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행복할까?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 •  6 years ago  (edited)

결혼하면 행복할까?
잘 모르겠다
가족들을 포함해, 왜 다들 결혼하라 부추기는 걸까?
그들에게 진지하게 묻고 싶다
결혼하면 진짜 행복하냐고?!!!

그냥 인사치레로 묻는 말이겠지?
그래..오랫만에 만나 딱히 할 말도 없지 않은가?
그래! 그냥 인사치레로 묻는 말이겠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무언가 내 가슴을 콕콕 후벼파는 느낌이, 썩 기분 좋지 않다
하지만 싫은 내색을 보이면 안된다
그들은 정말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말일 수 있잖아!

만약 내가 싫은 내색을 하잖아!
그럼 내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찌질해 보일꺼 아니겠어!
죽으면 죽었지, 그런 형편 없는 모습, 상대방에게 내보이기 싫다
절대 내보이기 싫다
그건 가족이라도 마찬가지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다

아..가슴이 저린다
잘 모르겠지만 뭔가 우울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지금이 좋다
현재의 삶이 너무 좋다
일하고 퇴근해서 피곤하면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실컷 잠 잘 수 있다
내가 먹고 싶으면 그 어떤 무엇이든 바로 사 먹을 수 있고, 몸이 찌뿌둥 하면 언제든 그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운동을 하며 사우나도 즐길 수 있다
친구를 만나 밤새 쐬주를 마셔도 그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난 내 시간을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온전히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은 진정 축복 받은 일 아닐까?
진심 고마운 일 아닐까?

이 모든 생활이, 결혼해도 과연 유지 가능할까?
아니..절대 불가능이다
내 와이프는 오히려 결혼 전보다 더 외로워지겠지!
난 내 와이프가 나를 만나 행복했으면 한다
어딜 가도 우리 남편 잘 만났다고, 나를 만난게 큰 복이라 여겨졌으면 좋겠다
난 내 와이프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그녀가 외로우면 다가가 말동무가 되어 주고, 그녀가 바쁠 때면 조용히 뒤에서 굳은 일 하며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그녀가 기쁜 일이 있으면 그 누구보다 기뻐하고 같이 축하해 주고 싶다
슬픈 일이 있으면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조용히 안아 주고, 괴로운 일이 있으면 그 원인을 찾아 뒤에서 조용히 해결해 주는 멋진 해결사가 되고 싶다
난 정말로 내 와이프가 나를 만난 것이 큰 행운으로 느껴졌으면 좋겠고, 내 와이프를 절대로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내 목숨을 버려서라도 내 와이프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난 0.1%도 고민하지 않고 내 목숨을 버리고 내 마누라를 구하는 선택을 취할 것이다

난 용기가 없다
그리고 자신이 없다
내 온전한 시간을 현재 와이프에게 쏟아 부을 여력이 없으며, 내 귀중한 시간을 현재 와이프와 가족들에게 올인할 수가 없다
아니..불가능하다
현재 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와이프는 나로 인해 더 외로워질 것이 분명하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난 선택을 내려야 한다
그래..결혼은 포기하자!
대신 자유를 선택한다

난 지금껏 내 속마음을 내 친한 친구 한 명을 제외한 그 어느 누구에게도 여태껏 진실하게 내비쳐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내 속마음을 블록체인 일기장에 몰래 올려 놓고, 훗날 죽기 직전 읽어보면 과연 어떤 느낌이 들까?
아마도 킥킥거리며 웃게 될까, 아님 눈물 흘리게 될까?
이 일기장에 적힌 내용을 누가 보더라도, 굳이 아는체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고?
부끄럽잖아!

2018년 06월 11일 월요일
광안리 어느 해변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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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많이되네요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게.
같이 할 수 있으면 너무 좋으련만.

모른체....휙~~

공감입니당...♥
서울날씨는 꿀꿀합니당...ㅠㅠ

  ·  6 years ago (edited)

대학생활이 행복할까요? 아니면 직장생활이 행복할까요?
비교할 수가 없죠. 다른 것이니까요.
총각과 가정을 지키는 가장 노릇도 마찬가지더라구요. 비교 자체가 안되는 거예요.
세상이 다른 거더라구요.

결혼해서가 아니라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같이 하면 행복한 것 아닐까요? 그 과정이 어려운거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 전의 생활에서 양보해야하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선택하기 나름인거라고 생각되네요 ^^

유부들은 보통 자유를 원합니다 ㅎ

저는 20대때부터 '그래서 장가는 언제?' 소리가 나오면
'카아앜' 정도 반응을 일관되게 했더니
어느 시점부터 장가 언제가냐 소리가 뚝 끊기더군요 ㅋㅋ

근데 본문 읽어보면서 생각해보니 진짜 좀 없어뵈긴 하네요;;

원래 개가 짖는건 공격하려는게 아니고,
무서우니까 자기좀 놔두라고 짖는거죠 ㅠㅠ

아무튼 지금이 좋습니다.딱
더도 덜도 안 바라구요

광안리에 갔거나 있네요.

나도 광안리에 갔어요.

image


님이 느끼고 즐기는 그 행복을 님의 결정으로 느끼고 즐기지 못할 자손만대를 생각해 보세요.


어떤 종교는 말하길, 조상은 후손의 기운으로 산다고 해요. 뭐, 믿거나 말거나지만요.

혹 결혼하신다 해도 무지 잘 하실 거 같은데요...ㅎㅎ
예전처럼 안 하면 이상한 취급 받는 것도 아닌데 몸과 마음이 가는 곳이 자신에게는 정답이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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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도 진짜 결혼 얘기 하면 짜증나요 -_- 근데 화내면 그러니까 노처녀지 쯔쯔 할까봐 티는 못냅니다;; 공감 잔뜩 하고 갑니다 ㅋㅋ

어떤 선택을 하든 본인이 행복하면 된거 아닐까요!! 응원합니다!

결혼 적령기인 저한테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글이네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분과
결혼하면 될것같은데요
결혼을 해서 둘이 됐지만 서로의 개인생활은 어느정도 인정해주면 자유로울수 있지않을까요?
단 아이가 없다는 가정하에 ..

ㅜㅜ 슬프지만 현실이네요.
결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쓰신 내용뿐 아니라 많은 난관들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