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in kr •  3 years ago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부하는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관련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잘 꿰어야지,
그냥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하는 식이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교훈... 잊지 말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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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시문집 제12권, 소학주관 서(小學珠串序)

촉(蜀) 땅의 남자아이가 슬슬주(瑟瑟珠 구슬 이름) 수천 개를 얻었는데, 이를 보고는 사랑스러워서 가슴에 품기도 하고, 옷깃에 차기도 하며, 입에 물기도 하고 손에 움켜쥐기도 하다가, 동쪽으로 낙양(洛陽)에 가서 이를 팔려고 하였다.
그런데 길을 떠나서는, 피로하여 앞가슴을 헤치면 품은 것이 떨어지고, 물을 건널 적에 구부리면 옷깃에 찬 것이 흩어지며, 기뻐할 일이 있어 웃거나 말할 일이 있어 말을 하면 입에 문 것이 나오고, 갑자기 벌ㆍ전갈ㆍ살무사 등 사람을 해치는 동물을 만나서 그 환난을 벗어나려 하면 손에 잡은 것을 놓치게 되었다. 그래서 낙양을 절반도 못 가서 슬슬주가 다 없어졌다.
그는 실망하여 돌아와서 늙은 장수[賈]에게 그 사실을 말하니, 늙은 장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아, 애석하다. 왜 진작 오지 않았느냐? 대체로 슬슬주를 간수하는 데에는 방법이 있다. 원객(園客)의 실을 끈으로 삼고 요온(幺豱 최후에 난 돼지 새끼)의 털을 바늘로 삼아서, 푸른 것은 꿰어서 푸른 꿰미로 만들고, 붉은 것은 꿰어서 붉은 꿰미로 만들어 검푸른 것ㆍ검은 것ㆍ붉은 것ㆍ누른 것 등을 같은 색끼리 꿰고서 오서(吳犀 오(吳) 지방에서 생산되는 무소)의 가죽으로 상자를 만들어서 간직한다. 이것이 슬슬주를 간수하는 방법이다. 지금 그대가 슬슬주 만 섬을 얻었더라도 꿰미로 꿰지 않았으니, 어디선들 잃어버리지 않겠는가.”
지금 학문하는 법도 이와 같다. 무릇 구경(九經)과 구류백가(九流百家)의 서적에 있어 그 명물 수목(名物數目)이 모두 슬슬주이다. 꿰미로 꿰는 것을 본받지 않으면 또한 얻는 대로 곧 잃어버리지 않겠는가.
내가 귀양살이하면서 일이 없을 적에 동자(童子) 몇이 나에게서 수업을 받았는데, 기억을 잘 하지 못함을 근심하였다. 나는 위에서 말한 늙은 장수처럼 슬슬주의 이야기를 하여 그들을 일깨워 주었다.
이에 고경(古經) 이래 여러 서적의 명물 수목을 수집하고 그 중에 실학(實學)에 도움이 되는 것을 뽑아서 모두 3백 조목을 얻었는데, 이를《소학주관(小學珠串)》이라 이름하여 그들에게 주었다. 그러자 한 동자가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선생의 글은 근본이 있습니다. 공자(孔子)가 자공(子貢)에게 이르기를 ‘사(賜)야, 너는 내가 많이 배우고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는가? 아니다. 나는 하나로 만사를 관통한 것이다.’ 하였으니, 선생의 글은 근본이 있습니다.”
한다. 이것을 서문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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