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_kr] 작은 행복론 Little happiness theory

in kr •  7 years ago  (edited)


 [매력쟁이크's 책수다] 예쁜 연노랑 표지에 둥글둥글 귀엽게 생긴 꼬꼬마
그림이 주는 첫 인상과 작가의 문체 사이에 존재하는 큰 간극이 초반부에는
다소 당황스러웠던 책이었습니다.

번역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고 번역가 이력도 같이 찾아 봤었는데 재미있게
있얽던 <공중그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등도 있더라구요.
작가가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조금 강한 어투로 번역을
요청하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물론, 저의 주관적 추측일 뿐 …)

작가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아주 간결합니다.
<나, 지금, (작더라도) 행복> 이라는 3개의 키워드가 아닐까 합니다.

 


위만 바라보며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 너무 높은 이상을 가지고 스스로를 지치게 하는 일,
지금의 나와 나의 행복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삶을 살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긍정하기 위한 방법론이었다. 그러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나는 무책임하게 살자거나 태만해지자고 주장하는 건 결코 아니다.
   현재 상태에서 내 눈앞에 있는 것,
   높은 이상만 지향하며 위만 바라볼 때는 놓쳤던 것을 재발견하자는
   이 책이 추구하는 진정한 목적이다.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는 물론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과 선택에 맡길 수 밖에 없겠지만
지금 더 행복할 수 있는 작은 행복론에 대한 주장에 많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며 관찰일기 쓰기, 책을 읽는 등 선입견을 버리고 자신의 시야를 넓히는 일,
자신의 시간을 들여 손으로 정성스럽게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 앞만 보지 않고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의미있는 순간을 되찾아볼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지금 행복할 수 있을거란
이야기도 덧붙입니다.



 저 또한 20대에는 그저 남들보다 빨리 회사에서 자리도 잡고 싶고 연봉도 높히고 싶은
욕심에 빠져 살았던 것 같아요. 저 자신 보다는 내가 '남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까?'가
더 중요했던 사람이었어요. 조금 바보 같지만 말이예요.

시간이 지나고 느끼는 거지만 저는 특별한 재능이나 직업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 뭔가 새로운 높은 목표와 이상을 가지고
노력해서 뭔가를 짜잔 이룩하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큰 리스크와 노력과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죠.
큰 이상에 집중하다 보면 지금의 행복엔 상대적으로 가중치를 둘 수 없다는 거죠.

30대에 들어서는 좋은 점은 예전보다 덜 욕심내고 행복의 기준을 '다른 사람이 보는 나'라는
관점에서 '있는 그대로의, 지금의 나' 에게 가져올 수 있는 여유와 편안함이 생겼다는 점이예요. 
그래서 이 책이 제시한 현실적인 행복론에 좀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 (매력쟁이크's 평점별) -  소소한 행복을 찾고 있다면 …



 '빛나는 내일' 보다 '지금 이대로의 현실'이 즐겁다.

단순히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뭔가를 원하는 게 아니라 현재 상태를 다시 한 번 겸허하게 
받아들이는데서부터 시작하자고 호소할 뿐이다.
그 실마리로 일단 '가진 것에 만족하자'는 사고를 풀어보는 것이 제 1장의 역할이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면 선망이나 동경이나 질투 같은 
부정적 감정에서 기인하는 결필감이 일어나지 않고, 
물건을 버리지 않으면 '부족하다'는 공허한 감정의 포로로 전락하지도 않는다. 

모두 코앞에 닥친 문제일 뿐이고, 나는 장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 오늘도 마음 편히 살아갈 수 있다.
이상 실현 때문에 쫓기지도 않고, 소유하지 않으니 잃을까 두려워할 염려도 없다.
나는 이미 충분할 만큼 갖고 있다. 그 사실에 감사한다.
그러므로 그것들을 버리지 않고, 남고 비교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며 담담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아마도.

멈춰 섰으면 생각해보자. 
지금 무엇을 즐길 수 있는지. 지금 무엇에 사랑을 쏟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대상을 찾으면…… 그것을 발판 삼아 다시 한 번 흐름을 타도 좋다.
현재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가치를 발견해냈다면, 
분명 그것을 지키기 위해 싸울 수 있을 것이다.
흐름에 삼켜질 의의를 찾아냈다면, 흐름의 전도를 납득하는 각오가 생길 게 틀림 없다.

알렉산드리아 도사관에 두루마리 책자를 산더미처럼 쌓아둔 까닭은,
하루아침은 고사하고,10년, 100년이 걸려도 다 음미할 수 없는,
다 배울 수 없는, 생각이 다 미치지 않는, 막대한 지식과 지혜와 사상이 책에 있으므로
긴 시간 속에서 그것과 함께 가기 위함이다.
그런 자세, 폭넓은 시야, 깊은 내공에 존경을 금할 수 없다.
(…)
이왕 책을 읽을 거라면 그렇게 아주 오랜 옛날에 엮인 것들을 
깊이 있게 느긋이 즐기라고 권장한다. 
막대한 시간을 지나온 서적들에 적힌 말은 오랜 세월 거기에 개입한 
수많은 사람들의 지식, 사상, 사고, 검증을 초월해온 힘이 있다.
그 힘과 강건함을 책에서 나눠 받는 것이다.

그러면 시간에 대한 마음가짐도 책에서 배워서 묵직하고 차분해진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나에게는 능력도 노력하는 재능도 없다는 걸 일찌감치 (표면적으로만이 아니라)
자각할 수 있다면, 겸허하게 조용히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의 길이 눈에 들어온다.
이상에 매달려,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사로자혀 시간을 허비하는 게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집단형 이상의 독에서 벗어나 자기가 이행할 수 있는 범위의 책임을 달성하려고
유념하며 노력하면, 삶이 훨씬 편해진다.
무능하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지만, 달게 받아들이자.
장자 왈, '直木先伐 甘井先竭 (곧은 나무가 먼저 베이고, 물맛 좋은 우물이 먼저 마른다)'.
금방 베이고 쓰러지는 유능한 나무보다 별 볼 일 없는 무능한 나무로 
끈질기게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최근에 강하게 든다.

'대단한 사람'이 되는 과제를 자신에게 부과하지 않고, 이상을 좇지 않고, 
현재 상태의 나를 긍정하기 위한 방법론이었다. 
그러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나는 무책임하게 살자거나 
태만해지자고 주장하는 건 결코 아니다.

현재 상태에서 내 눈앞에 있는 것, 
높은 이상만 지향하며 위만 바라볼 때는 놓쳤던 것을 재발견하자는 
이 책이 추구하는 진정한 목적이다.

쉴 때는 너무 진지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단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볼 수 있게 멈춰 서는 방식이 좋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디를 걸어(달려)왔는지, 그 길에는 무엇이 남아 있는지, 가령 발자취가 남아 있다면
그 흔적에서 생겨나는 뭔가를 찾아낼 수 있는지 ……
그런 요소를 해결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멈춰 서서 이상에 의심을 품기 위한, 
혹은 이상과 결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된다.

쉬거, 멈춰 서고, 돌아보고, 앞을 보고, 고개를 숙였을 때,
줄곧 이상만 좇았던 시기에는 절대 찾아낼 수 없었던 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생길지 모른다.

타자의 존재를 강하게 의식하고 일기를 쓰려고 하면 
상당한 각오가 요구된다는 것만은 알아두자. 각오는, 즉 책임능력이다. 
첫 번째는 전달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기술적인 책임, 그리고 보다 강하게 요구되는 
요소는  전달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가치판단을 스스로 내려야 하는 책임이 있다. 
책임을 지는 것은 - 개개인이 지향하는 바도 다양할 테니 일괄적으로 말할 순 없겠지만 - 
그리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때문에 내가 여기에서 추천하는 것은 '타인이 읽는 것을 전제하지 않은 일기'다.


예전의 나처럼 매일매일 일에 쫓긴 나머지 자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잊고 마는 
나약한 인간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이상에 쉽게 매달리게 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정상적으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해지고 ……
그 도구로 일기가 최고다.

 


 일기에는 현실을 자기 것으로 재정의 내리는 효과가 있다.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하루라도 냉정히 돌아보고자 한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어떤 깨달음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재료가 된다.
그리고 그 대수롭지 않은 무언가가 어떤 변화의 씨앗이 될 가능성도 결코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럴 마음이 없더라도) 주변과의 관계성에 조금 과도한 시간과
돈과 정신력까지 가로채여서 놓치고 지나버리는 것이다, 발견의 징조를.

그렇게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줄인다면 이상에 매달리지 않고 
현실에 대처하는 굳건한 마음을 기를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그러기 위한 단련의 수단이 바로 일기다.
(…)
단, 어느 날 쌓이고 쌓인 일기를 다시 읽어볼 때,
현실을 사랑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만날 수 있다는 상정은 가능하다.
일기는 바로 그날을 위해 쓰는 것이다.

관찰력을 연마하고 시야를 넓히면, 
현실 속에서도 아직 사랑할 만한 포인트가 많다고 깨닫는다. 

별다른 감회가 없었던 몇몇 풍경이 의외로 가슴속 깊이 다가오거나,
읽다 싫증이 났던 책이 갑자기 좀 더 깊은 내용을 서술한 것처럼 느껴지거나,
수없이 해왔던 일인데 뜻밖에 여전히 궁리해볼 여지가 남아 있다거나 ……

다양한 현실의 새로운 측면들과 마주하게 된다.

반복되는 일상을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느냐로 행복과 불행이 결정 난다.

더 두려운 것은 성장이 멈추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지금도 앞으로도 쓰레기를 양산하게 된다.
'이것이 나다움이다!' 같은 어리석은 생각에 빠지기라도 하면, 
내일 만들어질 동인지나 어제 완성된 것이나 별 차이가 없는 수준에 머무른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타자를 존경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타자를 사랑하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보일 테고, 개선점도 이해될지 모른다.
그것을 순순히 과제로 인정하고 눈앞에 있는 벽을 깨달으면, 
현실에서 해결해야 할 대상을 자기 자신에게 알려줄 수 있다.

'현실을 긍정하자'가 아니라 '현실을 사랑하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차이점은, 긍정보다는 사랑이 대상에서 뭔가를 발견하기 쉽다는 것이다.
긍정만 하는 태도로는 어제까지의 가치관의 속박에서 해방되기 어렵고,
단지 '그대로 인정해버리자'가 되기 쉽다.

그런데 사랑하려는 자세로 임하면, '새로운 발견을 한 상태에서 인정'하기가 쉬워진다.
'괴로운 현실을 그냥 괴로운 것으로만 인정하는' 게 아니라 '괴로운 건 분명하지만, 차분히
마주하다 보면 즐거운 면도 있다는 걸 깨닫는' 독해 방식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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