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의 자정 일기: 흔들림

in kr •  3 years ago 

긴 출장 이후 지친 몸이 회복이 안 되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출산 휴가를 간 동료 한 명이 돌아오니 그나마 다행이다. 스타트업에서 오퍼를 받았는데 간절히 원했던 곳도 아니고 옮길 생각도 없다. 스타트업에 최적화되었다면서 무슨 소리인가 싶은데 옮겨도 다른 이유로 지칠 것을 알기에 그냥 거절해야 하는데 아직 답장은 안 한 상태이다.
처음부터 옮길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계속된 연락에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알지를 못하겠기에 도대체 이건 뭔가하고 시작된 궁금함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성공 가능성도 보이고 재택근무이고…
다 집어치우고 재택근무 이거 하나 때문에 흔들렸다. 사람들은 상당히 좋은 태도를 보여주었는데 겪어보지 않았으니 자세히 알 수는 없고…
죽어라 재택근무만 찾을 때는 나오지도 않더니 인제 와서 이 시점에서 나타날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타이밍 참 슬프다.
사람 마음이 아니, 내 마음이 간사하여 처음부터 갈 생각도 없었으면서 “재택근무”의 조건에 그냥 한 번 옮겨봐? 이러면서 괜히 고민하게 되더라.
하지만 그 조건을 피하면 옮긴다는 것은 지금의 내 현실에서 어리석은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매번 그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면서도 매번 흔들리는 것을 보면 내 마음이 참으로 약한 건지 아니면 원래 어리석은 건지 잘 모르겠다.
모든 장단점을 다 계산하고도 흔들리는 나의 마음의 선택 기준은 언제나 후회를 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 에서 나온다.
그렇게 천천히 생각하다 보면 흔들리는 마음도 조금은 고요해지고 어느새 중심을 잡게 되는 거 같다.

마음을 비우고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지금 서 있는 이곳에서 최선을 다하자. 늘 그랬던 것처럼… 그러다 보면 다음 길도 보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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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타국에서 굳건히 서 계시는 게 대견합니다.

도잠님 안녕하세요?
별말씀을요. 부끄럽습니다. 날씨 더운데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비도 조심하시구요^^
감사합니다.

제 마음도 뒤숭숭합니다. 다른 직장을 구하고 싶어요. 지금 다니는 곳도 충분히 좋은데, 더 좋은 곳. 더 오래 다니고 싶을 정도로 좋은 복지를 제공해주는 곳 말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퐁당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오랜만이에요. 너무 감사해요. 아이는 건강히 잘 자라고 있죠? 제법 많이 컸을 것 같아요. ^^ 정신없으시겠어요. 엄청 귀여울 듯 해요.
뒤숭숭한 마음에 고요함이 찾아오길 바라봅니다.

저는 이곳에 일기를 올리지 못할 정도로 게으름을 피우네요. 나이를 먹는 거 말고는 달라지는 것이 없는 거 같다가도 또 보면 너무 많이 변한 주변에 쓸쓸함인지 씁쓸함인지 알 수 없는 마음을 한쪽 구석에 치워가면 또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고 있더라고요...

잘 지내고 계신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 아이는 잘 크고 있습니다만, 말을 참 안 듣네요. 부아가..ㅋㅋ

네. ^^ 저는 뭐 변덕이 죽 끓듯 왔다리 갔다리 하는 거 말고는 잘 지냅니다. ^^
으히히히 아이가 엄청 귀여울 거 같아요~ ^^ 누가 불렀었는지도 모르는 개구쟁이 노래가 떠올려지는 나는 옛날 사람임이 너무 분명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