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족한 점을 이렇게 글로 쓰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더이상 이런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필통이나 학용품을 모으는 것을 좋아했다.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필통, 학용품과 더불어 화장품, 옷들을 모았다.
물건이 모아져있는 마트에 가면 기분이 좋았고,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내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면서 물건을 구매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아닌 내가 벌은 돈으로 구매를 했다는 것이다. 20살부터 방학 때 마다 아르바이트를 미친듯이 했다. 아침에는 편의점, 저녁부터는 고깃집에서 일주일 내내 방학동안 한 적이 있고, 방학 때 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리고 매번 설날, 추석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통장에 돈이 쌓여갔지만, 매번 필요없는 물건들을 사는데 돈을 써왔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물건을 샀다"고 생각했던 과거 나의 모습이, 지금 생각했을 땐 "공허한 마음을 물건으로 채워나간 것"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필요한 옷도 아닌데 비슷한 디자인의 티셔츠와 외투, 바지, 신발들을 사왔고 "옷마다 핏이 다른데 뭐, 언젠간 입겠지." 라는 생각으로 물건을 모았다.
지금 국가고시가 끝난 후 집에 있으면서 "내 방은 더이상 쉬는 공간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넘쳐나는 물건 속에 4년을 보내왔다. 매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나의 방에 물건이 많은 것을 진지하게 생각 해본 적이 없었다. 옷장에는 쇼핑몰에서 산 5천원~만원짜리 목이 늘어난 티셔츠가 가득했고, 2년동안 입지 않았던 외투도 있었고, 딱 한번 사용했던 가방들이 가득한 모습이 이제서야 눈에 보였다.
가장 충격적인 나의 행동은 학용품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필요한 색만 쓸 꺼면서 왜? 5개 묶음짜리 형광펜을 그렇게 모은건지.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것 보다 인터넷에서 3개를 묶음으로 구매하면 더 저렴하기에 학용품도 인터넷에서 주문을 많이했다.
이런 나의 행동이 환경을 망칠 뿐더러 스스로의 정신건강을 해쳐왔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그렇게 많이 샀던 옷들을 정리해보았는데, 대학교 1학년 때 부터 지금까지 산 옷들 중에서 매해 입었던 옷은 첫 알바비로 큰 맘먹고 산 40만원짜리 코트와 8만원짜리 니트였다. 내가 진정 사랑한 물건은 이 두가지 뿐이었다.
모든 물건을 사랑할 수는 없다. 1000가지 물건 중에서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물건들은 10가지 일 것이다. 마음이 공허할 때 마다 쇼핑하는 버릇은 4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잠잠해졌지만, 내가 이 전까지 구매했던 사용하지 않은 쓰레기들이 나를 누르고 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지난 4년동안 나는 공허한 마음을 재정비하는 것이 아닌, 물건들을 구매하며 밑빠진 독에 물 붓기를 했던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고나니 너무 창피하다. 하지만 24살이 되어 이제서라도 물건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절대 이러한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공허한 마음을 물건으로 채우는 버릇이 아닌, 나의 마음을 재정비하여 단단하게 만들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오늘 정말 많은 물건들을 버렸고, 앞으로 더 많은 물건들을 버릴 것이다.
maximalist가 아닌, minimalist 가 되기 위해 내게 꼭 필요한, 내가 사랑하는 물건들과 함께 할 것이다.
그 연령때는 질보다 양! 이러면서 많이 사더라구요.
이제라도 정리하기로 했으니 잘 하셨어요. 비우는 것도 즐거운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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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ㅎㅎ 맞아요...! 단순히 많이 있으면 좋다는 생각을 했었죠... 지금에서야 깨달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ㅎㅎ 하나 둘 필요없는 물건들은 버리고 있습니다!!
매번 보팅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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