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웨딩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 •  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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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턴가 엄마는 간간히 나에게 그런 얘길 했다.

‘웨딩 드레스가 입고 싶다.’

그러고 또 1년 쯤 지나서는

‘엄마 친구 부부는 리마인드 웨딩을 이벤트로 했다더라. 그것도 공짜로 했단다 진짜 신기하제?’

그렇게 두 번까지는 그냥 흘려 들었던 것 같다. 아빠랑 닭살돋게 사이가 좋지도 않고 오히려 나이 들고 아빠가 은퇴한 뒤로 가끔씩 떨어지고 싶다던 엄마였다. 그래서 의아했다. 아빠랑 사이도 안 좋은데 왜 웨딩사진이 찍고싶단거지?

조금은 심드렁하게. 아니 솔직히 투덜 거리며 촬영 업체를 찾았다. 이것 저것 알아보는중에 부산 집에서도 가까운 촬영업체를 알게되었고 혹시 한번 넣어볼까 했던 이벤트에도 당첨되어 엄빠의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무료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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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촬영하다보니 그냥 엄마는 ‘just’ 웨딩 드레스가 입고 싶었나보다. 30년 넘게 아빠랑 살면서 특별하지 않은? 어찌보면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 온,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그런 거 다 떠나서 공주처럼 그냥 드레스가 입고 싶었던 것 같다. 엄마의 버킷 리스트를 내가 이뤄줄 수 있어서 눈물나게 행복했다.

엄마 너무 예뻤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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