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한여행] -0.3km 롯데월드몰, 과거로의 시간여행 3080거리

in kr •  7 years ago  (edited)

삶의 템포를 잠깐 늦추고 마음의 휴식을 가져보는 저속(低速)한 여행

아주 가끔 들르는 롯데월드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3080 거리입니다. 롯데시네마쪽 5층과 6층에 걸쳐 있는 곳인데요. 아마도 30~80년대 풍경을 재현해놨기 때문에 3080거리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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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6층 뒤쪽 골목을 특히 좋아하는데요. 옛날 음식점과 함께 그 앞에 뻥튀기 기계(대포?)가 맘에 들더라구요. 옛 기억 속에 뻥뻥 터지는 대포 소리와 연기, 그리고 특히 그 구수한 뻥튀기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네요. 요즘은 통 그 소리를 듣기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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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골목 입구 쪽에도 눈여겨 볼만한 소품들이 여기저기 있습니다.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을 아주 오래된 한 60년대 정도의 물건들이 있는데요. 전 나무 상자의 오래된 질감들이 참 좋더라구요. 얼마나 많은 시간의 흔적들이 쌓이고 쌓여서 저런 질감을 만들어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길이 저 상자를 거쳐갔을까...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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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목욕탕도 있습니다. 물론 진짜 목욕탕은 아닙니다.
저 목욕탕 마크도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붉은 벽돌로 만든 높은 굴뚝과 목욕탕 표시... 아빠 손 잡고 갔을 때가 엊그제..까진 아니지만.. 하여튼 벌써 몇십년이나 흘렀다는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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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박스도 참 추억이 많죠. 손으로 돌려서 드르륵드르륵 소리나던 그 다이얼, 손에 꼭 쥐고 있던 동전들... 새록새록 옛 기억들이 솟아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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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가 타셨을 전차도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보니 실제 전차 같네요. 오래된 의자부터 손잡이들도 전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더라구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갔고 이 안에서 얼마나 많은 추억들이 만들어졌을지... 닳고 닳은 의자에 앉아 초현대식 바깥 풍경을 보며 잡생각에 빠져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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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작지만 옛날 다운타운 같은 모습도 있습니다. 다운타운의 단골손님인 영화관과 옷가게죠. 특히 영화간판은 정말 추억돋네요. 제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영화간판들은 다 저런식이었는데 말입니다. 지금의 현란한 대형스크린 영화광고들 좀 인간미가 없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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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여기저기 잘 보시면 은근히 볼거리가 많습니다. 그 옛날 우편함, 가로등, 영화포스터, 표어 등등. 얼마전 꽃할배로 인기를 끄셨던 박근형씨의 젊은 날과 대배우 강수연씨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는 포스터도 있네요. 잘 보면 포스터 속 작은 글씨가 참 웃깁니다. '문교부 장관 효행 표창을 받은 XXXX의 실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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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이 좀 되셨나 모르겠습니다. 전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 옛 추억이 있는 장소에 가서 마음을 가다듬고 오는 습성이 있는데 여러분들도 이 사진들 보며 마음이 좀 편해지셨으면 합니다. 즐거운 하루하루, 여유로운 삶이 되시길 바라며 다음 여행에서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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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 부스 폰트가 너무 세련돼보이는 건 기분탓일까요 ㅎㅎ
나머지는 정말 퀄 좋네요. 잘보고 갑니다 ㅋㅋㅋ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ㅎㅎ 역시 예리하십니다~

  ·  7 years ago (edited)

저희 지역에도 비슷한 장소가 있어요:) 그런데 건물안에 저런 게 준비되어있는 건 또 봅니다. 아주 미래엔 저희가 지금처럼 돌아다니는 일상적인 풍경조차 저렇게 박제가되어 '과거박물관'이라고 불리는 날이오겠죠?

전 사실 저런 곳을 좋아해서 비슷한 곳을 많이 다녀본 편이에요. 이상하게 그런 곳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ㅎㅎ 언젠가 손자손녀 손을 잡고 놀러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

밤지기님의 글을 읽으면 왜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질까요?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옛 거리를 돌아본 느낌이예요. 저희 동네 롯데몰에도 3080거리가 있었으면 좋았을 걸. 아버지가 신이나서 설명해주실텐데. 물론 그보다 전 세대시긴 하지만요. 전화기 사용법의 윙-하는 소리라는 표현도 정감가네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참 새로워요.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사진 한장 한장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

편안함을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 스프링필드님 여행기 속 사진들의 골목이나 오래된 동네 풍경들, 푸근하고 정겨운 사람들의 모습들도 어찌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지 모릅니다. 전 특히 그런 올드한 것들 좋아하거든요. 앞으로도 좋은 글과 사진들 부탁드려요~ ^^

옛 생각이 나면서 여행을 하신 느낌이셨겠어요. "이 땐 이랬지" 하면서요. 가끔은 그런 시간의 흐름을 따라 그립고 마음 한 구석에 고이 모셔둔 즐거운 추억 속에 잠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즐거운 추억 속에 잠겨도 보고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아쉬움을 느껴보기도 하고 그래서 또 지금 현재의 소중함을 다시 느껴보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옛 동네나 옛 물건들을 좋아하나봐요 ^^

저런 길거리 정말좋아하는데
롯데월드몰에 있는줄 몰랐네요
한번 가보고 싶어요 ㅎㅎ

꼭 한번 가보세요. 크지는 않은데 꼼꼼히 둘러보면 꽤 볼거리들이 있어요 ^^

추억 여행을 다녀오셨군요ㅎ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영화 포스터에서 빵 터졌습니다^^

저도 사실 거기서 빵 터졌죠 ㅋㅋㅋ 나름 진지하게 만든 걸텐데 왜 그렇게 웃긴지... 언젠가 미래엔 또 지금의 영화포스터를 보고 웃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