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피커에게 말로 시키는 것보다 더 편한 방법도 많다."
SKT 누구, 구글 홈, 카카오미니C 등 인공지능 스피커가 쏟아져 나오면서 인공지능 스피커로 할 수 있는 수많은 일들에 대한 장밋빛 이야기가 넘친다. 그런데 또 한쪽에서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턱없이 부실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제품을 사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양쪽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떤 얘기가 맞는 건지 헷갈릴 법도 하다. 별 걸 다 하는 것 같다가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없는 것 같기도 하니 말이다.
몹시 당연한 얘기겠지만, 편한 건 편하고 불편한 건 불편하다. 예컨대 음악을 골라 듣거나 알람을 설정하는 것, 심심풀이로 운세를 보거나 뉴스를 듣는 것, 이런 작업들은 스마트폰이든 뭐든 하드웨어를 열고 기능을 실행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긴 하다. 음성으로 조명을 켜거나 끄고 오디오북을 듣거나 정보를 검색하거나 쇼핑을 하는 일은 편할 때도 있고 안 편할 때도 있다.
침대에 누워 등을 끄는 건 편하지만 방에서 나갈 땐 스위치로 끄는 게 더 빠르고 편하다. 가격이 명확하고 선택할 옵션이 없는 단품을 음성으로 구입하는 건 편하지만 가격을 비교하고 옵션이 많은 상품은 웹이나 앱에서 하는 게 좋다. 잠에서 깬 목소리로 시간을 물어볼 땐 좋지만 가족이 옆에서 자고 있다면 음성보단 터치가 낫다. TV를 켜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을 땐 음성이 편리하지만 채널을 이동하고 볼륨을 조절할 땐 리모컨이 더 편하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하면,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말이다.
솔직히 인공지능 스피커를 도입하고 이런저런 보조 기능을 쓰려면 돈이 많이 든다. 흔히 말하는 사물인터넷을 지원하는 기기들은 아직은 더 비싸고 (언젠가는 가격이 내려가겠지만) 설치하기도 복잡하다. (나중엔 다 알아서 붙겠지) 그러니 기껏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장비를 갖추고, 아, 나도 이제 음성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다,라는 뿌듯함에 모든 걸 다 인공지능 스피커로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그렇게 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인공지능 스피커는 만능이 아니고 보이스 인터페이스는 그저 기계를 다루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앞으로 더 좋아질 테고 더 편리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모든 것이 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목소리로 해결될 것은 아니다.
(제조사들이야 어쨌든) 우리가 인공지능 스피커를 쓰는 목적은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여유를 누리고, 이렇게 생긴 여유로 더 즐겁게 살려는 것이다. 그러니 인공지능 스피커로 편리한 방법이 있으면 그 방법을 잘 찾으면 되고 그보다 더 편리한 방법이 있으면 굳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쓰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주인일 뿐, 얽매인 건 아니니까 말이다.
PS> 솔직히 이 얘기는 그냥 나한테 하는 얘기다. 요즘 인공지능 스피커에 빠져 뭐든지 이걸로 하려고 하다 보니 살짝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그렇다. ^^
일 시킬때마다 '헤이 카카오'라고 부르기엔 목이 아프죠.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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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그래서 이번에 나온 리모컨이 쓸모있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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