줄어들었음에도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ㅎㅎ

고견이 궁금합니다

  ·  7 years ago (edited)

역시 쉽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동측에서 석유와 마찬가지로 LNG 증산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측은 중동의 LNG증산으로 가격의 눌림이 오니까 쎼일 채굴비용 및 유지비 측면에서 감산 혹은 페이스를 늦추고 있습니다.
LNG CARRIER들이 항상 중동 LNG 터미널 입항은 거의 DELAY 없이 적시에 이루어지는 반면, 미 텍사스 산지에서의 입항은 기본 2-3일이상의 DELAY이 생기며 최악의 경우 한달이 넘게 DELAY이 생기는 경우가 일상입니다.
반면 중동측은 세계최대 LNG 가스전보유국인 카타르의 경우만 보아도 작년 LNG 30% 증산을 발표하였으며, 금번 본국 대통령의 방문으로 한국에 추가적인 수출량 분배 증가를 약속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카타르는 현재 사우디 권력자 교체이후, 사우디-UAE-이집트 3대축의 육상봉쇄 조치를 비롯 영해에서도 불이익을 받고있어 불안정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추가적으로 LNG 증산을 더 이루어 자금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또한 이란 재재가 다시 해빙기에 들어가면 이란 역시 LNG 생산후 수출에 주력할 것입니다. 현재 세계 최대의 LNG 가스지대는 카타르와 이란이 영해상 둘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는 파나마운하를 경유하여 북태평양 항해를 거쳐서 동북아로 수입되기 때문에 중동의 LNG증산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운임비용과 2주일이 더 소요되는 시간적 기회비용의 문제때문에 메리트가 매우 적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셰일은 참 잘 버티네요... 미스테리합니다, 정말 언론에서 말하는 저 혁신이 다 진짜일까..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잘 버티는걸까? 지금 실무에 계신 분 말을 들어도 상대가 되지 않는거 같은데요...

코인 주식보다 훨씬 복잡해 보입니다. 투자하기가 쉽지않겠어요

  ·  7 years ago (edited)

사실 글을 쓴 저도 실제 이해하지 못 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ㅎㅎ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전혀 모르던 세상의 글이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투자하시는 거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

ㅎㅎ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물론 저 역시도 그런 자극을 즐기기는 합니다만 한강을 가기에는 날이 여전히 춥기 때문에 극히 소액만을 투자할 생각입니다.


한강 가지 않습니다.

ㅎㅎㅎ 산스크리트어를 배우시나요?

한 글자도 몰라유

대단하십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뉴비입니다^^;

풍류선생님 오랜만에 뵈어요! ㅎㅎ
만족스러운 수익내시길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사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셔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팀달러는 떨어져도 커피아재님처럼 계속 뵙는 분이 있어서 좋네요 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ㅎㅎ

몇 달전에 시도 하려다 못했는데 한국증권사에서도
가능한가요?그리고 최소 투자금액이 있나요?

찾아보시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ㅎㅎ 최소 투자금액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경제는 저에게 참 어려운 분야 입니다. 게다가 투자는 더더욱...존경스럽습니다. 종종 읽고 공부하겠습니다.

존경이라뇨; ㅎㅎ 잘난척해봤자 그 사이에 벌써 마이너스 수익률이네요 ㅎㅎ 사실 재능이 없는 분야를 글로 어떻게 잘 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