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닭, 그리고 가난한 지갑 (2/2)

in kr •  7 years ago 

황제내경 같은 고전을 두 자로 함축하라 하면 '균형'입니다. 모든 병은 이 '균형'이 깨어져서 오는 것이고, 모든 치료는 이 '균형'을 잡아주는 것으로 시작하죠.

이 균형이란 말이 아주 무섭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한 어떤 행위를 해야 됩니다. 스트레스에 계속 노출되어 있으면 병이 옵니다.

운동부족은 운동을 해야 됩니다. 운동부족이란 그 불균형이 점점 심해지고 지속되면 병이 옵니다.

정크푸드 섭취량이 많으면, 섭취량을 줄이는 상대적인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잡지 못하면 병이 옵니다. 아이들도 병이 옵니다.

화가 나면 담배를 피든, 술을 마시든, 욕을 하든, 그 화에서 벗어나야지 계속 노출되어 있으면 병이 옵니다. 슬픔도, 걱정도, 기쁨도, 생각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치우치면 병이 옵니다. 치우치더라도 약간만 치우쳐야 됩니다. 많이 치우치면 무조건 그로 인해 병이 발생합니다.

이게 동양고전의 핵심입니다. 균형. 모든 만물은 이 '균형'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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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300원 짜리 계란을 먹으면, 닭이 전이한 이 스트레스를 해독해야 합니다. 해독하지 못하고 계속 치우치면 병이 옵니다. 그래서 줄이던지, 소식하든지, 운동하든지, 이 스트레스를 해독하는 어떤 균형법을 찾지 못하면 병이 듭니다. 이건 누구 할것없이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계란에 국한하지도 않습니다. 라면, 아이스크림 같은 인스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300원이 넘는 비주류의 계란이라 하면, 상대적으로 그런 해독 노력을 덜 해도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먹어도 계란 자체적으로 병을 만들진 않는다는 거죠. 그게 스트레스 계란과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모든 식품에도 적용되죠. 그래서 자연식이라 하면 일단 그걸 먹고 난 다음에, 그 독소를 해소하기 위한 어떤 행위가 필요하지 않은 식품입니다. 그러니까 균형을 갖고 있는 식품이 자연식이죠. 몸속에 들어와 몸속 균형을 깨지 않는 식품이란 말과 같은 것이고요.

그러나 비주류 계란의 생산엔 조건이 붙습니다. 고비용이죠. 살충제 파동 때 모두 느꼈을 겁니다. 닭을 물품화(저비용)시키려니 쉽지 않죠. 약품을 쏟아부어야 됩니다. 약품으로 면역력 저하란 치우친 균형을 잡아줘야 합니다. 아니면 병 들어 죽죠.

그럼 왜 국가는 고비용 방식의 사육을 선택하지 않죠. AI가 밀식의 폐해란 건 행정 담당자들도 압니다.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거죠.

왜냐하면 국민들이 가난하거든요. 물가 상승 대비 소득 상승률은 낮았고, 300원이 넘는 계란을 사먹을 지갑 사정이 안 되거든요.

AI는 가만히 놔두면 사라지는 병입니다. 왜냐하면 사육자들이 AI 무서워서 밀식을 안 하게 될 테니까요. 원래 이렇게 자연적으로 균형을 잡아가야 되는 것인데, 국가가 나서 인위적으로 균형을 잡으려니 닭을 다 죽이게 됩니다. AI 발생 농장으로부터 반경 3km 이내는 모두 살처분. 이런 무식한 결정에 소독약 회사만 살찌우는 온 국토에 소독약을 뿌려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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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구조를 보면 재밌습니다. 값싼 계란을 만들어 소비자가 득을 보나요. 싸게 먹어서. 생산자가 득을 보나요. 저비용으로 생산해서.

소비자, 생산자 누구도 득보지 못합니다. 닭이 전이시킨 스트레스, 고스란히 소비자가 몸속에서 해독해야 됩니다. 이게 혜택인가요. 인스턴트도 마찬가지이죠. 해독시키지 못하면 몸이 망가집니다. 싸고, 맛있고, 간편한 대가를 치르는 거죠. 혹시 인스턴트를 혜택이라 생각하는 분 계신가요. 그렇다면 제가 글 잘못 쓴 겁니다. 그 분에게 만은요.

결국 소비자가 먹어주고, 생산자가 생산하고, 사료회사, 약품회사 만 돈을 법니다. 게다가 닭이니 오리니 돼지니 사료의 60% 이상은 GMO입니다. GMO를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나요. 우리나라 기업도 아닌 외국 기업에 '공장식 축산'에 따른 이익의 상당 부분을 갖다 바치는 겁니다.

그렇다고 GMO가 정상의 곡물인가요. 제초제를 덮어쓰도 죽지 않는 식물, 그래서 제초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식품, 그게 GMO이죠. 물론 제초제는 식물 세포와 화학 합성하여 다른 성분으로 변이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초제를 덮어썼다 해서 그렇게 많은 제초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습니다.

재밌는 얘기 한 가지만 하고 글을 끝내겠습니다.

친환경 인증 계란은 300여 가지의 살충제 살균제 같은 유해 성분이 검출되어선 안 됩니다. 국내에서 쓰는 제초제 성분도 그 300여 가지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GMO 작물에 쓰는 '글리포세이트'라는 제초제 성분은 그 300여 가지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포함되어 버리면 어떨까요. 우리나라 가축의 99.9% 이상은 글리포세이트라는 제초제를 덮어쓴 GMO 사료를 먹습니다. 친환경 인증 참 재미있지 않나요.

그래서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참 유머러스할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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