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
한국 전쟁 이전 발표된 트로트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충북 제천의 박달재 고개에는 주막이 하나 있었다. 인심이 후했던 주모는 과거를 보러 가다가 잠시 들린 선비에게 늘 보자기를 건네며 ‘싼 게 비지떡이니 배고플 때 먹으라’며 선물했다고 한다. 이 훈훈한 이야기 속 포장하다는 뜻의 ‘싸다’가 저렴하다는 뜻의 ‘싸다’로 와전되며 오늘날 흔히 쓰이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되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은 최근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처지에 놓였다. 그다지 높지 않은 가격으로도 잔칫날 먹는 떡 정도는 아니라도 맛도 모양도 흡족한 괜찮은 떡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치 대신 가치를
올해 8월 한국은행의 발표에 의하면 소비자심리지수는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인 99.2를 기록했다. 실질적으로 돈을 쓰는 소비자들이 몸소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가 지난해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런 결과를 불러온 원인은 다양하다. 8년 6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취업자 수, 폭염으로 인한 식음료 물가 인상, 미중 무역 전쟁이 불러오는 수출에 대한 우려, 터키발 악재로 금융시장이 좋지 못했던 것도 한몫 거들었다.
계속되는 경제상황의 악화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꽁꽁 닫히게 만들었지만 아예 돈을 안 쓰고 살 수는 없다. 그렇다고 너무 싼 것만 찾아다니기에는 선택의 폭도 넓고 썩 만족스럽지도 않다. 이러한 이유로 써야 될 돈을 좀 더 잘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불러일으켰다.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제품인 ‘B+프리미엄’ 제품이 바로 그것이다. ‘B+프리미엄’은 일종의 비지떡처럼 여겨졌던 B급의 제품에 A급 못지않은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적당한 가격대이면서도 기능과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뜻한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B+프리미엄’
가장 쉽게 만나볼 수 있는 ‘B+프리미엄’ 제품은 바로 편의점 도시락이다. 시간이 없을 때, 끼니를 때우기가 마땅치 않을 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었던 편의점 도시락은 유명 셰프의 레시피와 한층 고급스러운 재료를 만나 간단한 요깃거리에서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중적인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역시 고급 재료를 추가한 햄버거를 내놓으며 ‘B+프리미엄’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저렴한 가격을 판매 전략으로 내세우던 SPA 브랜드들도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트렌디한 디자인을 겸비한 ‘B+프리미엄’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드럭스토어에 입점한 여러 화장품들 역시 고급 화장품 브랜드의 기능성 못지않은 기능을 갖추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해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중이다.
A도 아니고 B도 아닌 B+를 선택하는 이유
적은 투자로 많은 수확을 얻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대형마트에서, 소셜커머스에서 샴푸를 구매할 때 비슷한 기능이라면 100g당 1원이라도 더 저렴한 제품을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머릿결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제품이나 탈모에 뛰어난 성능이 있는 제품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꼭 필요한 소비자라면 비교적 비싼 값이더라도 돈을 아끼지 않고 구매하기 마련이다. 이처럼 가성비를 추구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기능과 가치가 있다면 돈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동시에 나타나 ‘B+프리미엄’이라는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B+프리미엄’ 제품은 싼 비지떡과 비싼 무지개떡으로 양분화 되어있던 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또 다른 기회의 땅을 개척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트렌드를 등에 업고 ‘적당한 가격의 비지떡’을 만들어내도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넓어진 선택의 폭과 늘어난 정보의 양, 거듭되는 결정의 과정에서 단단하게 단련된 많은 소비자들이 가격과 품질 사이의 괴리감을 매의 눈으로 알아채기 때문이다. ‘B+프리미엄’의 성공 포인트는 ‘이 제품이 내가 지불한 가격만큼의 가치와 대가를 나에게 주는가?’에 대한 응답이다.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제품
사회가 갈수록 빨리 변하고, 다양한 기술이 발전되고 생겨나면서 소비자들은 바야흐로 ‘결정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 우유가 모두 같은 우유였다면, 이제는 그냥 우유, 소화가 잘 되는 우유, 지방이 적은 우유, 단백질이 많은 우유 등 한 우유여도 선택할 수 있는 종류가 천차만별이 되었다.
이러한 결정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선택에 선택을 거듭하며 현명 해졌고, 앞으로도 계속 현명해질 것이다. ‘B+프리미엄’이 현명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더욱 가치 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들이 생산되어 소비자의 니즈에 발맞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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