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우리에게 숙명의 존재이다. 한국전쟁에서는 다된 통일에 코를 빠트리게 했다. 이후 중국은 북한의 보호자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북한을 버리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제5차 핵실험이후 드러난 중국의 태도는 정말 무어라고 할말이 없을 정도였다. 그동안 박대통령이 들인 정성이 얼마였나? 미국의 경고(?)도 무시하고 천안문에서서 시진핑에게 아양을 떨었다. 솔직하게 할 것 다 해줬는데 중국은 그런 우리의 정성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사드를 배치한다고 하자 중국은 경고를 하면서 마치 크게 보복할 것 같은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사실 중국이 경고하고 협박하면 겁난다. 신문에서 보자니 중국이 우리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퍼센트네 30퍼센트네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정부가 사드배치를 발표하는 것을 보고 정신나간 사람들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인데 사드를 배치했다가 중국이 우리한테 보복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무슨 대책이라도 있는가하는 생각을 했다. 그건 나만 하는 생각이 아니었다. 주변사람들 모두 그런 생각을 했다. 일본이야 중국에 투자한 것이 별로 없지만 우리야 무척 많은 것 같은데 잘못하다가 모두 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것은 지극하게 당연한 논리적 추론의 과정이다.
그래서 중국과 우리의 경제관계가 어떤지를 살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많이 달랐다. 최근 들어 한국과 중국의 경제관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었다. 9월 8일 전경련이 "중국 경제 경기 둔화 가시화, 중국 리스크 대비책 마련 필요"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표했다. 나는 이 리포트가 발표되었다는 뉴스를 듣는 순간 경제계가 사드 배치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감했다. 우리나라 경제계가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면 이런 보고서를 이런 시기에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중간 경제관계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생각보다 자료를 찾기는 쉬웠다. 전경련 홈페이지에 잘 나와있다.
첫째, 전경련은 현재 중국의 경제상황을 매우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기업의 부채증가
중국기업의부채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124%에서 매년 10-20%의 증가세를 보인다. 작년에는 GDP 대비 171%의 기업부채를 기록했다. 다른 신흥국의 기업부채가 평균 104% 정도인 것을 보면 그 정도를 잘 알 수 있다.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 증가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이 1.83%인데 이는 최근 10년만에 최고수준이다. 그 원인은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시행된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실물경기 둔화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부실채권 증가율로 인해 중국 은행은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과거와 같은 수익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평가이다. 통상 미국 은행의 경우 1.54%정도의 부실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87%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은행은 중국은행보다 훨씬 위험한 상태가 아닌지 모르겠다.
-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 증감율 감소
지속적으로 10%대를 유지해오던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감율이 9%대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민간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2.8%로 2012년이후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2016년이후 급격한 투자의 감소세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의 수출경기 역시 나빠졌다. 2016년 상반기 누계기준 -7.1%를 기록했다,
두번째 한국의 중국에 대한 투자가 줄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가운데 중국비중이 10년전 약 40%에서 최근 10% 수준으로 급락했다. 05년에는 39.5%였으나 15년에는 10.5%로 줄어들었다. 대비되는 것은 미국에 대한 우리의 직접투자 비중이 20.8%에 달하는 것이다.
중국내 한국의 신규법인도 06년에는 2300개였으나 15년에는 700개로 급감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감소하고있다. 전체적으로 중국에 유입되는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율이 14년 -7.8%에서15년 -6.8%를 보이면서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일본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12년 134억불에서 15년 87억불로 줄어들었다. 반면 일본의 아세안에 대한 투자는 15년 202억불로 중국 투자액의 두배를 넘는다.
한국의 경우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줄어들면서 아세안 지역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15년 한국의 아세안 직접투자액은 41.6억불로 중국의 28.5억불보다 1.5배이상이었다.
이러한 통계는 우리에게 한국과 중국의 경제관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관계와 정치관계는 같이간다. 최근 한국과 중국이 사드를 두고 삐그덕 거리는 것이 이렇게 변화하는 경제관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장사꾼의 머리이다. 이미 전경련과 경제계는 계산이 끝난 것 같다. 이제까지의 한중관계와 앞으로의 한중관계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사드를 둘러싼 갈등은 이런 변화의 단초를 보여주는 것 같다.
앞으로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