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의 자정 일기: 나의 적당함(?)

in kr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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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일만 한다고 친구가 친히 나 있는 근처까지 와서 술을 사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술? 나야 땡큐지. 그렇게 오랜만에 혼술이 아닌 사람 친구와 술을 마시니 너무 즐거웠다. 술은 또 왜 이렇게 단 거야? 하나도 안 취하잖아. 끊임없는 수다에 수다. 내가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이었던가? 내 친구는 왜 이리 말이 많아졌지? 갑자기 늘어난 우리들의 수다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 저녁을 지나 밤으로 식당이 문을 닫을 때까지 끊임없이 조잘조잘. 친구 덕분에 맛있는 와인 마시고 스타트업 에너지 뿜뿜 받고 기분 좋은 밤이다.

하지만 나의 머릿속은 내가 생각해야 할 것들이 둥둥 떠다니는데 나는 그것들을 잡고 싶지 않아 그냥 방치하련다. 방치 인가 회피인가? 뭐 그게 중요한가. 일단 오늘은 아무 생각 안 하고 그냥 이 일기 쓰고 바로 쓰러져 잘 거다. 술 깨기 전에 후다닥 잠들었으면 좋겠다.

적당하다는 기준의 선은 다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나에게 그런 선이 있나? 먼저 생각해 보게 된다. 나에게 적당한 것이 너에게는 아닐 수도 있고, 너에게 적당한 것이 또 나에게는 전혀 아닐 수도 있을 테니까. 그래서 인간관계에서는 더 어려워지고 진정성과 소통이 중요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적당함과 너의 적당함이 만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니까.

나에게 있어서 적당함이란 어쩌면 후회하지 않을 만큼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이든 나중이든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적당함. 혹여 후회하더라고 내가 감당하고 책임을 질 수 있을 만큼의 후회(?) 이만하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리고 그 말에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나는 괜찮다 또는 괜찮을 수 있다. 괜찮을 것이다. 뭐 이런 것이 따라올 수 있는 적당함. 혹여 그 결과가 고통의 결과라 해도 감당해 낼 수 있는 마음. 그래서 책임감 또한 중요해지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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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점점 술맛을 알아 가시는 건가요? ^^

ㅎㅎㅎㅎㅎ 술맛까지 알기에는 아직 먼 거 같지만 이러다가 ㅎㅎ 주량은 늘 거 같아요 ㅎㅎ

적당히 마신 술처럼 기분 좋은 주량...
컨디션에 따라 주량도 달라지고,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안주에 따라 술 종류도 달라지고, 자유롭게 마시느냐, 안마시면 안되는 자리라서 억지로 마시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주량..

일이라는 것도 딱 그런듯합니다. ^^
적당한 스트레스가 활력을 불어넣고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기분 좋은 업무량... 컨디션에 따라 능률도 달라지고, 누구와 일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업무에 따라 처리 방식도 달라지고, 자유롭게 일하느냐, 누군가 억지로 시켜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일의 능률과 성과...

금요일이니 저도 오늘 한잔~ ㅋㅋㅋ
(간만에 옛날 통닭으로...ㅋㅋㅋ)
남은 금요일 하루 바람소리님도 화이팅입니다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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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퇴근법)

와우~~~ 저 저렇게 퇴근해 보고 싶어요!!!!!!!!!!!
ㅎㅎㅎㅎ 속이 다 뻥 뚫리네요 ㅎㅎㅎ

저도 어제 테슬라...테라+참이슬 로 달려서
오후에야 좀 정신이 드는군요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 숙취 잘 하셨기를 바랍니다.
저도 이렇게 주량이 느는 것이 아닌가 하고 있어요 ㅎㅎㅎ

친구가 찾아와 한잔 하는 기분... 너무 느껴보고 싶어요. ㅠㅠ
베프들이 다 멀리 살아서..

공부하러 미국에갔던 친구들이 다들 돌아와서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살아요. 엇그제 통화하는데 미국 있던 기간보다 한국에 같이 있으면서 못 본 기간이 더 길다고.... ㅠㅠ

친구분과 완전 행복한 시간 보내셨기를...

레나님 감사합니다. 다들 그렇더라고요. 한국에 있어도 서로 만나기 힘든...
제 절친들은 제가 한국에 한 번씩 들어갔을 때만 본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코로나도 있고 삶이 바쁘기도 하고요.
저도 이곳을 떠나면 이젠 이렇게 찾아와 주는 친구도 없고 ㅠㅠ 느므 외로울거 같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